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제8차 당대회 보고서에서 북한이 이미 충분한 핵무력을 달성했으며, 앞으로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여 핵무기 능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북한은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소형의 전술용 핵무기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내용은 조선중앙통신과 로동신문을 통해서 알려졌다
보도된 북한의 무력증강 계획에 따르면, 핵잠수함을 연구, 개발하고 지상과 수중용 고체연료 엔진의 개발, 그리고 “초대형 미사일 다탄두의 정밀타격 성능을 완성” 한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보고는 “초음속 활공비행 로켓의 신형 탄두”의 개발연구를 끝내고 실험과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자국의 핵무기는 적대세력이 북한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하려고 하는 경우를 대비하는 억제용이라고 주장한다. 북한의 핵전략은 선제공격과 보복공격의 두 가지 경우를 전제로 한다. 북한이 현재의 능력으로 외부의 대규모 선제공격에서 생존하고, 보복타격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제8차 당대회는 북한의 핵전력 완성을 7차 당대회 이후 지난 5년간의 가장 큰 업적의 하나로 내세웠다.
경제부문에서는 제7차 당대회에서 채택했던 5개년 계획 목표 달성에 실패했음을 인정했었다. 그러나 북한은 이변 대회에서도 자급자족을 위한 자력갱생의 노선을 계속 이어갈 것을 재확인했다. 핵개발과 경제발전을 동시에 추진하는 병진정책의 지속을 의미한다.
경제는 무기생산이나 대외문제에 대한 발언권이 별로 없는 내각 행정부가 맡고 있다. 북한당국은 계획경제와 사회주의 상업활동의 체제를 강화하려는 강압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인민들은 더 많은 고통을 겪어야 한다.
외교분야에서, 북한은 중국, 러시아 등 사회주의 국가들과 해외의 진보단체들과 유대를 강화해 나가며, 미국에 대해서는 “강 대 강, 선 대 선의 원칙”으로 대처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당대회 보고는 이렇게 이어 갔다.
“우리의 대외활동들을 우리 혁명발전의 기본장애물, 최대의 주적인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지향해 나가야한다… 미국에서 누가 집권하든 미국이라는 실체와 대조선정책의 본심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김정은은 북미대화를 위한 기회의 창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았다. “새로운 조미관계의 열쇠는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철회하는데 있다”고 한데서 이를 알 수 있다. 북한이 지난 11월 미국대선 이후, 미국에 관한 언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은 김정은이 보다 유화적인 신호를 미국에 보내기를 희망했었다. 그런 희망은 이제 사라져 버렸다.
북한은 남한에 대해서 복잡하고 어려운 주문을 했다. 남북대화를 원한다면, 미국과의 연합훈련을 중단하고, 한국이 첨단무기 도입을 포함하는 군사력 현대화 계획을 포기하라는 것이다. 이런 요구는 현재의 한반도 안보환경이나 북한이 핵무기와 재래식 화력을 계속 증강하는 현실에 비추어 수용 불가능한 것이다.
북한은 남측이 제안한 코로나 협력 사업과 인도적 지원, 그리고 개인관광 사업 등은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단정했다. 그리고 최근에 서울에서 만든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도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남조선 당국이 비정상적이며 반통일적인 행태들을 엄정관리하고 근본적으로 제거해 버릴 때… 새로운 남북관계 개선의 길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북한은 주장했다. 남한에 있는 북한의 반대파들을 제거하라는 애기다. 민주주의 남한사회에서 말도 안 되는 요구다.
북한은 또 남북관계의 회복 여부는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있으며 대가는 지불한 것만큼, 노력한 것만큼 받게 되어 있다”고 했다. 남북관계는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김정은의 말은 옳다. 그런데 북한은 남측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요구들만 내놓고 있다. 남북관계의 전망은 북미관계의 전망에 못지않게 어둡기만 하다.
한편 미국은 현직 대통령의 사주를 받은 폭도들의 의사당 난입사건으로 헌정사상 위기를 겪고 있다.
새로 출범하는 바이든 정부에서 북한문제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 코로나 전염병, 경제, 이민정책, 기후변화, 사이버, 인권문제, 중국문제 등이 우선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8차 전당대회를 계기로,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워싱턴의 새로운 정부가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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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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