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버추얼 스크리닝룸 개봉… 26일 VOD 공개
▶ “‘미나리’ 는 할머니가 주신 평생의 교훈”
영화‘미나리’(Minari)의 기세가 심상치않다. ‘기생충’에 이어 아카데미상 작품상 후보로 지명될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미나리’는 1980년대 아메리칸 드림을 쫓아 아칸소주의 농장으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삶을 담은 영화다. 12일 일부 극장 개봉과 동시에 오는 25일까지 배급사 A24 플랫폼 버추얼 스크리닝룸(https://screeningroom.a24films.com) 티켓 구입이 가능하고 26일부터 유료 비디오 온디맨드(VOD)로 볼 수 있다. 영화 ‘미나리’의 리 아이작 정 감독과 제작자 겸 배우 스티븐 연, 그리고 배우 윤여정씨를 지난 4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사진 A24 제공)
■ 주연배우 스티븐 연 “진정성 있는 스토리의 힘”
“미국땅에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제이콥은 지금의 내 모습이기도 합니다”
한인 이민자 가장인 제이콥을 열연한 스티브 연(36)은 그 누구보다 영화 속 캐릭터에 몰입감이 높다. 인기 좀비 시리즈 ‘워킹데드’의 한국인 캐릭터 글렌으로 시작해 한국 감독의 영화 ‘옥자’와 ‘버닝’ 그리고 ‘쏘리 투 바더 유’ 등으로 인지도를 높인 그는 스펙트럼이 넓으면서 섬세한 연기가 장점으로 ‘미나리’의 가족들이 미국배우조합(SAG)이 주는 최고의 상인 앙상블 연기상 후보에 오를 수 있게 한 주춧돌의 역할을 했다.
스티븐 연은 “봉준호 감독, 이창동 감독, 부츠 라일리 감독, 그리고 리 아이작 정 감독까지 자기만의 세계가 뚜렷한 특정 아티스트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자연스럽게 진정성이 묻어나는 보이스가 좋다”고 밝혔다.
그리고 50% 이상이 한국어 대사라는 이유로 골든글로브 작품상 경쟁에서 배제된데 대해서는 “실망감이 크겠지만 이 영화가 규정과 관습을 변화시키는 도 전의식을 갖게 하고 커뮤니티가 목소리를 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 A24 제공)
■ 리 아이작 정 감독
“이민자 가족들에게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는지 반추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자신도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이민자 부모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전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그는 “농장을 하던 아버지와의 기억을 떠올리며 만든 영화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재배하는 채소들과 함께 컸는데 할머니가 한국에서 가져오신 미나리 씨앗이 가장 잘 자라는 걸 보고 신기했다. ‘미나리’는 손자가 할머니에게 배운 ‘평생의 교훈’이자 가족에 대한 사랑”이라고 설명했다.
시나리오는 영어로 썼지만 생각은 한국어로 했다는 그는 “우리 부모님이 말하는 방식이다. 한인 이민자 부모들이 모두 그럴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영화 속 할머니가 미나리를 설명하는 대사는 그의 친구가 쓴 시를 차용해 한국 정서에 맞게 번역했는데 미나리가 지닌 이중적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고심한 장면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첫 장편영화이자 2007년 칸 영화제 진출작인 ‘문유랑가보’ 역시 ‘최고의 전사’를 뜻하는 문유랑가보의 의미가 시를 읊는 주인공의 대사로 설명된다.
콜로라도 덴버에서 태어나 아칸소에서 성장한 그는 예일대를 졸업한 후 영화계에 뛰어들었다. 아내의 자원 봉사경험을 바탕으로 종족 간의 끔찍한 대학살로 고통 받는 르완다의 두 친구 이야기를 담은 저예산 영화 ‘문유랑가보’를 만들어 성공적으로 데뷔했고 유타대 영화 석사를 받은 후 뉴저지와 캘리포니아의 대학에서 영화사 강의를 했다.
2018년 인천 송도 유타대 교수로 초빙돼 한국에서 일년을 보냈던 그는 이듬해 완성된 ‘미나리’의 시나리오로 스티븐 연과 한예리, 윤여정을 캐스팅했고 아역배우 오디션을 거쳐 2019년 7월 촬영에 돌입했다. 뜨거운 여름 에어콘도 없는 트레일러에서 6주 간 촬영을 했다는 정 감독은 “자전적 경험을 투영했지만 각 배역을 맡은 배우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캐릭터를 해석해나가면서 이민 가족의 강인한 회복력이 잘 표현했다”고 말했다.
(사진 A24 제공)
■ 할머니 ‘순자’역 윤여정 “2세 영화인 응원하고파 ”
“한인 2세 감독이 지닌 진정성과 이야기의 힘이 좋았죠”
할머니 같지 않은 ‘순자’를 연기한 윤여정(73)씨는 여우조연상 거론을 두고 “한편으론 좋은데 (오스카까지 받으라고 떠밀어) 속상해 죽겠다”며 특유의 투덜거리듯 당당한 말투로 답했다. 순자는 그녀가 자유롭게 만들어낸 할머니다. 나이 차가 많은 친구(이인아 프로듀서)에게 영어로 된 ‘미나리’ 대본을 받았고 30~40페이지 가량 읽고서는 ‘진짜 이야기’라는데 마음이 움직여 바로 출연을 결정했다. 특히 건축물을 짓듯이 손자와 할머니의 관계가 쌓여가는 게 좋았다는 그녀는 “너무나 현명한 한인 2세 감독을 만나고는 발전해가는 우리 2세를 보는 것 같아 훌륭한 작품을 하나 만들고 싶다는 마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미나리는 씨앗을 뿌리는 첫 해에는 죽어요. 그리고 다시 살아나는데 흙에 뿌리면 그 흙을 깨끗하게 하고 물가에 뿌리면 그 물을 깨끗하게 한답니다. 영화를 찍으면서 처음 알았어요.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한국인을 상징하는 ‘미나리’를 꼭 보시기 바랍니다”
<
글 하은선 기자·사진 A2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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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윤여정을 제외한 나머지 연기자들의 발 연기는 실소가 나오지요.그나마 베테랑 윤여정의 진가를 확인한 것이 소득이지.
재미없어요.애국 한답시고 고평가 하는 짓은 디워로 속은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세요.윤여정이 없었다면 이 영화는 쓰레기지요.연기들을 너무 못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