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대통령선거 때까지 석달도 남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와 조 바이든 중 누가 될 것인지, 그리고 누구든 당선이 되면 그가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대로라면, 만약 오늘 선거를 치르면, 바이든이 이긴다. 그러나 여론조사가 틀릴 수도 있다. 2016년 선거 때처럼.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민주-공화 양당은 대선후보 지명대회를 대의원들의 직접 참여없이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후보 수락연설도 같은 방법으로 전달하기로 했다. 이런 변화는 어느 한쪽 후보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할 것이 없다. 한편 투표참여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우편투표 방법이 대부분의 주 단위로 실시될 예정이다. 37개 주는 역시 우편으로 실시하는 부재자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트럼프는 우편투표 방법에 사기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민주당은 우편투표는 코로나 전염병 때문에 유권자의 투표권 보장을 위한 불가부득의 조치라고 맞선다.
트럼프가 당선될 수도 있다. COVID-19 면역 예방주사의 개발시작을 트럼프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정치화하면, 이것이 바로 ‘10월의 선물’(October Surprise)이 될지 모른다.
바이든은 전국에서 여론상 앞서가고 있다. 그 주된 이유는 트럼프의 전염병관리 실패와 이에 따른 실직률 상승, 경제하락 때문이다. 바이든은 수십년간 알려진 존재다. 바이든은 강력한 지도자 또는 카리스마의 이미지로 유권자들의 기대를 높이지 못한다.. 북한의 김정은은 바이든 보다 트럼프와 거래를 성사시킬 것을 선호할 것이다. 그러나 점점 높아지는 바이든 당선 가능성에 대한 준비를 안 할 수 없다. 그래서 기다리고 있다. 작년 11월 북한은 바이든을 “때려 죽일 미친개”라고 불렀다. 바이든이 트럼프가 김정일을 만나는 것을 비판하던 중, 김정은을 “폭군”이라고 지칭한 후의 반발이었다.
김정은은 사사건건 훼방꾼이던 존 볼턴이 백악관을 떠난 이 마당에 친분이 있는 트럼프와 새로운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기대를 걸어 볼 수 있다. 그는 트럼프가 재선되면, 북한이 최소한의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타결을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할 것 같지 않다는 예측들 때문이다.
7월 27일 제6차 전국 노병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의 믿음직하고 효과적인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하여 이 땅에 더는 전쟁이라는 말은 없을 것이며 우리 국가의 안전과 미래는 영원히 굳건하게 담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무기 없이는 할 수 없다는 얘기다.
김정은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대부분의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폐기해야만, 전면적 제재해제와 대미관계 개선을 이룩하고, 체제안전보장과 경제발전 지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한편, 한국에 대해서 제2기 트럼프 행정부는 압력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동맹은 보다 긴장될 수 있다. 우선 트럼프는 한국이 방위분담금을 더 내라고 압박할 것이다. 그는 주한미군의 감축 또는 철수도 자기 계산과 방식에 따라 단행할 수 있다. 문제는 미국이 원하는 방위금 인상, 계속되는 한미 간의 무역 불균형, 그리고 미국의 대결적 중국 전략에 대해서 한국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미중 사이에서 한국이 택할 수 있는 선택의 여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한편 바이든이 당선되면, 한미동맹 관계는 호전될 전망이다. 2020 민주당 정강정책(채택이전 초본)은 동맹을 강화하고, “우리의 동맹들과 함께… 그리고 북한과의 외교를 통해서… 북한핵계획의 위협을 제한하고 봉쇄할 것이며… 장기목표인 비핵화를 진전시키기 위해서 지속적이고 조율된 외교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적고 있다.
이처럼 바이든 팀은 비핵화의 불가피한 장기성을 인정한다. 바이든은 한국과 협력해서 북한의 위협을 먼저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문제의 해결은 어떤 방식이든 중국의 협력이 필요함을 인정한다. 바이든은 아직 구체적인 북핵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돌이켜 보건데, 바이든이 부통령이었던 오바마 행정부는 ‘전략적 인내’라는 허구적 틀에 빠져 8년간을 낭비했다. 오바마의 대북정책은 ‘억제력, 제재, 대화의 3축 접근책’이었다. 단 한번 북한과 합의를 본적이 있다. 2012년 2월의 ‘윤년 합의’였는데, 그것도 얼마 안가서 깨지고 말았다.
미국의 정권교체는 주요 관리들의 인사인준까지 하려면, 보통 6-8개월이 걸린다.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어도, 첫 날부터 북한 문제를 다루지 못한다는 이유다. 바이든은 조건 없이는 김정은을 만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의 톱 다운(Top Down) 방식을 끝내고 실무회담으로 시작하는 상향식 협상방법을 부활시킬 것이다.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든,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COVID-19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과학자들이 말하고 있고, 각국의 이해관계와 대응전략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하는 동아시아 환경 속에서, 한반도의 두 나라는 지금보다도 더 어려운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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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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