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우려했던 일이 결국 터졌다. 트럼프는 대선 직후부터 부정 선거 의혹과 선거 불복이라는 말을 꾸준히 트윗에 올렸고 수많은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공분을 얻었고 그들은 가짜 뉴스를 퍼트리고 있었다.
결국, 1월 6일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 되어 투표 결과를 생중계하며 상하 의원 합동회의가 열리는 날, 그들은 야심 찬 계획과 함께 미 의회로 진입했다.
트럼프는 미국 시민에게 자유민주주의를 향한 강한 결집을 호소했고 이에 트럼프 지지자들은 MAGA(Make America Great Again)을 외치면서 각 주에서 성조기를 흔들며 의회가 있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로 몰려들었다.
트럼프는 모두 의회로 가서 지지자들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며, 극한 시위를 부추기며 연설했다.
그 연설이 결국 트럼프의 발목을 잡아 탄핵의 원인이 되었다는 걸 연설할 때는 몰랐을 것이다.
미국 역사상 단 한차례, 200년 전 영국군이 전쟁 시 미국 의사당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200년이나 지나 이번엔 다른 나라의 적군도 아니고 전쟁 시도 아닌 순수히 자국인에 의한 반란이었다. 그것도 대통령 선거에 불복 차원에서 의회 침입이었다.
이는 절대적인 신념을 기반으로 한 정당한 행위도 아니고,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대분열 같은 사상이 바탕이 된 전쟁도 아닌 극히 개인적인 백인들의 반란이다.
이 같은 일은 아직 민주주의가 확립되지 못한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고 자유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미국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이 수치스럽다. 민주주의가 200년이나 후퇴된 지구상 가장 후진 나라가 되어버렸다.
이를 계기로 하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결의하게 되었다. 임기 이후에라도 기를 쓰고 탄핵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퇴임 후 탄핵을 시도하는 것은 상당한 팬덤(열성적 지지층)을 보유한 그의 2024년 대선 재도전을 막기 위한 것이고 이는 이번 대선에서 보여준 표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의회 폭동으로 경찰 1명을 포함 총 5명이 사망을 했다. 여기에 중요한 점이 있다. 대통령을 반대한 혹은 지지하는 세력들이 신성하고도 강력한 한나라의 수장들이 집합된 의회에 반란을 일으키려 진입을 시도했다.
만약 흑인이 미 의회에 진입하려고 시도만이라도 했다면? 그 흑인은 온몸이 벌집이 되어 그 자리에서 사살되었을 가망성이 거의 100%라고 장담한다. 수많은 경찰이 훈련받은 군인들도 아닌 일반인들에게 밀려 단숨에 자리를 내주었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어느 사회에서나 인종차별과 성차별 그리고 다양한 차별에서 오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그룹이 분열되는 모습을 보지 않을 수는 없다.
특히 이번 코로나로 인해 불거져 나온 인종차별은 BLM(Black Lives Matter)의 기치 아래 대대적인 운동이 시작되었고 점점 확대되었다. 이민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불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했고 트럼프는 점점 세계 질서를 파괴하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
그 중심에 중산층의 백인들은 그의 자국민 우선주의에 손을 들고 환영을 했지만, 결국 선거에 참패하면서 불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되었다.
의회 난동을 꾀한 수많은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 하나같이 얼굴이 하얀 백인 남성들이다. 거기에 하나같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모두 한 손에는 성조기를 들고 있었다. 꼭 한국의 태극기 부대를 연상케 했다.
다행히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지난 6일 연방 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가 아닌 ‘백인 우월주의(whiteness)'을 추구했다고 밝혔다.
백인 우월주의를 부추긴 트럼프는 결국, 그들의 손에 의해 탄핵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영원한 역사의 원흉으로 남게 될 것이다.
미국은 앞에서 행동하는 사람들은 극히 극소수이고 대부분은 그저 앞에서 행동하는 이들이 어떻게 대처하나 먼 산 쳐다보며 불구경만 하고 있는 듯하다. 나는 이런 백인 우월주의가 득실대는 재미없는 천국, 미국에서 살고 있다.
모두가 똑똑하고 잘난 곳이라 살아가는 게 힘들어 보이지만, 불의를 보면 모두가 촛불 들고 거리로 나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려는 재미있는 지옥, 한국에서 살고 싶은 마음 간절한 긴 하루의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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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나 / 엘리콧시티,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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