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올해 나이로 24~39살 사이의 밀레니얼(Millennials) 세대. 2차 세계대전 후 가장 풍족한 물질을 누렸던 베이비부머 세대에 비해 서브프라임과 팬데믹이란 2차례의 걸친 대혼란과 극심한 경제공황을 겪으면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냈던 세대라고 보여진다. 대학을 안 나와도 안정된 직장을 쉽게 구할 수 있었던 베이비부머 세대와는 달리 대학을 나와도 직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엄청난 학비의 빚을 지고 사회에 첫 발을 디디게 된 이들도 바로 이 밀레니얼 세대들이다.
이 세대가 요즈음 팬데믹 시작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재택근무를 계기로 급속히 주택구입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주택구입에 관심이 거의 없거나 재정적으로 뒷받침이 되지 못했던 이들이 드디어 본격적으로 주택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열구입 사태와는 달리 다른 한편에서는 팬데믹 여파로 직장을 잃고 아파트 등의 자취생활을 청산하고 조용히 짐을 싸서 집으로 귀홈(home)하는 밀레니얼들도 꽤 적지 않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귀홈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행진은 비단 이번 팬데믹 사태 때만이 아니라 이미 2008년 서브프라임사태 이후로부터 꾸준히 있던 현상이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오랜 기간에 걸친 불경기로 인해 대학을 졸업해도 직업을 구할 수 없어 부모 집에서 계속 머물게 된 청년 성인들이 상당수였던 것을 독자들은 기억할 것이다.
최근 수년간 경기가 많이 회복되면서 일자리가 늘어 이들도 직장을 잡아 부모 집을 떠나 이제 막 자립생활의 기반을 닦아가는 중에 다시 팬데믹 사태라는 거대한 파도를 만나게 된 것이다. 팬데믹 사태 속에서 많은 회사들이 손쉬운 경비 절감을 이유로 대량 해고를 하게 됨에 따라 실업수당 청구율은 미국 역사상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프리랜서나 자영업에 종사하던 밀레니얼들은 거의 그들의 삶의 터전을 이 번 팬데믹 사태로 잃어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팬데믹 이전에도 결혼 후 자녀 부양 문제 등으로 부모 집으로 다시 들어가는 젊은 세대들도 있었지만 최근 주택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다운페이먼트를 모으기 위해 자발적으로 부모 집으로 들어가는 이들도 주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팬데믹 이후 또 하나의 주택시장에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은 은퇴를 앞두거나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 가운데는 주택을 줄이는 다운사이징(downsizing)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모 집으로 귀홈하는 자녀들을 위해 현재 가지고 있는 집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이들과 같이 살기 위해 더 큰 주택으로 이사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이 타주에서는 부모와 자식의 2가구가 한 집에 살기 편리한 구조의 주택을 지어 분양하는 경우도 점차 늘고 있다.
집으로 다시 돌아온 이러한 성인 자녀들을 맞이 하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마음은 만감이 교차한다. 자녀들의 얼굴을 매일 볼 수 있어서 좋지만 한편으로 은퇴 후 자신들의 은퇴 생활은 나날이 엉망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부모 집으로 다시 이주해 온 성인 자녀들이 팬데믹 이후에 얼마나 빨리 자립해서 나갈지는 가름하기 조차 힘든 것이 현실이다. 팬데믹으로 더 많은 직장과 직업들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일련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25~34살의 젊은 성인 자녀 중 2003년에는 10% 정도만이 부모와 같이 살고 있었지만, 2019년에는 무려 17%의 성인 자녀가 집에서 부모와 같이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통계를 보아도 젊은 세대들이 처한 재정적인 독립이 앞으로 얼마나 더 힘들어지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통계자료다. 밀레니얼 세대간에도 이제는 뚜렷이 ‘K’ 모양의 재정적인 자립도가 보여지고 있다.
한쪽은 주택구입을 통해 재정적인 독립을 이루어가는 상승곡면의 ‘K’와 다른 한 쪽은 재정 독립을 뒤로 미루고 오히려 집으로 귀홈하는 하강 국면의 ‘K’자의 모양으로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 현재 밀레니얼 세대들이 주택시장에서 보여주는 단면인 것이다.
문의 (714)726-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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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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