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법적 권리 행사에는 마감일이 있다.

한참동안 연락이 없던 지인이 어느날 갑자기 사무실을 방문 하였다. 그리고 가지고 오신 수퍼마켓 프라스틱 봉지에서 한 웅큼의 편지 다발을 꺼내시면서 말씀을 시작하셨다. 수년전에 운영하시던 사업체를 정리하셨단다. 그저 먹고 살 만큼 벌던 사업체였고 이것 저것 정리하고 나니 손에 남은 액수도 많지 않아 세금 납세일을 차일 피일 미루셨단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인가 IRS에서 인증우편 (Certified Mail)과 일반 우편물들이 오기 시작하였다.

영어도 못하시고 누구에게 부탁하기도 불편하고 무었보다 금전적인 여유도 없어서 그냥 개봉도 하지 않고 프라스틱 봉지에 일단 던져 놓으셨단다. 그런데 사무실에 찾아 오시기 며칠전 은행구좌가 차압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미 현재 새로 시작한 사업에서 발행한 많은 수표들이 부도가 날 상황이어서 지체없이 달려 오셨단다.

그 당시 그렇게 높지 않다고 생각하였었는데 은행에서 받아본 차압 통지서에 명시된 액수는 생각하였던 액수의 몇배로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 액수가 부당하다는 내용을 증명할 자료들 또한 나름데로 정리하여서 가지고 오셨다. 이제라도 새금 액수를 줄이고 차압을 정지 시키자는 것이 그 분의 생각이었다.

딱한 사정이고 어처구니 없는 행동이라 간단히 생각할 수도 있으나 불편한 편지나 통지서를 개봉도 하지않고 또는 개봉을 하여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차일 피일 미루시는 경우는 사실 너무 많이 보았다. 특히 언어가 불편하거나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을 경우 개봉하는 것 자체가 무서웠다는 경우도 많다.

이분의 경우 어쨌든 불행중 다행으로 차압된 금액의 꼭 필요한 일부 금액을 해제 시킬수 있었으나 부과된 세금액을 조정하기에는 시간이 이미 늦어있었다. 그 동안 IRS 또는 Franchise Tax Board (가주세청) 에서 보낸 여러 편지들 중에는 이미 세금을 부과하고 그 부과한 내용에 이의가 있을 경우 항소하는 과정과 방법에 대하여 설명하는 것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편지를 개봉조차 하지 않고 대응을 하지 않으셨기에 이미 항소 마감일을 넘기신 상태였다.

이분 처럼 정부를 상대로 또는 개인을 상대로하는 법적과정에서 이런 저런 이유로 항소할 기회를 잃어버려서 안타까운 경우를 종종본다. 특히나 이민자들은 언어문제와 그외 문화적인 이유로 일단 미루시다가 은행차압 등 어쩔수 없는 상황에 가서야 문제를 해결 하시려는 경우가 적지 않다.

IRS, Franchise Tax Board, 노동청, EDD 등의 경우 항소할 수 있는 시기가 길지 않다 (짧은 경우에 10일에서 길어야 90일 이내). 그리고 그 기간을 넘겼을 경우 항소의 기회가 영원히 소멸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편지를 받는 즉시 내용을 이해할수 있는 분들에게 조언을 받아 적절한 조치를 취하셔야 최대한 본인들의 권리를 보호 받을 수있다.

위의 경우 지인도 제 시간에 항소를 하였다면 액수가 많이 줄어들수 있는 근거 자료가 충분히 있는 듯이 보였다. 하지만 이미 항소 서류 접수 날짜를 넘기어서 그 자료와 근거를 제출할 기회 조차 잃어버리신 것이었다.

특히 거주지나 사업체를 옮기실 경우 새 주소로 우편물을 받을 수 있도록 우체국에 조치를 취하는 것을 게으리 하시면 않된다. 주소가 변경이 되어 우편물을 받지 못하였다거나 늦게 받았다는 것은 법적으로 인정되는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IRS의 경우 가장 최근 접수한 세금 보고서에 명시되어있는 주소로 과세 통지서나 항소 설명서를 보내는 것으로 IRS는 통지 의무를 다한 것으로 법적으로 인정이 된다. 설사 이미 납세자가 이사를 하였고 새 주소로 우편물이 전달 되도록 우체국에 조치를 취하여 놓지 않아 우편물을 받지 못하였다는 것을 증명 하여도 법적으로는 이미 통지서를 받은 것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우편물을 받지 못하여 항소 기일을 넘겼다는 주장은 인정이 되지 않는다. 새 주소로 이사를 갔을 경우 주소 변경 서류 (Form 8822) 를 접수하여 만반의 대비를 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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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