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유럽 지역 봉쇄 강화 우려와 은행주 불안 등으로 큰 폭 하락했다.
21일(이하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09.72포인트(1.84%) 하락한 27,147.7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8.41포인트(1.16%) 내린 3,281.0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48포인트(0.13%) 하락한 10,778.80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유럽 지역의 봉쇄 강화 움직임과 주요 은행의 불법 자금 거래 논란, 틱톡 매각 관련 소식 및 미국 신규 부양책 향배 등을 주시했다.
유럽에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일부 지역에서 봉쇄 조치를 다시 강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영국이 전국에 걸쳐 2주가량 술집과 식당 등의 영업을 제한하는 등의 이른바 '서킷 브레이크'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오며 불안감을 부추겼다.
주요 은행 주가가 큰 폭 하락세를 나타내는 점도 시장 전반에 부담을 줬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미국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의 의심거래보고(SAR)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는데, JP모건체이스를 포함해 글로벌 은행들이 2조 달러가량의 대규모 불법 의심 거래를 장기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의 벌금 부과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사안인 만큼 주요 은행들의 주가가 큰 폭 하락했다.
JP모건체이스 주가는 3% 넘게 떨어졌고, 시티그룹도 2.1%가량 하락했다.
미국의 신규 부양책 합의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인식도 주가를 끌어 내렸다.
지난주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이 별세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에 후임자 임명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후임자 후보를 5명으로 추렸다면서, 이번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후임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자 임명은 11월 대선 이후에 이뤄져야 한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후임자 임명을 두고 양측이 또다시 충돌하면서 부양책 합의는 더 멀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바이트댄스의 틱톡 등 미국과 중국 관계에 관해서는 엇갈린 소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바이트댄스와 오라클의 틱톡 관련 거래를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라클과 월마트가 틱톡의 미국 사업 등을 담당하는 '틱톡 글로벌'의 지분 20%를 인수하는 방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이날 인터뷰에서는 오라클 등 미국 측이 틱톡 글로벌을 '완전히 지배할 것'(total control)이라면서, 바이트댄스가 지배력을 가질 경우 거래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거래를 두고 바이트댄스는 틱톡 글로벌의 지분 80%를 자사가 보유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오라클 등은 미국 측이 다수 지분을 가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바이트댄스에 투자하고 있는 미국 기관들이 보유할 틱톡 글로벌 지분에 대한 양측의 해석이 엇갈리는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배구조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미국과 갈등 문제에서 중국 정부를 대변한다는 평가를 받는 후시진 글로벌타임스 총 편집인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 당국이 이번 거래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거래가 중국의 국가 안보와 이익은 물론 국가 존엄성에도 위협을 가한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은 또 주말 동안 미국을 겨냥해 블랙리스트에 해당하는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대한 규정을 발표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은 블랙리스트에 올릴 기업 명단까지 발표하는 것을 두고는 중국 지도부 사이에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일부는 미국과의 관계를 지나치게 악화할 수 있는 만큼 대선 전에 이를 발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저널은 전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산업주가 3.38% 미끄러졌고, 금융주도 2.49% 내렸다. 서부텍사스원유(WTI)가 4% 넘게 폭락하면서 에너지도 3.27% 급락했다. 반면 기술주는 0.76% 오르며 선전했다. 애플 주가는 3%가량 올랐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은 지난 8월 전미활동지수가 0.79로, 전월의 2.54에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부양책 도입 가능성이 희박해졌다고 지적했다.
얼라이언스번스테인의 짐 티어니 최고투자책임자는 "대선 전에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은 아마도 제로에 가까워졌다"면서 "오늘도 부양책이 필요한 업종의 주가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7.55% 상승한 27.78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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