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국의 정국은 이낙연 민주당 신임 대표에게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가 압도적 국회 의석을 차지한 집권여당의 대표로 등장해서 뿐만 아니다.
극을 달리고 있는 지경의 정치혼란,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과 그에 따른 경제 후퇴의 심각성, 끝모르는 보수와 진보의 이념갈등, 꽉 막힌 남북 현안 등의 국가적 위기에 절실한 리더십을 국민들이 갈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들은 이낙연 대표가 국무총리직을 그만두고 국회로 돌아오자마자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30%대로 곤두박질치고 있는 현실을 우연한 해프닝으로 간과하지 않고 오히려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 같은 현상은 이 대표가 최장수(2년 8개월) 총리 재임기간에 얼마나 문재인 정부의 큰 버팀목이었던가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에게 문 정부의 집권 후기를 제대로 이끌라는 시대적 요청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이낙연 대표는 “바다에 모든 물이 모이는 것은 바다가 낮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해왔다. 4.15 국회의원 선거 때도 그랬고 각종 연설이나 기자회견에서도 이 말을 강조해 왔다. ‘겸손’이 본인의 좌우명인 것으로 보인다.
국가적 어떤 과제도 정치적 어떤 난제도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확실한 ‘겸손’을 바탕에 두고 임무를 수행해 간다면 해결 못할 대목이 없을 것이다.
지금 한국 정국에 가장 요구되는 협치와 혁신 슬로건도 ‘겸손’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양보와 결단에서 이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낙연 대표는 전라남도 영광의 평범한 농가에서 태어나서 광주일고를 거쳐 서울대 법대를 졸업, 동아일보 기자와 3선 국회의원, 전남도지사 등 다양한 경험을 두루했다. 입지전적 서민 출신이다.
그의 서민에 대한 애정은 체질화돼 있을 정도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가 젊은 기자 시절 ‘서민 단체’에 스스로 가입하고 많이 응원했던 사실도 기억하고 있다. 그의 공식, 비공식 연설에는 언제나 일반 서민들에 대한 애정이 넘친다. 국민들이 이 대표가 다수당이 자칫 범하기 쉬운 일방적 고위층과 특수층 비호에 기울지 않고 평범한 일반시민들의 처지에서 나라를 이끌어 줄 것을 간절히 기대하는 것도 우연이 아닐 것이다.
그의 7일 국회 당대표 첫 연설도 ‘함께 잘 사는 나라’가 주조를 이루었다.
야당 ‘국민의 힘’에서조차 “감명 깊은 명연설이었다”라는 호평을 받았다. 우리 의회 사상 야당에서 여당의 대표연설을 지극히 정중하게 호평한 최초의 사례일 것이다. 따라서 겸손과 서민 위주의 정치를 펼치려는 이낙연 대표에게 다각도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논어에 나오는 한 대목 ‘공경대부 이지사서인(公卿大夫 而至士庶人)’은 최고급 관리부터 일반 시민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서민이라는 말이다. 남한 서민이든 북한 서민이든 호남, 영남을 불문하고 서민이면 누구나 평등한 신분이다.
현대 세계사의 풍조도 서민 우선주의로 진행되고 있다. 서민이 억압받고 기를 펴지 못하는 그런 나라는 선진국이 아니다. 피의 투쟁을 요구하는 공산주의, 인민민주주의 그리고 권력 독재와 재벌 탐욕으로 착취와 배반이 횡행하기 쉬운 자유민주주의 실험무대도 한물가고 있다. 보수와 진보의 낡은 축음기를 틀고 앉아 알맹이 없는 사생결단의 악몽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시대적 소명을 눈앞에 두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이 대표가 오는 대선에 출마하리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정권 말기가 되면 여당 대표와 대선후보 중심으로 정국이 운행되는 것이 상례이다. 따라서 이낙연 대표는 지금부터 국민들에게 정직하고 선명하게 본인의 진면목을 각인시켜야 한다. 어떤 형태로든 제약을 받았던 총리직은 그만두고 당대표로 취임하여 국정의 방향타를 쥐게 된 만큼 소신 있게 해야 할 말은 딱 부러지게 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야당과의 협치는 물론 국민의 여망을 정확히 파악하고 시행하여 신뢰를 쌓아 가야 할 것이다.
꽉 막힌 남북문제 해결에도 여당 대표의 비중이 크다. 북한과 평화를 추구하되 부질없는 저자세와 양보는 온당치도 않거니와 통일작업에도 크게 해롭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한미 동맹도 튼튼히 지키되 사대주의에 경도되는 범실을 절대 경계해야 한다. 중국, 일본과도 마찬가지다. 평화노선은 추구하되 어떤 경우에도 주권침해는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낙연 대표에게 서민 제일주의로 평등사회 를구현하고 통일을 지향하며 외세에 당당한 나라로 전진해 가기를 기대한다.
(571)326-6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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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용 / 전 한민신보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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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에 이런글이 올라오네 박수 박수 이렇때치지 참 반가운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