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전문의
보통 당뇨는 그저 당 조절이 안되는 질병이라고만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당뇨병 환자들은 당뇨 자체 뿐 아니라 심혈관질환에도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2017년도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당뇨 환자들의 경우 심혈관 질환, 특히 뇌출혈과 관상동맥질환의 발병률이 2-4배 높아져 사망률도 3.6배 까지 올라간다. 또한 당뇨는 심부전과 말초동맥 부전증, 미세혈관 합병증 등의 주요 위험인자로 이로 인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기대 수명을 4-8년 까지도 감소시킨다.
당뇨로 인한 심혈관질환은 크게 미세혈관 질환(microvascular disease)과 대혈관 질환(macrovascular disease)으로 나눌 수 있다.
당뇨가 조절 되지 않으면 미세혈관이 손상되거나 그 작용에 영향을 미쳐 신장이나 망막, 신경의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신장기능은 사구체여과율(GFR: glomerular filtration Rate)로 계산하는데 정상 수치는 90이상이고 당뇨가 조절이 되지 않은 경우 이 수치가 내려가게 된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콩팥의 작은 혈관들이 손상되어 소변으로 단백질이 빠져나가고, 점차 노폐물을 배설하지 못해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되는 당뇨병성 신장질환(diabetic nephropathy)으로 발전할 수 있다. 사구체여과율이 20이하로 떨어지면 신장 기능이 매우 떨어져 신장 투석을 해야한다.
망막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당뇨가 있는 환자에게 망막의 순환장애가 생길 수 있는데 이를 당뇨망막병증(diabetic retinopathy)이라 한다. 당뇨로 인해 망막 미세혈관에 순환에 방해가 되면 혈관이 점차 약해지고, 약해진 혈관에 출혈이 발생하거나 혈액 속 지방성분이 혈관을 빠져나가 망막에 쌓일 수도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시력저하를 일으키고, 심하면 실명까지 되기도 한다.
또 다른 미세혈관 합병증으로는 신경장애가 있다. 모든 신경들은 미세혈관을 통해 작용하는데 당뇨로 인해 신경전파가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면서 여러 신경통증이나 저리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은 손과 발이다. 어떤 경우에는 타는 듯한 느낌도 드는데 이러한 증상들이 지속되면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트린다. 신경장애가 심해지면 나중에는 상처를 입어도 통증을 느낄 수 없는 상태까지 가기도 한다. 감각이 떨어지는곳에 물집이나 자기도 모르는 상처가 쉽게 생기고 이러한 상처를 신속히 치료하지 않을 경우 감염이 일어나고 뼈에까지 감염이 생기면 그 부위를 절단(amputation)하는 상황까지 생길 수 있다.
사실상 이와 같은 미세혈관 합병증들은 당뇨 조절만 잘 한다면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대혈관질환은 아무리 당뇨 조절을 잘 해도 예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뇌출혈, 심근경색, 심부전증과 같이 사망위험성이 높은 질환들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 당뇨 협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 미국 심장병 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미국 심장 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에서는 당뇨 환자들에게 콜레스테롤약을 복용하도록 추천한다. 당뇨 환자들은 콜레스테롤약을 복용하면서 알맞은 식이요법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야만 심혈관질환으로부터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혈액검사 상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으로 나온다고 하더라도 콜레스테롤 예방약을 복용해야 주요 심혈관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당뇨 환자의 경우, 이러한 위험을 감안하여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의 정상 기준도 일반인과 다르게 설정하였다. 일반인의 경우 LDL 수치가 125 이하일때 정상으로 보는데 당뇨환자의 경우 정상의 기준을 100 이하로 설정한다. 그만큼 콜레스테롤 수치에 신경을 써서 잘 관리해야한다는 뜻이다.
만약 당뇨 환자가 고혈압이 있거나 심혈관질환에 대한 가족력까지 있다면 더욱 더 조심해야 한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 질환 관련 에피소드들에 대한 위험성이 급격히 올라가기 때문이다. 환자에게 알맞은 처방약 말고도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야채와 과일은 우리 몸에 필요한 미네랄과 비타민의 섭취는 물론이고 천연소염제라 할 수 있을 만큼 우리 건강에 유익하므로 매일 충분한 양을 섭취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당뇨환자들은 중성지방 수치에도 유의해야한다. 중성지방에 관한 이전 칼럼에서 언급하였듯이 나쁜 콜레스테롤과 마찬지로 심혈관에 나쁜 영향을 주어 동맥경화증을 일으킬 수 있다. 콜레스테롤 약 이외에 중성지방 수치를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은 좋은 오메가3 보조제를 섭취하거나 탄수화물 섭취량과 음주량을 줄이는 것 만으로도 중성지방 수치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 당뇨병이 있다고 해도 환자에게 잘 맞는 약물복용으로 당뇨수치를 철저히 관리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한다면 당뇨와 상관 없이 건강한 삶을 오래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주치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당뇨를 적절하게 치료하고 관리하여 당뇨로 인한 모든 합병증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극복하시길 바란다.
(문의) 213-480-7770 차민영 내과에서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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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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