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년 전의 인간은 나약하기 그지 없는 미묘한 생물에 지나지 않았다. 사나운 맹수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사바나에서 탈출하기 전까지는 적어도 말이다. 인간은 거듭된 진화 과정 속에서 자연에 선택되었다.
수렵 채집 시기에는 여러 곳으로 이동하며 자연을 서식지로 삼고 순응하며 살았다. 이 시기에 인간에 대해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고릴라, 반딧불 또는 해파리보다 환경에 더 이상 영향을 미치지 않는 사소한 동물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곳에 정착하며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 농업혁명을 통해 곡식을 저장하면서부터는 순순히 자연에 순응하지 않았다. 그리고 불과 500년 전에 과학혁명을 통해 자연을 정복하며 마침내 신이 되기 직전까지 와 있다. 유전 공학은 인간이 자연 선택의 법칙을 어기도록 허용하고 있으며, 첨단 기술과 탐욕스런 자본은 지구 생태계를 교란시키며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미국 서부에서 우리는 기후 변화로 인해 수 십년 전에 많은 과학자들과 기후 캠페인 그룹 350.org의 환경운동가 빌 맥키벤(Bill McKibben)이 예측했던 지구온난화로 인한 자연 재해를 경험하고 있다. 지난 주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시속 45mph(72km)의 강한 돌풍과 번개 폭풍이 일어났다. 3일 동안 요동친 10,849건의 번개는 100개가 넘는 산불을 내며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을 휩쓸었다.
이로 인해 최소 33명이 사망했으며 약 50만명이 피난 명령을 받았다. ‘국립소방센터’(NIFC)에 따르면 약 440만 에이커가 파괴되었다.
지금까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이상한 빛 속에서 우리 주변의 세상은 유령처럼 무섭고 혼돈 그 자체였다.
미국해양기상청(NOAA)에 따르면 2020년 미국의 8월 평균 기온은 화씨 74.7도로 20세기 평균보다 2.6도 높았고 8월 16일에 캘리포니아의 데스 밸리는 화씨 130도의 최고 기온을 찍었으며 8월 평균 강수량은 2.35인치로 126년 기록 중 가장 건조한 달을 기록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한 8월 10일 DERECH로 알려진 100mph 이상의 광범위한 바람을 동반한 심한 뇌우가 아이오와에서 오하이오까지 미국 중부를 가로질러 700마일을 달렸으며, 8월에만 두 개의 대서양 허리케인이 상륙하여 Isaias은 노스 캐롤라이나를 지나 동부 해안을, Laura는 루이지애나 남서부를 150mph로 강타하며 광범위한 피해를 주었다.
서부 전역에서는 산불이 수백만 에이커를 태우며 큰 화재를 촉발했다. 한마디로 극심한 기상 재난이 미국 전역에 퍼지고 있다. 오바마 환경 정책을 해체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던 트럼프에게 이런 재난은 불편한 사실이다. ‘파리기후협정’ 에서 탈퇴하기로 한 일방적 결정을 시작으로 트럼프는 역사상 가장 반 환경적인 대통령이다.
그는 기후 변화를 ‘가짜’(hoax)라고 억지 부리며 깨끗한 공기와 물 그리고 독성 화학 물질을 관리하는 규칙을 롤백 시켰다. 또한, 석유 및 가스 시추를 위해 야생 동물 보호지역을 줄이고 더 많은 공공 토지를 열었다. 하버드, 콜롬비아 Law School 및 기타 출처의 연구를 기반으로 한 뉴욕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거의 70개의 환경 규칙 및 규정을 취소, 폐지 또는 롤백 했으며 30개
이상의 롤백이 아직 진행 중에 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로즈 가든 논쟁에서 “그는 미국 에너지를 죽이고 싶어한다. 이것은 환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미국 경제를 불구로 만들 것이다”라고 바이든의 환경 공약을 공격하고 있다.
더불어 그의 환경 정책은 경제를 더욱 침체시키고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더 잃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유권자에게는 분명한 선택이 있다. 11월에 트럼프가 4년을 더 연장할 자격이 있는 지를 물으면 된다. 선택은 어렵지 않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기후 변화의 끔찍한 결과는 세계에서 가장 큰 12개의 화석 연료 공급 기업과 다른 4개 자동차 회사와 결탁하여 개발 이익을 보장해 주고 유해물질을 방출하는 법률적 특혜를 부여하면서까지 환경을 파괴하는 명확한 증거가 있기 때문이다.
21세기 말 지구 표면 온도의 변화는 1.5°C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대부분의 시뮬레이션에서 시사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현재의 온난화 추세가 계속되면 금세기 말까지 기온이3~5°C 상승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2°C의 온도 상승은 오랫동안 위험한 온난화의 관문으로 여겨져 왔다. IPCC와 UN은 온도 상승을 1.5°C로 미만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인류 역사상 자연재해는 모두 기후 변화에서 발생했다, 지구는 수 많은 주기의 냉난방을 경험했다. 지난 백만 년 동안 평균 10만 년마다 빙하기가 있었으며 마지막은 약 15,000년 전이었다. 이로 인해 수 많은 종이 멸종 되었다. 공룡처럼 호모사피엔스도 언젠가는 생활 서식지를 잃어 지구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지도 모를 일이다. 자연재해는 인류에게 기후 변화를 지연시킬 시간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과감한 행동을 취하고 지구를 구하기 위해 방향을 바꿔 야 할 때이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금세기에 직면한 가장 큰 도전 중 하나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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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국 / 정치 철학자,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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