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폭염·대기오염까지 사중고, 수만명 대피·트래비스 공군기지도 대피령
▶ LNU 산불 13만에어커 전소·첫 사망자, SCU·CZU 산불 등 진화 진전 없어
캘리포니아 전역에 비상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19일 북가주 바카빌 지역의 대형 산불로 주택과 차량이 화마에 휩싸여 뼈대만 남아 있다. <뉴욕타임스>
캘리포니아 지역이 코로나19 사태 속에 폭염과 대형 산불, 대기 오염 등의 재난이 겹치면서 사중고를 겪고 있다.
와인 산지인 나파와 소노마, 솔라노 카운티에 이어 레이크와 욜로까지 덮친 대형 산불군 가운데 가장 피해가 심각한 'LNU 번개 콤플렉스 파이어'가 2배로 커지며 20일 피해 면적이 13만1천에이커로 확대됐다. 주택 105채와 건물 70채가 전소됐고, 건물 3만500채가 위협에 놓여있으며 진화율은 0%라고 가주소방국(캘파이어)이 밝혔다.
CBS뉴스에 따르면 19일 밤 기준 나파 카운티 4천400가구(1만3천250여명)에 강제 대피령이 내려진 상태이며 1천240가구(3천720여명)에 경고령이 내려졌다. 또 건빌과 러시안 리버 인근 주민 8천여명을 포함한 소노마 카운티 주민 수천여명에도 대피령이 내려졌다. 힐스버그 시는 전 주민 대상 자체적인 대피 경고령을 발효하기도 했다.
솔라노 카운티 페어필드 트래비스 공군기지와 나파 카운티 세인트 헬레나 병원 등 각종 기관들에도 대피령이 떨어졌으며 불길이 바카빌 서쪽 I-80을 넘어서 페어필드를 위협하자 파라다이스 밸리 지역에도 대피령이 내렸다. 페어필드 시는 성명문을 통해 “19일 오후 9시 기준 다행히도 시내 건물 피해 등이 없다”고 밝혔다.
이 산불 진화 과정에서 2명이 숨졌다. 물을 투하하기 위해 헬리콥터를 몰고 가던 조종사가 프레즈노 카운티에서 헬기 추락 사고로 숨졌고, PG&E 직원 1명도 솔라노 카운티에서 소방관들을 위해 전선을 치우다 사망했다.
산마테오와 산타크루즈 카운티를 아우르는 ‘CZU 어거스트 번개 콤플렉스 파이어’(이하 CZU 파이어) 역시 4만에이커를 태우며 불길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진화율은 0%.
건물 20여채가 파괴됐으며 8천600채가 위협을 받고 있다. 로크 로몬드 레크리에이션 지역 인근 벤 로몬드 전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산타크루즈 북쪽에 사는 주민들에게도 대피령을 준비 경고가 떨어졌다. 소방국에 따르면 산타크루즈 보니 둔(Bonny Doon)시 1만 2천명과 볼더 크릭 7천 200명 등 2만2천명 이상이 대피한 상태다.
가주 소방당국은 20일 최고시속 30마일 바람이 불고 초목이 건조해 불길이 북쪽으로 확산, 페스카데로와 라 혼다 지역을 위협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알라메다와 콘트라코스타, 산타클라라, 스테니슬라우스, 샌호아킨 집단 산불인 ‘SCU 번개 콤플렉스 파이어’(이하 SCU 파이어)는 13만7천475에이커를 전소시켰다. 진화율은 5%다.
소방대원 2명이 부상 입고 건물 소실은 없으니 3천800채가 위협받고 있다. 이스트 산호세 풋힐 지역을 포함한 산타클라라 카운티 일부 지역들에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스테니슬라우스 일부도 대피 대상에 추가됐다. 현재 소방대원 580여명이 진화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스트 베이 모든 리저널 공원이 임시 폐쇄됐으며 산호세 주립대는 19일 학교 캠퍼스를 폐쇄, 온라인 수업 역시 중단시켰다. 온라인 수업은 20일 다시 재개됐다.
한편 마린 카운티 우드워드 파이어는 1천500에이커를 태우며 진화율 0%고 래슨 카운티 로열턴 파이어는 4만6천386에이커 전소, 현재 38% 진화됐다.
캘파이어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북부·중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지금까지 모두 거의 35만에이커(약 1천416㎢)가 탔다. 서울 전체 면적(605㎢)의 두 배를 훌쩍 넘는 규모다.
산불의 상당수는 폭염 속에 벼락에 의한 불씨로 시작된 뒤 바람을 타고 번졌다. 폭염과 바람 부는 날씨가 계속되면서 새로운 산불이 생겨나고 또 산불끼리 합치면서 세력을 키우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19일에는 대형 산불만 24건이 보고됐고 이 밖에도 작은 산불 300여건이 곳곳에서 산림을 태우고 있다. 산불로 대피한 주민들은 수만명에 달한다. 나파, 소노마, 솔라노 카운티 일부 학교들이 휴교령을 내렸다.
산불로 인한 연기가 퍼지면서 공기질도 크게 나빠졌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대기질은 전날 세계 최악 수준보다 개선됐지만 20일 콩코드, 바카빌 등 일부 지역은 여전히 '건강에 나쁨' 수준이다. 산불 지역에서 먼 곳에서도 대기에서 매캐한 냄새가 나고 차나 뒷마당에는 재가 쌓이고 있다. 산불로 인한 대기오염주의보는 베이 전역에 23일까지 내려진 상태다.
코로나19 사태는 대피소의 풍경도 바꿔놓고 있다. 네바다주 리버사이드와 콘트라코스타카운티에서는 많은 대피 주민들이 통상 대피소로 쓰이는 고교 체육관 대신 비상 호텔로 보내졌다.
대피 주민들을 지원하는 사회단체 푸엔테의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대피자들을 돕는 일이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라며 사람들에게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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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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