지난 5년 가까이 공화당의 최고 리더로 공생해온 도널드 트럼프와 미치 매코널의 관계는 철저히 사무적인 ‘비즈니스 동맹’이었다. 2016년 4월 대선주자와 상원 다수당 대표로 나눈 첫 통화부터 코드가 맞지 않았고 첫 만남 역시 의견 충돌로 경직된 채 어색하게 끝난 후 대통령과 상원 다수당 대표로 다시 만나 일해 온 내내 둘 사이의 ‘사적인 관계’는 사실상 없었다.
워싱턴 주류 기성정계를 부패한 청산 대상으로 공격해온 정치초보 아웃사이더 트럼프와 36년 경력의 6선 상원의원으로 뼛속까지 워싱턴 인사이더인 매코널은 세상을 보는 시각부터 완전히 다르다. 매코널은 트럼프와 골프를 치는 타입도 아니고, 트럼프 역시 매코널에 관해선 사사로운 톤으로 이야기 한 적이 없다.
이해관계가 얽힌 두 리더는 지난 4년간 연방대법원의 절대 보수화, 트럼프 감세안 입법화 등의 공동과제를 성공시키며 동맹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정략결혼에 비유된 동맹이 2020년 대선 패배로 와해된 후 이들의 ‘정치적 이혼’ 드라마가 요즘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다.
‘트럼프 대 매코널’의 주도권 다툼으로 공화당의 내전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두 리더의 싸움은 상원의 트럼프 탄핵부결 직후 매코널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되었다. 13일 표결에서 탄핵 반대표를 던진 매코널은 자신의 투표는 퇴임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심판 자체가 위헌이라는 믿음 때문이지 트럼프의 유무죄를 근거로 한 결정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작심한 듯 1월6일 의사당 난입사태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날의 사건을 선동한 실제적·윤리적 책임이 있다는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 그날 트럼프의 행동은 “수치스러운 직무유기”라고 공개적 비판을 가했다.
가만히 있을 트럼프가 아니다. 사흘만인 16일에 나온 분기탱천한 그의 대응 성명은 매코널을 향해 원색적 공격을 퍼부었다 : “정치적 통찰력, 지혜, 기술, 개성을 결여한…뚱하고, 음침한 정치 무능자”로 깎아 내렸고 이런 ‘리더들’이 “당의 키를 잡고 있는 한 공화당은 결코 다시는 존경을 받을 수도, 강해질 수도 없다”고 비난했다. 폴리티코에 의하면 트럼프 성명의 초고엔 매코널의 외모 비하까지 포함되었으나 참모들의 만류에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즉흥적인 그답게 트럼프의 대응은 감정적이었지만 신중한 매코널의 전투개시는 계획된 비판이었다고 스탠포드 국내정책연구 디렉터 랜히 첸은 CNN 기고를 통해 분석했다. 탄핵 반대표가 트럼프 지지율이 높은 상원 공화당협회에서 자신의 입지를 강화시키며 리더십 도전을 막기 위한 전략이었다면, 트럼트에 대한 공개비판은 향후 몇 년 공화당이 나아갈 길을 정하게 될 당내 정치논쟁 핵심에 자신의 자리를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매코널이 명백히 하고 있는 것은 2022년 중간선거에서의 상원 재탈환이다. 그러기 위해 더 주류에 속한, 본선에서 더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들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미국 우선 정책’을 이어갈 예비선거 도전자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트럼프와의 정면충돌이다.
‘사실상 공화당의 리더’로서 입지를 정한 매코널이 선거에 미칠 수 있는 파워는 적지 않다. 전국공화당위원회의 선거자금 및 조직 지원을 ‘본선에서 경쟁력이 있는 후보들’에게 배정할 수 있다. 상원 공화당 리더의 가이드를 받는 보수 수퍼팩을 통해 영향력 행사도 가능하다.
2022년 중간선거와 2024년 대선을 앞두고 매코널은 파워를 강화하면서 공화당과 트럼프의 결별을 시도하지만 당분간 그 목표는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대다수의 분석가들을 지적한다.
이유는 단순명료하다. 난공불락의 높은 트럼프 지지율 때문이다. 공화당 표밭의 절대적 지지는 ‘선거 도난’ 억지주장에도, 충격적인 의사당 난입 선동에도, 탄핵소추에도 좀체 흔들리지 않고 있다. 21일 발표된 USA투데이 여론조사에 의하면 트럼프 개인에 대한 충성이 54%로 공화당에 대한 충성 34%보다 훨씬 높다.
공화당 표밭의 트럼프에 대한 압도적 지지는 트럼프에게 향후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비중 있는 입지 부여와 함께 탄핵을 지지한 공직자들에게 보복을 가할 전투력을 제공하고 있다.
여러 건의 법적 도전에 직면한 트럼프가 앞으로 공화당 정치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무절제하고 분열적이긴 해도 다른 정치가들에게선 찾기 힘든 트럼프의 독특한 호소력은 공화당 유권자들에게 강력하게 가닿았고 새로운 표밭 개척에도 성공을 거두었다. 이제 탄핵부결로 면죄부를 받은 그는 정치활동 재개 태세를 갖추고 친트럼프 공직자 대거 배출을 선언하며 본격투쟁에 돌입하려 한다. 28일 보수행동정치회의(CPAC)에서 연설이 첫 스타트다.
표밭의 인기와는 거리가 멀지만 매코널은 트럼프에게도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빈틈없고 노회한 전략가인 그는 상원 재탈환을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본선에서 ‘당선 가능한’ 공화후보 선출을 선언했다. 예선에서 극단적 친트럼프 도전자들 낙선 위해 적극 개입하겠다는 경고다.
상원 재탈환은 숫자게임이다. 양당 50-50의 현재 구도에서 1석만 더 늘리면 된다. 전망이 그다지 어두운 것도 아니다.
트럼프와 매코널의 본격적 힘겨루기는 내년 공화당 예비선거 개막으로 시작된다. 트럼프 대 매코널의 전쟁이 지금 아무리 뜨겁게 달아올라도 그 승패는 최소한 앞으로 1년이 지나야 나온다는 뜻이다. 공화당이 매코널의 전략에 따라 상원 재탈환에 성공할 경우, 그때부터는 트럼프와 한판 붙어볼만한 진짜 ‘결별 대전’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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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록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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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매코넬과 트럼프.. 전자는 전문정치인, 후자는 미국의 시스템이 낳은 괴기한 괴물.. 4년간 전자는 정치전문인답게, 후자는 괴물답게 행동하였고, 본색을 있는대로 다 보여주었다. 두번째 탄핵에서 매코넬의 탄핵 반대표와 트럼프 책임론은 '자기 스스로도 속이는' 거짓말이고, 치사한 정치기술이다. 트럼프는 두 번의 대선패배와 조지아 패배로부터도 민심을 배우질 못했다. 멍청한 지지자들을 믿느라 바빠서.. 그러나 민심도 곧 떠날 것이다. 형사처벌과 파산으로 이어지는 괴물의 최후를 알리는 지옥문이 열리고 있다. 범죄자의 길이고, 미국의 선택이다.
아직도 트럼프의 부활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개신교인들 보면 교회가고 싶은 마음 싹 사라짐.
트는 감옥 간다, 공화당은 깨진다 아니 깨져야 미국이 미국다웁게 되어 우리모두가 서로돕고 잘 어우러져 차별없는 자유롭게 거리를 여행을 다닐수있고 맏는바 최선을 다하며 각자 자기 실력을 발휘해 행복하게 잘살수있는 미국이 될수있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