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요대학들의 ‘테스트 옵셔널’ 정책에 대해 말들이 많다.
많은 한인학생들은 테스트 옵셔널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분석하느라 정신이 없다.
SAT와 ACT 점수는 가구 소득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저소득 가정의 학생들은 고소득 가정의 학생들과 비교할 때 표준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학교 성적과 다를 바가 없다. 2013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득 격차에 따른 점수 차이는 백인학생들보다 흑인학생들간에 훨씬 컸다.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저소득 가정과 ‘불충분하게 대표된 소수계’(Underrepresented Minority/URM) 가정의 학생들은 다른 그룹에 속한 가정 출신 학생들에 비해 자원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계 소득과 인종 배경은 학생들이 표준 시험을 어떻게 준비하는지 여부에 중요한 차이를 낳는다. 그렇다면 소수계 우대정책, 즉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의 또 다른 버전인 테스트 옵셔널 정책이 우리에게 실제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살펴보자.
최근 코넬 대학은 입학사정에서 표준시험 점수 제출 의무화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학생들이 표준시험을 치르는데 여러가지 ‘어려움과 상실감’이 따른다고 시험점수 요구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다시 말해 테스트 옵셔널 정책은 모든 지원자에게 해당된다기 보다는 특권층에서 제외된 학생들을 위해 고안된 것이라는 뜻이다.
지원자의 사회경제적 신분과 인종에 따라 표준시험을 치르느냐, 마느냐 하는 선택은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 합격하는데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다. 리서치에 따르면 어퍼머티브 액션이 없을 경우 불충분하게 대표된 소수계(URM) 학생들이 대학에 합격할 확률은 훨씬 낮아, 대학 교육이 ‘공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다른 학생들, 특히 아시안 학생들은 어퍼머티브 액션이 존재할 때 합격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편견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SAT나 ACT를 꼭 봐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내가 어떤 대학을 목표로 하는지, 그리고 내가 어떤 배경을 가진 학생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수험생이 저소득 가정의 학생이거나 어떤 고난을 경험했다면, SAT나 ACT에서 고득점을 받기가 사실상 어려울 것이다. 이 경우 테스트 옵셔널 정책이 유리하다. 사실 표준 시험은 저소득층 학생에게 차별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되어 왔다.
그러므로 내가 시간이 있고 여건이 된다면, 동네 도서관에 가서 시험 준비 가이드북을 찾아보도록 하자. 온라인으로 과거 표준시험 기출문제 등 무료 리소스도 구할 수 있다. SAT와 ACT는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수수료를 면제해 주므로, 내가 이에 해당된다면 무료로 시험을 치르고 높은 점수를 받아 대입 지원서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 수도 있다.
만약 내가 중간소득 가정 출신이면서 표준시험을 치르기 어려운 특별한 사유가 있다면, 더 유연한 선택지가 있을 것이다. 표준시험 옵셔널인 대학에 지원할 경우 점수를 굳이 내지 않아도 입학사정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표준시험에서 고득점을 취득했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경우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이 학교GPA는 지원하는 학교의 합격 평균선에 걸쳐 있는데 SAT 또는 ACT 점수는 평균 이상이 나왔다면, 표준 시험 점수를 제출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므로 내가 목표로 하는 대학에 비해 나의 고등학교 성적이 조금 낮다면, 표준 시험 준비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전략도 고려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특권층에 있는 학생들의 경우는 어떨까? 가구수입이 가장 높은 계층에 속하는 학생들은 테스트 옵셔널 학교에 지원하더라도 표준시험을 치르지 않는 것이 오히려 불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시험을 치르더라도 성적이 저조하다면, 이것도 불이익이 될 수 있다.
특권층에 있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시험을 치르고 점수를 제출하기를 대학들은 기대할 것이다. 이들 학생의 가정은 시험 준비를 도울 수 있는 경제적 자원이 풍부하고, 부모의 적극적인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학들이 테스트 옵셔널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모든 지원자들이 테스트를 포기하길 원한다는 뜻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자.
결론적으로 어떤 상황에 처한 학생들에게는 표준시험 점수 제출을 기대하는 것이 비합리적일 것이다.
사회경제적 신분상 어려움을 겪는다거나, 가족 중에 대학을 나온 사람이 없고 지원자가 처음 대학에 지원하는 퍼스트 제너레이션이거나, 또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이거나 하는 경우 말이다. 이런 도전적 상황에 직면한 지원자들은 테스트 옵셔널 범주에 해당된다.
그러나 여건이 되고 재정적 여유가 있거나 기회가 많은 학생들은 표준시험을 치르고 능력을 입증하는 것이 대입원서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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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김 /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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