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연말부터 시작되어 전 세계를 혼란으로 몰고 가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이제 팬데믹(pandemic)을 넘어 엔데믹(endemic)으로 가고 있다. 백신이 나와도 이를 완전 퇴치할 수 없을 거라는 전문가들의 연구와 판단들도 나오고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코로나로 인해 생소한 현상들이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겼던 일들을 바꿔놓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서는 예전에는 무심코 넘어갔던 가장 기본적인 인간행동뿐일 사소한 행위 즉 마스크를 쓰느냐 하는 일도 양심적이냐 아니냐, 옮고 그르냐를 넘어서, 위법이냐 아니냐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기본적인 권리인 집회결사의 자유가 원천적인 권리로 받아들여 하는 지도 다시 판단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생겨났으며, 철저한 개인영역의 보루였던 종교생활조차도 새로운 임시법과 행정명령의 위반의 테두리 안을 넘나 들고 있다.
고소, 대응, 증거수집, 증인심문, 재판, 평결 등 거의 모든 절차들이 화상이나 전화로 이루어 지게 되면서, 판사는 물론 변론인과 참여인 모두를 낯설게 하고 있다. 특히 IT에 능통치 않거나 일면 거부감이 있는 많은 변호사들에게 심리적인 부담감은 상당하며, 전통적인 법률제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제도에 적응하는 일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면하여 판단하고 예감할 수 있었던 부분들이 사라지고 앞에 놓여진 IT 기기 앞에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진풍경들이 펼쳐지고 있다.
과거 대면 재판시대에서 많은 면에서 압도적 역량을 구축하고 있는 주류변호사 들을 상대해 겨루기 위해서는 꾸준한 독서, 토론, 이로 단련되어온 철학적인 일관된 사고, 그리고 이를 표현해서 써본 많은 글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분야에 전문적 지식을 축적하고 이를 스피치로 표현할 수 있는 실력과 상당한 도전정신이 필요했다.
더구나 큰 재판들은 상대 전문가들이 최고의 실력자들이 포진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유리한 케이스라도 쉽게 이기기가 힘들어 오랜 기간 쌓여진 철학과 신념, 그 분야의 강한 리더십의 경험이 있다 하더라도 재판에서 상대를 제압하고 승소하기란 쉽지 않았다.
대면재판에서는 형식상 기존이론 편향되기 일수인 엄격한 행정판사 앞에서 새로운 논리를 제시하려는 시도는 힘을 발휘 못하고, 수많은 배심원, 혹은 방청객 앞에서 영화에서 보듯 유려하게 변론하는 백인 변호사 앞에서는 주눅 들고, 인종적 편견과 정치적 옮음이라는 불문율에 혹독한 반대심문하기도 여의치 않게 하는 상대방 앞에서 머뭇거리곤 했다. 듣지도 못하던 세계 최고수준의 영어를 경탄할 만큼 철학적으로 구사하던 판사의 질곡에서 벗어나 새로운 랜드마크 판결을 이끌어 낸다든지, 대형소송에서 전적인 불리함을 극복하고 대 역전승을 거두는 사례는 드물었다.
그러나 코로나 비대면 시대가 이제 오랜 세월 미국땅에 뿌리박고 살지 않아 주류사회에서 진가를 발휘 못했던 이민 1세대 전문가, 2세대 전문가들에게도 호기가 된다고 말할 수 있다.
모든 것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에서는 서면변론, 증거수집, 증인심문, 판례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완강하고 신념에 찬 새로운 해석으로 비대면 재판을 준비할 수가 있게 된 것이다. 이제는 성능 좋은 신형 노트북 컴퓨터 앞에서, 스피커폰이 잘 작동되는 스마트폰 속으로, 내가 공부하고 분석한 이론과 논리를 바탕으로 사건과 연계해서 멋진 문장으로 써내려 갈 수 있게 되었고 이를 변론에서 대면의 두려움들 없이 철저한 신념과 완강한 법해석으로 또박또박 읽어 내려갈 수가 있게 되었다.
이제 상대방의 전유물이었던 그 영화 같은 대사를 웅변하듯이 읽어 내려가며 굴지의 상대방 변호사나 정부측 대리인의 논리를 차근차근 밟으며, 혹독하고 예리한 판사에 보다 더 잘 호소하여 승리할 수 있는 전기가 되고 있다.
코로나 시대는 공인회계사나 변호사에게 새로운 도전과 사명의 시대가 되고 있다. 세금 추징재판과 기타 많은 소송들에서 억울함에도 씁쓸히 물러서야 했던 지난 날들이 있었다면 코로나 시대는 오히려 사건을 적극적으로 변호 혹은 방어해서 공정한 정의와 권리를 이민자들에게 선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전 세계적 코로나로 초래된 비대면 시대가 적극적이고 신념에 찬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그리고 많은 전문인들에게 전환적 시대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현실도 이제 영화처럼 극적일 수 있다.
전화: (213)222-3439
이메일 : rexy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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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선 변호사·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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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자 있는자들은 언제나 유리한 쎄상 가방끈이 짧으면 정신 마음밭이라도 바르고 하는행동 말이라도 믿음직하다면 요즘같은 거짖이 난무하는 세상에선 그래도 살아남기가 좀더 쉬울것이라고 생각이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