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에 급속 확산, 동시다발 산불로 한밤중 대피
▶ 와인산지 집단산불 8만에이커 전소, 주택˙차량 불타
나파·솔라노·소노마 3개 카운티 20여개 산불로 지칭된 ‘LNU 파이어’로 강제대피령이 내려졌으며 19일 오전 기준 8만5천에이커 전소, 5% 진화된 상태이다. 사진은 18일 바카빌 북서쪽 타워에서 바라본 헤네시 파이어 모습. <로이터>
북가주 일대에 번개로 인한 대형 산불 20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주민 수만명에게 대피령이 떨어졌다
캘리포니아주 북부와 중부 곳곳에서는 벼락이 떨어지면서 24건이 넘는 산불이 발생해 급속히 번지고 있다.
새크라멘토에서 서쪽으로 약 64㎞ 떨어진 베리예사 호수 주변에서 대형산불 ‘LNU 번개 컴플렉스 파이어’(이하 LNU 파이어)가 8만5천에이커를 전소, 바카빌로까지 번지면서 주민들에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SF크로니클의 보도에 따르면 나파 카운티 헤네시 파이어와 갬블 파이어, 15-10파이어와 더불어 소노마 카운티 힐스버그 서쪽에서 발화한 13-4파이어, 솔라노 카운티 산불 등 3개 카운티 20여개 산불로 확대 지칭된 ‘LNU 파이어’는 19일 오전 기준 8만5천에이커를 전소, 5% 진화된 상태다.
불길이 빠른 속도로 번져 19일 오전 5시 40분경 깁슨 캐넌으로 넘어왔으며 이에 솔라 필스와 깁슨 캐넌 로드, 플레젠트 밸리 로드와 잉글리쉬 힐스 로드 등 주민들에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인구 10만명 규모의 바카빌에서는 경찰이 밤새 집집마다 방문해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잠옷 차림으로 한밤중에 대피하다 신발마저 잃어버렸다는 한 주민은 "신이 나를 구했다"며 안도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온라인으로 진행되던 학교 수업은 모두 취소됐다. 지금까지 이 산불로 4명이 다쳤으며 건물 50동이 소실되고 또 다른 50동이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소셜미디어에는 주민들이 달아나는 가운데 일부 주택이 불길에 휩싸이고 자동차가 전소된 모습 등이 퍼지고 있다. 시 관리들은 불길이 시의 북서부로 번지면서 대피 경보 발령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바카빌은 낮 최고기온이 다음주까지 100도를 웃도는 등 높은 기온이 예보돼 진화 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번개로 시작된 이번 산불은 기록적인 폭염과 만나면서 세력을 급속히 키우고 있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높은 기온과 거센 바람, 건조한 대기 등은 산불의 확산에 땔감이 되고 있다.
한편 산마테오와 산타크루즈 카운티 22개 번개 발화 산불을 일컫는 ‘CZU 어거스트 번개 콤플렉스 파이어’(이하 CZU 파이어) 역시 무서운 속도로 확대돼 1만에이커를 전소, 2만2천명이 대피했다.
지난 16일을 시작으로 번개 발화한 해당 집단 산불을 진압하던 중 소방대원 3명이 부상당했으며 건물 6천채가 위협에 놓여있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이안 라킨 당국자는 “지난 주말부터 계속된 산불로 이곳 저곳에 인력이 동원되면서 자원이 부족했던 것이 화근”이라며 “건조함과 가파른 지형도 한몫 한다”고 진화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를 설명했다.
알라메다와 콘트라코스타, 산타클라라, 스테니슬라우스, 샌호아킨 카운티를 아우르는 집단 산불 ‘SCU 번개 콤플렉스 파이어’(이하 SCU 파이어)는 19일 오전 기준 현재 8만5천에이커를 태우고 있다. 진화율은 5%다.
가주소방국은 5개 카운티 산불을 ‘캐넌 존’과 ‘칼라베라스 존’, ‘디어 존’ 등 3개 구역으로 나눠 분류하고 있는데 콘트라코스타 ‘디어 존 컴플렉스 파이어’와 서놀 지역 ‘마쉬 파이어’가 여기에 속한다. 이들 지역에서 발화한 20개 산불을 진압하기 위해 현재 580여명의 소방대원들이 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향후 5일간 폭염과 낮은 습도, 바람으로 불길 확산에 유리한 기후가 예보돼 빠른 진압은 어려울 것이라고 소방당국은 예측하고 있다.
당국에 따르면 ‘디어 존’에는 콘트라코스타 카운티의 ▲라운드 ▲팜 ▲마쉬 ▲브라이온스 파이어 등이 포함되어 있고 ‘칼라베라스 존’에는 알라메다, 산타클라라, 스테니슬라우스 카운티의 ▲킬케어 ▲아로요 ▲밀 크릭 ▲웰치 ▲올로네 ▲레지보어 파이어 등이 속해 있다. ‘캐넌 존’에는 스테니슬라우스와 샌호아킨 카운티의 ▲페그 레그 ▲테라빌 ▲델 푸에르토 ▲피치 파이어 등이 있다.
몬트레이 카운티 리버 파이어 역시 하루 밤새 규모가 2배 이상 커지면서 19일 오전 기준 살리나스 남쪽 지역 1만672에이커를 태우고 있다. 진화율은 7%. 건물 6채가 완전히 파괴되고 2채가 피해를 손상됐다. 현재 건물 1천560채가 위협을 받고 있으며 소방대원 4명이 부상을 입었다.
해당 지역에 내려진 강제대피령과 경고령은 여전히 유효한 상태이며 소방대원 820여명이 진화작업에 나서고 있다.
마린 카운티 포인트 레이스 국립 해안 지역에서도 산불이 발생했다. ‘우드워드 파이어’로 명명된 이 산불로 쇼어 라인 하이웨이 서쪽 일부 지역 주민들에 경고 대피령이 내려졌다.
19일 오후 4시 30분 처음 신고된 우드워드 산불은 접근이 힘든 우드워드 트레일 인접 지역에서 첫 발화했다. 신고 당시 7에이커에서 19일 오전 7시 800에이커로 불길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당국이 진화 작업을 펼치고 있다.
한편 베이지역대기관리청은 산불로 따른 연기와 재 등으로 대기질이 가장 나쁜 '유해함'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물 것을 권고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캘리포니아는 지난 두 달간 코로나19 환자의 급증과 전투를 치러왔다"며 "전문가들은 대피 조치가 코로나19를 통제하려는 노력을 복잡하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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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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