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럼 케이브 트레일 - 오드라 주립공원
세네카 락스
강물 풀장 - 오드라 주립공원
풍력발전지역 - 그랜트 카운티
은퇴 후에 ‘한 개 주(state)에서 한 달씩 살아 보기’를 하려 한다. 국립공원 또는 주립공원에서 일주일 지내면서 그 공원 가까이에 있는 도시를 구경하는 그런 계획이다. 한 달 안에 그 주를 다 알 수야 없겠지만 그래도 해보고 싶다. 아직 몇 년 더 남았는데 이번 휴가에 그 연습을 해봤다. 웨스트 버지니아주의 오드라 주립공원(Audra State Park), 그 닷새 간의 일정.
▶ 제1일 월요일
예약한 캠프 사이트가 있는 웨스트 버지니아주의 오드라 주립공원을 향해 출발. 4시간 좀 덜 걸리는 거리이므로 중간에 세네카 락스(Seneca Rocks)와 그 앞에 있는 하퍼스 올드 컨츄리 스토어(Harper’s Old Country Store)를 들렀다.
세네카 락스는 얇은 폭의 바위가 수직으로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암벽등반 하는 사람이라면 관심이 많겠다. 하퍼스 올드 컨츄리 스토어는 10세대째 이어져오는 가게인데, 안에서는 모피가 눈길을 끌었고 밖에서는 마치 등대처럼 생긴 1920년대와 1930년대의 오래된 주유기가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서 남쪽으로 40분 정도 더 가면 웨스트 버지니아주에서 가장 높은 곳인 스프러스 놉(Spruce Knob : 4,863피트/1,482m)을 갈 수 있다. 오드라 주립공원으로 향하는 길에 급경사를 만났는데 고개 위에서 3,994피트(1,217 미터)라고 적힌 것을 보았다. 가끔은 산중에서 광활한 평지를 만나기도 했고.
▶ 제2일 화요일
이 공원의 캠핑장이 가진 가장 큰 특징은 공원 안을 흐르는 미들 포크 리버(Middle Fork River)에서의 물놀이다. 캠핑장 앞에서도 물놀이를 할 수 있지만 보통은 캠핑장 바깥에 있는 커다란 강물 풀장을 이용한다. 국제규격 수영장 남짓한 크기이다. 이 강물 풀장의 하류에도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이 많다. 뭐랄까, 고국의 계곡에서 물놀이하는 그런 느낌이다. 그런 곳을 가려면 트레일(Alum Cave Trail)을 따라가다가 강으로 연결된 길로 내려가면 된다.
이 트레일 자체도 명물이다. 강을 따라 걷게 되는 부분은 웨스트 버지니아주의 공식 꽃인 로우더덴드런(Rhododendron) 나무가 빼곡히 자리하고 있다. 게다가 산에서 강으로 뻗어 나간 삿갓바위 밑에 보드 워크가 있어서 좋은 구경거리가 된다.
▶ 제3일 수요일
트레일을 한 번 더 갔다. 트레일 옆의 강으로 내려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트레일에서 강으로 내려가는 길은 무척 많은데 어느 곳이 좋을지는 알 수 없는 것이고 그저 운에 맡겨야 한다. 이번에도 운이 도와서 무심코 접어든 강가인데 경치가 좋아서 한참이나 거기 있었다. 느리게 또 급하게 흐르는 물줄기, 크고 작은 바위, 시루떡처럼 층이 진 바위, 강 양쪽의 울창한 숲 그리고 파아란 하늘과 구름.
그렇게 한참이나 시간을 보내다가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버케넌(Buckhannon)이라는 마을로 갔다. 거기 중국음식점에서 음식을 받은 후 걸어서 5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있는 조본 공원(Jawbone Park)으로 갔다. 이 공원의 쓰레기통에 브라운백이 여럿 있는 것으로 보아 근처 음식점에서 투고한 음식을 이 공원에서 먹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이 공원에는 총탄에 맞아 죽은 아들을 안고 있는 원주민 조각상이 있다. 버콘가헬라스(Buckongahelas)라는 레나파족 추장인데 이 마을 이름의 기원이 된 사람이다. 공원 부근에는 갤러리가 몇개 있고 예술구역(ARTS DISTRICT)이라는 간판이 붙어있었다.
▶ 제4일 목요일
오늘은 뒹굴뒹굴하는 날. 큰 계획 없이 컨디션 조절하는 날. 일정을 짤 때 느슨하게 짜기도 하지만 이렇게 하루쯤 가벼운 일정을 넣는다.
아침식사 후 캠프장 앞 물가로 나가서 야생화를 감상하고 사람들이 물가에 쌓아 둔 돌탑을 구경했다. 그 후 캠프장 입구에 있는, 경사는 몹시 심하지만 시간은 15분도 안 걸리는, 트레일을 걸었다.
바깥쪽으로 더 나가려는 데 먼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는 게 보였다. 몇 번의 웨스트 버지니아 캠핑 경험에 의하면 산에서는 갑자기 비가 온다. 급히 텐트로 돌아왔는데 도착하지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텐트 안에서 내리는 빗소리 들으며 35년 전 젊은 시절 얘기를 나누었다.
▶ 제5일 금요일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날. 가는 길에 엘킨스(Elkins)라는 마을을 들리기로 했다.
제분소(Darden Mill)로 쓰던 철로 옆 건물의 1층에 애팔라치아 삼림에 관한 교육관(Appalachian Forest Discovery Center), 2층에 철도박물관(West Virginia Railroad Museum)이 있는데 구경거리를 찾는 관광객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관련 분야에 관심 많은 사람을 위한 시설이다.
거기서 북쪽으로 100m 정도 가면 엘킨스역(Elkins Depot)이 있다. 관광열차가 출발하는 곳인데 시국이 시국이니 만치 휴업 중. 이 역 안에 관광안내소(Welcome Center)가 있지만 지금은 안으로 들어갈 수 없고 창을 통해 관계자와 얘기를 나눌 수 있을 뿐이다.
기차역 앞에 델몬트 마켓(Delmonte Market)라는 가게가 있는데 관광객을 위한 가게이다. 여행자가 느끼는 재미가 여기 있다. 첫날 보았던 올드 컨츄리 스토어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엘킨스를 떠나 48번 도로를 따라 버지니아쪽으로 향하면 풍력발전지역의 커다란 바람개비를 백 개 이상 볼 수 있다. 짙푸른 초록의 산맥 위에 날개 하나가 40m쯤 되는 하얀 바람개비가 일렬로 서서 빙글빙글 돌고 있는 광경은 장관이다.
바람개비 지역을 지나면 워든스빌(Wardensville)이라는 마을에 닿게 되는데, 로스트 리버 트레이딩 포스트(Lost River Trading Post)를 지나칠 수 없다. 커피 등 음료와 와인을 살 수도 있지만 일반 상품 외에 작은 갤러리에서 만나는 지역 예술가의 작품 그리고 골동품 구경이 재미있다.
이 가게를 출발해 버지니아 쪽으로 향하면 15분도 안되는 거리(7.7마일)에 약수터가 있다. 수량이 풍부한 이 약수터에서 시원한 물 한 모금 마신 후 집으로 가면 된다.
짜투리 이야기. 오드라 주립공원의 67개 캠프 사이트 중에 아시아인은 오직 우리. 5일 내내. 캠핑장 꼬마 중에는 곁눈질로 슬쩍슬쩍 우리를 보는 녀석도 있고 아주 어린 녀석은 아예 대놓고 빤히 쳐다보기도 했다. 그만큼 시골이다.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촬영한 것도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유튜브에서 사용할 검색어는
이다.
◆ 인터넷 방문정보
▷ 오드라 주립공원 (Audra state Park)
https://wvstateparks.com/park/audra-state-park/
▷ 세네카 락스 (Seneca Rocks)
https://www.fs.usda.gov/recarea/mnf/recarea/?recid=7050
▷ 하퍼스 올드 컨츄리 스토어 (Harper’s Old Country Store)
http://www.harpersoldcountrystore.com/store.html
▷ 애팔라치아 삼림 교육관 (Appalachian Forest Discovery Center)
https://www.appalachianforestnha.org/visit
▷ 웨스트 버지니아 철도 박물관 (West Virginia Railroad Museum)
https://wvrailmuseum.com/
▷ 델몬트 마켓 (Delmonte Market)
https://www.thedelmontemarket.com/
▷ 로스트 리버 트레이딩 포스트 (Lost River Trading Post)
https://www.lostrivertradingpost.com/
▷ 약수터(Spring Water)의 구글맵 좌표 : 39.099312, -78.474059
<글, 사진/ 김성식 / (스프링필드,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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