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세 이상 5년마다 내시경 검사를, 고위험군이라면 40세부터 검사해야
대장암 예방법.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제공]
‘선진국형 암’으로 불리는 대장암은 발병 2위 암이다. 식생활 서구화 등으로 인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2019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국내에서 대장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2만8,111건으로 전체 암 발생(23만2,255건)의 12.1%를 차지했다. 발병 1위 암인 위암은 2만9,685건(12.8%)이다. 그런데 대장암은 국가 암 검진 권고안에 따라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만 받으면 조기 발견으로 90% 이상 완치할 수 있다. 2018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를 보면 2012~2016년 대장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75.9%였다.
대장암은 다른 암종과 달리 정기 검사와 생활습관 개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장암 환자 자신이 이상 증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말기 단계여서 치료가 불가능할 때가 많다. 따라서 대장암은 증상이 없을 때 미리 검사를 받는 것이 최선책이자 유일한 예방법이다.
◇만 50세부터 국가대장암검진 대상
대장암은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높아진다. 2018~2019년 연령별 암 사망률 추이를 보면, 대장암으로 인해 사망자는 40대에서는 10만명당 4.1명이지만 50대에는 12.3명, 60대는 27.3명, 70대는 69.4명, 80대 이상은 191.0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한다. 그래서 소화기암 전문가들은 “50세부터 누구나 필수적으로 대장암 검진을 받아 대장암 발생률을 낮추라”고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가암검진 사업에 대장암 검진이 포함돼 있어 50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매년 분변 잠혈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분변 잠혈 검사란 대변에 혈액이 섞여 있는지를 현미경으로 확인해 대장암 위험을 스크리닝하는 방법이다. 병원이나 검진기관에서 제공하는 조그만 용기에 대변을 강낭콩 크기 정도로 묻혀서 검사받는 병ㆍ의원에 제출하면 된다. 분변 잠혈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면 반드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 대장암 발병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때도 정부에서 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있다.
국가 대장암검진 이외에 개인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거나, 가족력 등 위험 인자가 없다면 50세부터 5년마다 한 번씩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으면 된다.
장병익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대장암 태스크포스 팀장(영남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대장암은 정기 점진으로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라며 “연령, 가족력 등 위험 인자가 없는 사람이라면 50세부터 국가대장암 검진을 시작하고, 고위험군이라면 전문의와 상담해 필요한 시기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가족력 있다면 40세부터 대장내시경 해야
대장암은 가족력이 주된 위험 인자다. 연구에 따르면 직계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1명일 경우 본인 위험도가 1.5배 증가하고, 2명이라면 2.5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직계 가족 중 대장암으로 치료를 받은 사람이 있다면 50세 이전이라도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부모 형제의 대장암 발생 연령이 55세 이하이거나 부모 형제 중 2명 이상에서 대장암이 발생했다면 40세부터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만약 이전에 한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용종이 발견됐다면 대장암 발병 위험이 높아지므로 추적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용종은 대장암 전 단계로, 이 용종을 그대로 두면 일부가 수년에 걸쳐 암으로 자라게 된다.
대장내시경 검사 시 용종이 발견되면 용종 크기와 상태에 따라 전문가가 내시경으로 용종을 절제함으로써 대장암 발생을 예방하고 대장암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 그러나 용종이 발견됐다면 이후 용종이 또 생길 위험성이 높으므로 전문의들은 용종을 떼어낸 사람은 연령에 상관없이 3년(고위험군) 또는 5년(저위험군) 후에 추적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밖에 만성염증성 장 질환을 앓은 적이 있거나, 유전성 암 질환을 보유하고 있거나, 비만이거나, 70세 이상 고령이라면 대장암 고위험군이므로, 가까운 병ㆍ의원의 소화기내과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대장암의 80% 정도는 고지방ㆍ고칼로리 음식, 비만, 흡연, 음주 등 나쁜 생활습관 때문에 생긴다. 특히 기름기가 많은 고기나 소시지, 햄, 베이컨 등과 같은 육가공품을 즐기면 대장암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대장암의 발생률과 관련 있는 요소 가운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열량 섭취, 식습관, 운동, 흡연, 과음 등이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대장암의 66~75%는 식습관과 운동으로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대장암 위험을 줄이기 위해 평소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고, 1주일에 3~4회 정도는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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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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