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ysian Park에서 본 LA Downtown의 빌딩들.
Elysian Park에서 Disc Golf를 즐기는 젊은이들.
‘Portola Trail’의 기념석.
우리가 태어나고 자랐던 모국을 떠나와서, 새롭게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고 있는 이 남가주는, 다행히도 전 미국에서도 가장 자연이나 기후조건이 좋은 곳이라고 하겠다. 또한 아시안 등 소수민족 내지는 다민족 거주 비율이 높은 지역이라 우리들이 별스런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자유롭게 살 수 있으니, ‘젖과 꿀이 흐르는’ 축복된 또 하나의 고향땅이라고 할 만하다.
범위를 좁혀서, 남가주가 아닌 Los Angeles County만 하더라도 70마일에 걸친 해안선, 끝이 안 보이는 너른 들, 하늘 높이 솟아오른 산과 유장한 강들이 4751 평방마일의 광대한 땅에 펼쳐져 있어, 1850년에 불과 3,530 명으로 시작된 카운티가 2018년에는 무려 1,016만 명 이상의 주민을 보유하는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카운티가 되어있다. 미국의 50개주 가운데 43개주가 LA County보다 인구가 적다고 한다.
또 카운티의 중심도시인 City of Los Angeles는 New York City에 이어 미국 제2의 인구를 가진 도시로 급성장해 있는데, 아마도 이러한 성장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되어져서 장기적으로는 미국 제1의 도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LA는 원래 토착민들인 Tongva인이나 Chumash인들이 대를 이어가며 살고 있던 그들의 땅이었는데, 18세기에 들어 스페인왕국이 이 땅을 식민화하기 위하여 본격적으로 탐험을 시작하고 Mission을 설립해 나가게 되는데, 육로로의 첫 탐험은 스페인의 귀족출신 군인인 Don Gaspar de Portola 의 인솔아래 행해진다.
이 탐험대는 1769년 7월 14일에 San Diego를 출발하여, 8월 2일에 오늘날의 LA Downtown 북쪽의 LA 강변에 도착하여 이곳에서 하루를 묵게 된다. 이때의 Campsite 가 지금 가주의 Historic Landmark 655호로 지정되어 있는 Chinatown의 북쪽에 위치한 “Historic Portola Trail”의 시작점이다.
오늘은, 서구인으로서는 최초로 250년 전에 육로로 가주를 탐험했었던 Portola 의 행적을 더듬어보며, 미국 제2의 거대도시인 LA의 도심속에 위치한, 이름 그대로의 지상낙원인 ‘Elysian Park’을 찾아가 본다. 우리 LA의 큰 자랑거리인 Griffith Park 이 다소 건조한 이미지의 초대형 공원(528만평)이라면, Elysian Park은 다소 촉촉한 이미지의 대형공원(75만평; 서울 남산은 89만평)이라 할 수 있고, Griffith Park 에서의 LA Downtown전망이 다소 멀어 뵈는 ‘원경’이라면, Elysian Park에서의 Downtown전망은 가까와 보이는 ‘근경’의 특징을 가진다.
잘 조성되고 잘 포장된 도로를 따라 도심속의 에메랄드처럼 아름다운 자연녹지를 걸으며, 사막에 시현된 신기루같은 LA 일원의 다이나믹한 풍정을 보노라면, 이것이 모두 다 한바탕 남가일몽의 현란한 꿈은 아닐까 싶은 신비감을 가지게도 되는데, 왕복 7마일에 순등반고도는 200’가 되는 대단히 쾌적하고 신선한 코스이다.
중심도로를 따라가면서 주변의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 보면 대략 4 시간 내외가 소요되는데, 공원의 거의 전 구간에 걸쳐 차량의 진입이나 주차가 용이하므로, 필요할 경우에는 임의로 드라이브 구간을 조정하면 그만큼 걷는 거리와 시간을 조정할 수가 있다.
우리 LA의 도심에 이러한 푸르른 ‘낙원(Elysian)’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대단히 경이롭고 반가우며, 나아가Angelino 임이 새삼 자랑스럽게도 느껴지게 되는데, 가족이나 연인을 동반하면 더욱 뿌듯하고 행복한 시간이 될 것이다.
가는 길LA Downtown에서 Broadway 를 따라 북상하여 Chinatown 을 지나면 Los Angeles River Bridge 에 진입하기 직전에 왼쪽으로 Meadow Road 가 나온다. 여기서 좌회전한다. Meadow Road 의 길옆 적당한 자리에 주차해 놓고 Broadway쪽으로 조금 걸어 나오면, Historic Portola Trail을 기리는 아담하고 둥그런 기념비를 볼 수 있다.
등산코스기념비의 왼쪽에 나있는 Trail을 따라 등산을 시작할 수 있는데, 혹 차를 좀 더 위쪽의 정규 주차장에 세워두고 싶으면, 기념비를 다 본 후에, 다시 차를 타고 Meadow Road를 따라 북쪽으로 0.1마일을 더 간다. 왼쪽으로 Park Row Dr 가 나온다. 이 길을 따라 0.4마일을 주행하면 오른쪽으로 급하게 꺾이는 Buena Vista Dr 가 있다. 이곳으로 들어가면 주차공간이 잘 마련된 곳에 이르게 되므로 이곳에 주차한다. 처음부터 계속 Portola Trail을 따라 걸어와도 이곳의 갈림길에서 만나게 된다.
다시 Park Row Dr 로 나와 0.1마일을 앞으로 걸어가면 110번 Freeway 를 저만큼 발 아래로 굽어보며 횡단할 수 있는 고가교량에 이른다. 교량위에 서있으면 바로 내 발 밑에서 바쁘게 밀려들고 밀려 나가는 수많은 차들의 움직임이,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아닌 다른 차원의 세상에서 벌어지고있는 현상을 보고 있는 것인양 기이롭고, 바로 눈앞에 솟아있는 Downtown의 고층건물군이 마치 천상세계의 궁궐일시 분명한 것처럼도 느껴지는 등, 마냥 신비롭고 마냥 황홀하다.
다리를 다 건너가면 바로 오른쪽으로 약간 내리막인 Grandview Dr가 나타난다. 아스팔트로 정갈하게 포장된 도로가 푸르른 자연녹지 사이를 뚫고, 구부러지고 펴지며 이어져 나가는 아름답고 한적한 길인데, 0.7마일 지점에는 유역의 빗물을 수집 정수하는 시설인 듯한 대형 야외 Elysian Reservoir가 바닥에 검은Charcoal이 깔린 듯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키가 큰 Palm Tree 들이, 찾아오는 손님을 정중히 맞아 주려는 듯, 중간중간에 드문드문 서있는 길을 따라가면 Point Grandview 라고 이름이 붙여진 전망대에 이른다. 1.4마일되는 지점인데, 과연 전망이 대단하다.
수를 셀 수 없이 많은 차량들이 고속으로 흘러가고 있는5번과 110번 Freeway가 눈앞 가까이에서 교차하는 가운데, 바로 발아래에는 남쪽으로 흘러내리는 조용한 물줄기가 보인다. Simi Hills 에서 발원하여 유역의 크고 작은 물줄기들을, 넓은 가슴의 어미가 되어, 그 하나 하나를 빠짐없이 끌어 안으며 48마일을 흘러내린 후, 마침내 Long Beach에서 태평양으로 유입되어지는, Los Angeles River 이다.
남서쪽으로는 Downtown 의 고층건물들이 사막의 신기루인양 의외롭고도 외연하고, 북동쪽으로는 아직 인간의 문명에 물들지 않고 태고의 씩씩한 기상을 그대로 간직한 채, 든든한 울타리 되어 LA를 감싸고 있는 산줄기들이 늠름하고도 돌올외외하다. 사실 이 북쪽과 동쪽의 우뚝한 산줄기들은 LA 의 입장에서는 빛과 그림자의 양면성을 띄고 있다고 한다.
내륙에서 몰려드는 더위가 LA를 괴롭히지 않도록 몸으로 막아주는 대신에 LA에서 발생되어진 스모그가 밖으로 빨리 배출되어지는 것도 막음으로써 공과 과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하긴 스모그라는 존재는 우리들 인류가, 부모인 대자연의 뜻을 거스르는 탕자로서의 삶을 살아 가기에 파생되어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으니, 산줄기를 탓할 일은 전혀 아니겠고, 결자해지, 결국 우리들 인간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인 셈이다.
1.8마일지점에 이르면 왼쪽으로 Park Row Dr를 만나는 3거리가 된다. 원반형의 디스크를 손으로 날려서 경기를 하는 다소 생소한 ‘Disc Golf’ Course 가 있는 곳이다.
여기저기 아름다운 녹지들을 둘러보고 나서 다시 외곽인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간다. 2.4마일 지점에 오면 오른쪽으로 Glendale 쪽의 도시와 산줄기들의 광활한 전망이 걸음을 멈추게 한다.
다시 걸음을 옮기면 ‘Elysian Fields’ 라고 간판이 걸린 곳에 이른다. 2.6마일 지점이다. 대형 물탱크와 2면의 잘 조성된 야구장 등이 있는데, 기념패를 읽어보니 한 때는 이곳이 쓰레기 매립장으로 활용되었었음을 알겠다. 가히 ‘벽해상전’이라 하겠다.
지금까지의 Elysian Park은 전체적으로 ‘Eucalyptus Kingdom’이라고 표현해도 될만큼 여기저기 도처에 쭉쭉 품위있게 자라난 유칼립투스 나무들이 유달리 많아 그들의 독무대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돌연 가느다란 몸매의 키다리 Palm Tree들이 길 양편으로 늘어서서, 무리가 빚어내는 조화의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동시에 그루그루 개개의 매력을 선보이며 경염을 벌이고 있는 곳에 이른다.
이윽고 Angels Point 라 이름된 지점에 닿는다. 3.1마일 지점이다. 현대적인 감각의 조형탑 너머로 Downtown 과 Dodger Stadium 이 Elysian Park의 푸르름과 함께 한눈에 들어온다.
중심도로를 따라 0.4마일을 더 가면 큰길인 Stadium Way가 교차하게 되는데, Portola Trail은 여기까지이다.
1769년에 이곳을 지났던 Portola와 그 일행이 250년 뒤에 이곳의 모습이 이렇게 되리라는 것을 전혀 상상치 못했을 것이 거의 분명하듯, 앞으로 250년 뒤의 이곳 모습은 과연 어떤 것일지 나 역시 전혀 알 수가 없다.
다만 저기 멀찌감치에서 조용히 늠연하게 우리를 감싸고 있는 태고의 Angeles Forest의 산줄기들은 옛날이나 뒷날이나 변함없이 저 모습 그대로일 거라고 짐작해보는 것이 나의 빈약한 상상력이 그려낼 수 있는 것의 전부이다. 아, 그러나, 한 해가 다르게 무서운 속도로 변모해가는 인류문명의 고삐풀린 질주를 보노라면 어쩌면 이것마저도 전혀 맞지 않을 예단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시간여유가 있으면, 큰길을 건너서 0.2마일정도의 지근거리에 있는 Chavez Ravine Arboretum, Palm Hill, Grace Simons Lodge 등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정진옥 310-259-6022
http://blog.daum.net/yosanyoso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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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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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박 지리산 종주를 하신 이야기 읽으며 초인적인 체력과 의지에 감탄 ...n 탄...보통 사람들은 그렇게 못 하거든요. 타고 나신 것 같습니다. 가끔은 이렇게 보통 사람들도 갈 수 있는 근교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또한 1박 2일 정도의 캠핑 장소도 보통 사람용으로...
연로한 사람들도 가볼 수 있는 곳을 소개해 주시니 더욱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