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어팩스 카운티 고교에도 조직원들 활동하고 있어
■ VA 페어팩스에서 검거된 아시안 갱단의 실태
소위 조폭(조직폭력배), 갱단을 소재로 다룬 영화에서나 벌어질 법한 일들이 바로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다. 마약거래는 물론 폭행, 납치, 살인 등 유혈이 낭자한 잔인한 사건이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일어났다(본보 8월 24일자 A1면 참조). 마약거래를 통해 조직을 확장하고, 배신한 조직원을 살인으로 보복하는 갱단이 바로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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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아시아계가 주축이 된 갱단, 렉클레스 타이거스(Reccless Tigers)는 2011년 토니 르(Tony Le, 26)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마리화나 농장에 20만 달러를 투자해 직접 마약을 제조하고 버지니아로 가져와 유통시키면서 시작됐다.
고등학생들을 이용해 마약을 거래하고 온라인 숙박업체(Airbnb)나 송금앱 등을 이용해 경찰의 단속을 피해왔다. 조직의 리더인 토니 르는 현재 마약거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으나 살인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아시아계 갱단이 주목을 받게 되면서 지역사회는 물론 학부모들의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한인학생들이 많은 페어팩스 카운티의 고등학교에도 ‘영 타이거스’ 조직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더 이상 남의 일이라고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이 한인부모들의 반응이다.
지난 20일 연방검찰이 기소한 조직원 가운데에도 한인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충격을 주고 있지만 이들은 조폭이라기보다는 아직 앳돼 보이는 20대 초반의 이웃집 아들이자 누군가의 형이고 동생으로 보일 뿐이다.
자의든 타의든 한번 가입하게 되면 다시는 나올 수 없는 곳이 바로 조폭, 갱단이다. 오영조 미주한인경찰협회 회장은 “어린 학생들이 호기로 잠깐 그들과 어울릴 수도 있지만 바로 이 때가 인생을 망치는 순간”이라며 “한번 발을 들여놓게 되면 99%는 살아서 나올 수 없고 실종신고 아니면 정신병자로 평생을 살아가게 된다”고 경고했다.
명품 옷에 고가의 스포츠카를 과시하는 갱단을 보며 부러워하는 학생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한 번의 호기심에 마약을 접했다가 중독이 되면서 막대한 빚을 지게 돼 어쩔 수 없이 조직에서 시키는 대로 범죄에 가담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주로 단순 절도나 폭행 등을 시켜 빚을 갚도록 하지만 마약을 구입하기 위해 다시 빚을 지게 되고 결국에는 범죄사건과 연루돼 감옥에 가게 될 뿐이다.
오 회장은 “한번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며 “예방이 최선일 뿐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없다”고 강조했다. 오 회장이 강조하는 예방법은 “자녀들과 많은 시간을 갖는 것, 관심과 대화 등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며 “외출이 많아지고 생활습관이 달라져도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한다면 결국 부모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오 회장은 “갱단 소탕을 위해 경찰이 아무리 노력해도 끊임없이 다시 생겨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조직”이라며 “이번에 검거된 아시안 갱단도 그 뿌리는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당시 최대 조직인 ‘아시안 보이즈’(Asian Boyz)와 연결돼 있으며 한인 갱단으로는 BK(버거킹 앞에서 주로 모였다), KK(Korean Killers)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계 조직이지만 실제로는 아시안 뿐만 아니라 라티노, 백인, 흑인 등 다양한 조직원들이 있으며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지역 구분 없이 활동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지난 몇 달간 대대적인 검거에 나선 FBI가 30여명의 아시안 갱단을 체포해 납치, 폭행, 마약거래, 총기위반 등으로 기소했으나 살인혐의로 기소된 것은 지난 20일 발표된 조직원 3명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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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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