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복혈당장애’ 포함하면 1,000만명 눈 앞
‘당뇨 대란’이 현실화됐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16~2018년)를 토대로 국내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이 13.8%(494만명)로 추산됐다. 30세 이상에서 7명 가운데 1명꼴로 당뇨병을 앓는 셈이다. 당뇨병 전 단계(공복혈당장애)까지 포함하면 26.9%(948만명)나 됐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최근 발표한 ‘당뇨병 팩트 시트 2020(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0)’에서다. 이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병 인지율, 치료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비만ㆍ고혈압ㆍ고콜레스테롤혈증 등을 많이 동반하는데, 이들 질환에 대한 통합 관리가 잘 되는 비율은 11.5%에 그쳤다.
◇28.3%만 당뇨병 적절히 조절
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당화혈색소(HbA1cㆍ최근 3개월간 혈당이 잘 조절되는 정도를 보는 지표로 6.5% 미만이 정상)를 당뇨병 진단 기준에 적용하면서 당뇨병 유병률이 밝혀졌다. 당화혈색소가 5.7~6.4%일 때를 ‘당뇨병 전 단계’라고 한다. 이에 따르면 당뇨병 유병률은 2012년 11.8%에서 2018년 13.8%로 2%포인트 높아졌다.
올해 발표된 ‘당뇨병 팩트 시트 2020’에 따르면, 당뇨병 관리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당뇨병 인지율은 65%였고, 치료율은 60%, 당화혈색소가 6.5% 미만으로 정상적으로 조절되는 비율은 28.3%에 그쳤다. 앞서 발표된 ‘당뇨병 팩트 시트 2016’과 ‘당뇨병 팩트 시트 2018’에서 조사된 조절률을 보면, 각각 24.8%, 25.1%로 당뇨병 조절률이 계속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
당뇨병 환자 가운데 53.2%가 비만이었고, 체질량지수(BMI) 30 이상(고도 비만)이 11.7%였다. 또한 당뇨병 환자의 54%가 복부 비만을 동반했다.
또한, 당뇨병 환자의 61.3%가 고혈압을 동반했고, 이들 중 54.4%만 혈압 조절 목표를 달성했다. 당뇨병 환자의 72%가 고콜레스테롤혈증(LDL 콜레스테롤 100㎎/dL 이상)을 동반했고, 혈중 LDL 콜레스테롤을 100㎎/dL 미만으로 조절되는 비율은 53.3%였다. 당뇨병 환자 가운데 43.7%는 고혈압과 고콜레스테롤혈증을 모두 동반했다.
윤건호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당뇨병 환자 가운데 절반 정도가 비만ㆍ고혈압ㆍ고콜레스테롤혈증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혈당ㆍ혈압ㆍ혈중 지질 등을 잘 관리해야 치명적인 합병증에 시달리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당화혈색소 6.5% 미만, 혈압 140/85㎎Hg 미만, LDL 콜레스테롤 100㎎/dL 미만으로 목표치 내에 모두 조절된 비율은 11.5%에 그쳤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을 관리하기 위해 탄수화물을 과다하게 먹지 말아야 하는데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68.3%로 일반인(64.7%)보다 매우 높았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사용된 24시간 식사 회상 데이터를 이용해 에너지 섭취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섭취율을 조사한 결과다. 반면 당뇨병 환자의 단백질 섭취율은 14.5%로 일반인(15.2%)보다 낮았다. 지방 섭취율도 당뇨병 환자가 17.1%로 일반인(20.1%)보다 역시 낮았다.
◇공복혈당장애 때부터 개선해야
당뇨병 환자는 대부분 당뇨병 전 단계를 거친 뒤 당뇨병 진단을 받는다. 하지만 당뇨병 전 단계에서는 증상이 없어 인지하지 못하고 대개 혈당검사로 알게 된다. 45세 이상, 복부 비만이 있거나, 운동을 하지 않거나, 이상지질혈증이 있거나, 수면 장애가 있으면 당뇨병 전 단계가 될 위험이 높아진다.
당뇨병 전 단계를 치료하려면 우선 몸무게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몸무게를 5~10%만 줄여도 정상 혈당으로 되돌릴 수 있고, 당뇨병 발병 위험이 낮아진다. 몸무게를 줄이려면 식사량을 줄이고, 지방ㆍ당 함량이 높은 음식을 제한해야 한다.
그리고 주 5회 이상 빠른 걷기를 하거나 하루 만보 걷기를 실천하고, 주 2회 이상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걷기는 에너지를 태워 체지방 감소를 돕고, 근력 운동은 근육량을 늘려 혈당을 낮추고 기초대사량을 높여 에너지를 더 많이 태울 수 있다.
금연도 필수적이다. 흡연은 당뇨병 발생 위험을 30~40% 높이고, 당뇨병성 망막증이나 심혈관 질환 같은 합병증 발생 위험도 증가시킨다.
이러한 생활습관 교정을 수개월 이상 실천했는데도 당뇨병 전 단계가 개선되지 않고, ‘좋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거나, 중성지방 수치가 높거나, 당뇨병 가족력이 있거나, 비만이라면 메트포르민 약을 처방받아 먹는 것이 좋다. 여러 임상 연구에서 당뇨병 전 단계에 있는 비만인이 메트포르민을 먹으면 당뇨병 발생 위험을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전 단계를 치료하지 않으면 10년 이내에 당뇨병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식사 조절과 운동 등 생활 습관 개선으로 당뇨병 전 단계가 대부분 개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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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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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아도 너무 없어도 탈...서양식 식 생활 문화가 지구촌의 정신 몸 건강을 해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