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대선결과에 승복을 거부하고 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의 인수팀은 바이든이 1월 20일 취임 첫날부터 코로나, 경제우려, 분열 등으로 위기에 휩쌓인 미국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정책을 보면, 파리기후협정 복귀, 이란핵문제 합의에 재가입, 러시아와의 핵군축 조약 연장, 그리고 세계보건기구(WHO) 에 다시 합류할 것 등이다.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끝내고 유럽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동맹들과의 관계를 복원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에 대한 미국 정책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많은 예상과 전망이 나돌고 있다. 워싱턴에서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새 행정부가 전임 행정부의 정책을 거부함으로써 정책의 연속성을 차단하는 경향이 있어왔다. 아들 부시가 클린턴의 정책 거부 (ABC-- Anything But Clinton’s) 그리고 트럼프가 오바마가 한 것은 모두 허물어뜨린 사례가 있다.
필자는 대북정책에서 바이든이 오바마의 실패한 “전략적 인내”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한다. 그 정책은 제재를 강화하면서, 북한이 변하거나 붕괴되기를 기다리는 전략이었다. 당시 바이든 부통령이 북한 정책을 진두 지휘한 것도 아니다. 그 무렵 서울의 보수정부들은 북한이 곧 붕괴될 것이라는 오판을 워싱턴에 전달했었다. 오늘날 북한은 더 큰 위협으로 존재하고 있다.
협상의 형식에서, 바이든은 실무자 대화에서 시작하는 전통적인 바텀업(Bottom Up) 접근책으로 환원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런 접근형식이 성공하려면, 실무급 협상자들에게 충분한 권한과 재량권을 부여해야 한다. 협상대표는 최소 차관급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으로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는 데 있어서, 바이든 행정부가 김정은과 트럼프간의 2018년 싱가포르 합의를 계속 준수할 의도가 있다고 선언한다면, 한반도 정세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바이든은 이미 북한문제를 외교적 방법으로 해결하겠다고 말한바 있다.
싱가포르 합의는 내용의 모호성과 구체적 행동 계획의 결여 때문에 더 이상 진전을 가져 올 수 없었다. 반면에, 바로 이런 약점 때문에 그 합의의 의제를 바탕으로 협상을 해 나갈 수 있다. 즉 “완전한 한반도의 비핵화, 북미간의 새로운 관계, 안정된 평화체제 수립” 등이 싱가포르 합의의 핵심의제였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북미간에 합의한 바 있으나 이행에 실패했지만 아직도 관련성이 있는 조항들이 있다. 이런 내용의 개념들을 재검토하고, 싱가포르 합의를 계승해 나가겠다는 원칙을 바이든 정부가 발표할 수 있다. 그렇게 하면, 북힌과 대화를 하겠다는 미국의 정치적 의지로 해석될 것이다.
한편 평양당국은 바이든 안보팀의 정책 검토와 수립에 필요한 시간을 허용해야 한다.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미국의 주목을 끌겠다는 유혹을 자제해야 한다. 한편 북한이 북미대화를 재개하고 싶다는 신호를 워싱턴에 보낼 수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바이든이 북한을 핵무기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잊지말아야 한다.
대화가 재개되기 전에, 바이든과 김정은은 상대방에 대한 막말을 삼가야 한다. 김정은이 트럼프에 구두로 약속했다는 핵미사일 실험 발사 유예와 관련, 트럼프가 설정한 레드라인이 계속 유효함을 바이든이 밝힐 필요가 있다. 그동안, 북한은 불평을 하면서도, 트럼프와 유리한 타협을 기대하면서, 모라토리엄 (Moratorium) 을 유지해 왔다.
북의 도발을 막기 위해서, 바이든 팀이 새로운 모라토리엄을 추구할 수 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2012년 2월 29일 북한과 타결한 윤년합의가 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그리고 영번의 핵활동을 동시에 중단하는 모라토리엄에 합의했었다. IAEA 사찰단의 영변 복귀에도 북한이 합의 했었다. 그 대신 미국은 6자회담 9/19 공동성명을 재확인했고, 24만 톤의 영양제를 제공하기로 했었다.
그후 얼마 안가서 윤년합의는 께지고 말았다. 그해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0주년 기념행사로 광명성 3호 위성을 발사했기 때문이다. 위성은 미사일과 다르다는 북한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권력을 승계한 바로 직후인 김정은에게는 24만 톤의 영양식 원조보다, 권력기반의 다짐이 더 중요했던 것이다.
미국은 1994년 부터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북한에 대한 적대적 의도가 없음을 확인해 욌다. 그리고 북한과 관계 개선을 원한다고 말해왔다. 이번에 바이든이 북한에 대한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말부터 하면서, 대북정책을 시작한다면, 한반도 평화에 대한 희망을 높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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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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