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선거인단 투표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밤 대국민 연설을 통해 호소했다 : “미국의 영혼을 위한 이 전투에서 민주주의가 승리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투표했고, 우리 제도에 대한 신뢰는 유지되었으며, 우리 선거의 진실성은 전혀 손상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가 역사를 통해 그래왔듯이, 단합하기 위해, 치유하기 위해 페이지를 넘길 시간입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끝을 모르는 불복으로 소용돌이치는 이 혼돈의 페이지는 쉽게 넘겨질 모양새가 아니다. 트럼프는 이번 주에도 여전히 선거 사기를 주장하며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이론적으론 맞는 말이다.
예년 같으면 선거일에 나온 대선 결과를 재확인하는 형식적인 ‘고무도장’ 절차들이 금년엔 하나하나 그 규정과 의미가 분석되는 조명을 받고 있다. 트럼프의 몽니가 의도치 않게 유권자들에게 복잡하기 그지없는 미 선거제도를 제대로 공부하는 기회를 주고 있다.
거의 다 실패한 수많은 소송과 재검표, 허위주장, 음모론에 이어 선거인단 투표까지 트럼프의 2020년 대선 패배를 확인해주는 모든 과정을 거쳐 바이든의 승리가 공식화 되었으나 1월20일 취임 전까진 하나의 절차가 더 남아 있다.
새해 1월6일에 실시될 연방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의 선거인단 투표 개표와 결과 인증 및 당선자 발표다. 친트럼프 공화의원들이 마지막 드라마로 벼르는 이날 회의는 상원의장이기도 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주재하게 된다. 아직 승복하지 않은 트럼프가 그 역할을 거부하라고 요구할 경우, 앞으로 ‘트럼프 표밭’이 필요한 펜스에겐 난감한 딜레마가 될 수도 있다.
공화당 모 브룩스 하원의원이 주도하는 이 ‘최후의 일전’은 1887년 제정된 선거인단 개표법에 명시된 합동회의 중 특정 주 선거인단 투표에 대한 ‘이의 제기’다. 하원의원 1명과 상원의원 1명이 공동으로 이의를 제기할 경우 상하원은 각각 회의를 열어 토론한 후 각각 표결해야 한다. 양원 모두 과반수로 찬성해야 그 주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전체 집계에서 제외된다.
이의 제기가 성공한 적은 없었지만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다. 부시가 고어에 승리한 2000년과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을 이긴 2016년 대선 후 민주 하원의원들이 시도했던 이의 제기는 상원의원의 합류가 없어 표결에 회부 되지도 못했고, 부시가 민주당 존 케리 후보에 승리한 2004년 대선 후엔 민주 상원의원이 이의 제기에 합류했지만 상하원 모두에서 부결되었다.
금년 역시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민주당 하원에선 물론이고 공화당 상원에서 역시 이의 제기가 표결에 회부되어도 부결이 확실하다. 이의 제기에 대한 토론이라도 이루어지려면 최소 상원의원 한 명은 합류해야 하는데 아직은 나서는 의원도 없다. 지난주까진 랜드 폴, 론 존슨, 테드 크루즈 등 친트럼프 의원들이 가능성을 열어두었지만 선거인단 투표가 끝난 지금 그들의 입장이 어떻게 변했을지는 알 수 없다.
14일 선거인단 투표를 계기로 바이든의 승리를 공개 인정하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줄을 잇고 있어서다. 특히 15일 바이든에게 공식 축하를 전한 미치 매코널 공화 상원대표는 상원의원들에게 이의 제기에 합세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표결에 회부될 경우 부결이 확실한 상황에서 많은 공화의원들이 ‘반트럼프’로 낙인찍히면서 당의 내분이 악화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이라는 ‘팩트’와 트럼프 불복 사이에서 눈치 보느라 상당수 공화의원들의 행보는 조심스럽다. 선거 결과에 대한 입장 표명이 트럼프 핵심 지지층에서 ‘충성 테스트’가 될까봐 두려운 것이다.
시작부터 패소가 확실해 보였던 텍사스 주 소송을 무려 126명의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공개 지지한 것도 이 같은 ‘눈치 보기’의 연장선이었을 것이다. 지난 11일 연방대법원은 4개 경합주의 선거결과를 뒤집으려는 이 소송에 대해 텍사스 주에는 다른 주의 선거관리법에 도전할 법적근거가 없다면서 기각시켰다.
트럼프 자신이 ‘가장 중요한 케이스’라고 공언했던 텍사스 소송이 ‘믿었던’ 연방대법원에서 거부당한 것이다. 이렇게 법적 대응 작전에 치명타를 입고 의회에서의 반전 성공률마저 제로에 가까운 상황인데도 트럼프의 불복 입장은 여전히 강경하다.
그러나 현실을 인정해야 할 시점을 계속 미루는 행보에서 패색이 드러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11월 말엔 트럼프 자신이 ‘선거인단 투표’에서 패하면 백악관을 떠나겠다고 시사했고, 지난주엔 트럼프 캠페인 참모 제나 엘리스가 ‘연방의회 인증’이 나올 새해 1월6일이 가장 중요한 날짜라고 강조했으며, 트럼프 패배를 확정시킨 선거인단 투표가 실시된 이번 주엔 백악관 선임고문 스티븐 밀러가 헌법에 명시된 날짜는 ‘1월20일(취임일)뿐’이라면서 사기 선거의 잘못을 바로 잡고 트럼프를 승자로 인증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장담했다.
바이든 취임 후까지 계속될 기세인 트럼프 불복의 끝이 어디일지는 알 수 없지만 악시오스에 보도된 사석에서의 선거결과 언급이 트럼프 자신의 패배 예감을 말해준다 - “우리가 이기지 않아도 난 ‘졌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기지 않았다’고 말하겠다”
<
박록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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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10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시작서 부터 패소가 확실해 보였던? 당신이 미국법을 얼마나 알기에? 그 주의 법무장관보다 더 법을 잘 아시나? 그리고 각하와 패소가 똑같은 말인가요? 공화주의를 지켜야할 대법관들이 몸사리기에 들어갔는데 그걸 패소라 한다. 별로 공감이 않가는 글 이네요.
극우 백인 우월주의자가 트럼프를 지지하고 그들 중에도 좋은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자의 우파는? 그들은 우리 소수민족을 개 같이 생각하고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이민과 사회의 진출을 막으려는데 한국의 공산당을 지지하는 좌빨들과 같이 본다면 미국의 현 정치세계를 극우의 음모론에 세뇌당한 상태로 보이네요. usa.
u.s.a? 무뇌인가? 한국의 소위 좌파라 하는 민주당과 미국의 민주당은 근본이 다른 정치집단이올시다 앙? 내가 앙? 몇번을 앙? 말해야 앙? 알아먹겄나 앙? 앙? 주변에 코로나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없나부네잉.. 이제 이 미국에 50만명 가까이 죽게 생겼는데.. 3월에 마스크쓰자고 초기에 잘대응했으면 이지경은 안됐ㅇ
u.s,s.홓ㅎㅎ
u.s.a? ㅂㅅ 꼴ㄲ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