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라라 카운티 대배심이 셰리프국의 릭 성 수석부국장(undersheriff, 사진)을 공식 기소했다. 산타클라라 카운티 셰리프국은 20일 릭 성 셰리프 수석부국장이 기소되었다고 밝히면서 현재 릭 성 수석부국장은 공식업무에서 배제된 채 유급 행정휴가를 떠난 상황이라고 밝혔다.
카운티 검찰이 선거기부금 대가로 ‘총기 은닉 소지 허가증(concealed-carry weapons permits)’을 발부해준 셰리프국의 정치 스캔들을 수사하기 시작하면서 릭 성 수석부국장의 기소 여부는 오래 전부터 관심의 대상이었다. 로리 스미스 국장의 최측근이며 셰리프국내 2인자인 릭 성 수석부국장이 이 사건에 어떤 형태로든지 개입돼 있으리라는 추측 때문이었다. 이번에 릭 성 수석부국장이 기소되면서 검찰이 어느 선까지 수사를 확대할 것인가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8월 로리 스미스 셰리프국장은 릭 성 수석부국장과 함께 형사대배심 앞에서 수정헌법 제5조에 입각해 묵비권을 행사한 바 있다<본보 9월 4일자 보도 참조>.
SF크로니클에 따르면 릭 성과 지난 8월 기소된 제임스 젠슨 캡틴은 9만달러의 선거기부금을 받는 대가로 경호전문회사 CEO와 직원들에게 12개의 총기 은닉 소지 허가증을 제공하는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2018년 시애틀에 위치한 요인경호전문회사 ‘AS 솔루션(AS Solution)’은 총기 은닉 소지 허가를 얻는 과정에서 당시 로리 스미스 셰리프국장 재선 캠페인 담당 기관에 9만달러를 기부했는데 검찰은 이것을 대가성 기부로 판단한 것이다. 지난 8월 제임스 젠슨, 정치기부금 모금 책임자 크리스토퍼 슘(변호사), 변호사 하팔 나달, 총기제조업자 마이클 니콜스 등이 심리를 받았지만 이들은 한결같이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AS 솔루션의 마틴 닐센, 잭 스트롬그렌, 크리스천 웨스트는 유죄를 인정했다.
이날 릭 성 수석부국장의 변호인 척 스미스는 아직 릭 성이 어떤 혐의로 기소됐는지 알 수 없다며 앞으로의 추이를 보고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산호세 머큐리뉴스에 따르면 로리 스미스 국장 재선 캠페인에서 사실상 캠프 스태프로 활동한 릭 성 수석부국장과 제임스 젠슨 캡틴은 고속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릭 성 수석부국장은 셰리프 재직 16년 만에 수석부국장으로 승진했으며 제임스 젠슨 역시 2년 만에 서전트에서 루테넌트를 거쳐 캡틴으로 승진했다. 셰리프 수석부국장 자리는 대개 은퇴를 앞둔 오랜 경력자가 맡게 되는데 수백만달러의 은퇴 연금이 보장되어 있다. 현재 릭 성 수석부국장 자리는 켄 바인더 부국장(Assistant Sheriff)이 수석부국장 대우(acting undersheriff)직으로 맡게 됐다.
산타클라라 카운티에서는 특히 취득하기 어렵다고 하는 총기 은닉 소지 라이센스는 셰리프국과 경찰국이 좌지우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셰리프국장의 결정권이 결정적인데 로리 스미스 국장은 셰리프국에 기부를 하는 개인과 단체에게 집중적으로 라이센스를 발급해 왔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총기 은닉 허가증을 발부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로리 스미스 셰리프국장은 이번에 기소되지 않았다.
총기 은닉 소지 면허는 가방 등에 총기를 넣어 남에게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휴대하는 것으로, 흔히 경찰들이 총기를 밖으로 드러낸 채 휴대하는 오픈 캐리(Open Carry)와는 다른 것이다.
셰리프국의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 사이에 749건의 총기 은닉 소지 면허 신청이 있었지만 그중 62명 만이 허가를 받았다. 그런데 허가를 받은 62명 중 22명은 정치 기부금을 낸 개인이나 단체 소속으로 이들을 제외하면 일반 신청자의 라이센스 취득률은 6% 미만이다. 검찰은 릭 성 수석부국장과 제임스 젠슨 캡틴의 기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기소배심제로 불리는 대배심(grand jury)은 수정 헌법 5조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기소 권한을 시민이 일정 부분 맡아 결정한다. 통상 일반 시민 20여명으로 구성되는 배심원단이 중대 범죄의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한편 본보는 22일 릭 성 수석부국장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전화 통화가 연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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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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