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월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이 가속화되면서 미국 경제는 가라앉기 시작했다. 각 주 정부가 감염자 폭증을 막기 위해 직장 폐쇄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실업률은 14%를 넘어서며 대공황 이후 최고를 기록했고 실업자 수는 3,000만 명을 넘었다. 2월19일부터 3월23일까지 한 달 간 미국 500대 기업 주가를 표시하는 S&P 500지수는 34% 폭락했다. 미 주가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이번 불황은 1930년대 대공황을 능가할 것이며 언제 회복될 지 기약할 수 없다는 비관론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때부터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3월말 바닥을 친 S&P 500지수가 상승을 계속하더니 드디어 지난 주 3389를 넘으며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이다. S&P는 이로써 2월부터의 하락분을 모두 만회했으며 3월 최저치부터는 54% 상승했다. 미 주식이 이토록 빠른 속도로 회복한 것 역시 처음이다.
미 증시가 왜 오르고 있느냐를 분석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우선 이번 경기 침체의 원인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 당국이 인위적으로 직장 폐쇄를 명했기 때문이다. 일부 주들이 이를 완화하면서 실업수당 신청자와 실업률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초에는 대량 공급이 가능할 것이란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거기다 30년대 대공황과 2000년대 대불황을 경험한 미 중앙은행은 경제 파탄을 막기 위해서는 풍부한 유동성이 필수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무제한 돈을 풀고 있다. 투자가들은 2008년 부동산발 금융위기 때 폭락했던 주가가 이 유동성과 연방 정부의 재정 지원에 힘입어 곧 회복됐음을 기억하고 있다. 이번에는 그 때처럼 상승 열차를 놓치지 않겠다는 투자가들의 의지가 강하다.
그러나 지난 3월 이후 주가 폭등을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는 요소도 있다. 상승이 여러 분야에 고루 퍼져있지 않고 특정 기업에 집중돼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올 들어 27%,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16%, 애플 34%, 마이크로소프트 57%, 넷플릭스 52%, 그리고 아마존은 무려 79% 올랐다.
이들 기업의 독주는 코로나 확산으로 비대면 비즈니스와 하이텍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됐기 때문이다. 장에 가지 않고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사람과 집에서 일하는 사람이 폭증하면서 유관 업종이 이번 사태의 최대 수혜자가 된 것이다.
S&P 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했다지만 애플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를 빼면 아직도 마이너스 상태다. 이들 주식과 알파벳, 페이스북 등 5개 주식이 미 전체 주식 시장 가치의 1/4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미 증시가 몇개 기업에 의해 좌우되는 것은 70년대 이후 처음이다. 70년대 대형주들이 컴퓨터, 통신, 자동차, 석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모두가 기술주다.
주가 평가의 기준이 되는 주가 수익률이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은 과열의 신호다. 애플의 경우 소득에 대한 주가 비율인 이 수치가 2016년까지도 10 정도였으나 지금은 30을 넘어서고 있다.
주식 투자 경험이 없는 초보자들이 주식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도 위험 신호다. 직장을 잃거나 대학을 나오고도 취직이 안되는 20~30대는 집에서 온라인으로 증시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예 은행 구좌보다 주식 계좌를 먼저 여는 젊은이들이 많다고 한다. 현금이 없는 이들이 빌려서 주식을 사는 신용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6월 12조에서 13조로 1조 느는데 19거래일 걸린 신용 거래가 이달 들어 15조에서 16조로 느는데는 6일 걸렸다.
일부에서는 이번 주가 상승을 2000년대 닷컴 버블에 비교하기도 하지만 당시 많은 기업들이 아이디어만으로 투자가들의 환심을 샀던 것과는 달리 이번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은 버블 붕괴의 폐허에서 살아남은 역전의 용사들이다. 그럼에도 경제 회복 속도에 비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2억3,000만년 전 등장한 공룡은 육중한 덩치를 무기로 1억년 이상 지구를 지배했지만 6,500만년 전 운석이 떨어지며 환경이 바뀌자 하루 아침에 멸종하고 포유류가 그 뒤를 물려받아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하이텍 업종에 모든 것을 건 미 증시는 건강한 모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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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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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면 내려가고 내려갔다고 언제나 그자리에 있 을 것도 아닌 변하는 세상을 감지못하고 엣것만 고집하거나 안일한자세로 앞을 보는 안목이 없다면 큰 코 다칠수 있는게 삶이 아닌가합니다. 나만이 내것만이 우리만 살려한다면 하루 생활권인 지구촌에서 고립되거나 뒤 처질수있는 요즘, 온 일류가 자유롭게 오고가며 서로 돕고 믿고 자유롭게 살수있는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