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취임할 당시 어쩌면 잘할 수도 있겠다, 하며 기대를 한 사람이다. 그러다 조국 전 법무장관 부부 사태에 대처하는 것에 대해서 크게 실망과 답답함을 이어오다가 근래에 와서는 문 대통령이 참모들을 쓰는 것과 국제정세를 보는 정치 철학과 사상의 정체성 특히 북한에 대한 시각에 대해서 정리가 전혀 안 되고 있다.
많은 사람도 그런 듯하다. 그래서 이곳 워싱턴에 대한민국 대체정부 창립을 선포하는데 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이제 이보다 더 머리가 아주 혼란스러워져 있다. 그 이유가 좌파, 우파, 종북, 반공 같은 이슈가 아니라 세대 간에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에 대한 격차 때문이다. 코로나 19 때문에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한국에 관한 유튜브와 구글을 들여다보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물론 교양 프로그램 특히 여행 프로그램은 참으로 풍족하게 하고 있다.
반면에 유튜브를 보자니 남북 간에 내일 당장 전쟁이 일어날 것 같기도 하고, 공산화 위기에 처 있는 듯한 기사가 넘쳐 나는가 하면, 한국만이 유일하게 코로나 사태를 잘 극복하고 경제가 잘 굴러가는 나라라고 떠들어 대고 있어 어느 것이 진실인지 아주 혼란스러워져 있다.
그러나 폭 넓게 젊은 세대들의 세상을 좀 심도 있게 들여다보니 이러한 한국의 위기라든가 공산화 운운은 모두가 나이든 사람들, 좀 심하게 이야기 하자면 머리가 굳어버린 나이가 많이 든 사람들의 자기들만의 리그라고 할까? 그저 쓸 데 없는 말싸움이라고 결론을 지었다.
하나 예를 들자면 한때 6.25를 경험한 분들의 체험기에 대해서 그 글 자체보다 그 체험기를 다음세대에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는데 그것도 나이가 한참 먹은 나의 걱정이었다. 젊은 그들의 생각을 보니 6.25에 대해서 그 것은 그들에게는 단지 흘러간 이야기로 흥미 자체가 없는 듯 느꼈다.
새삼스럽게 이런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이유는 어제 오래간만에 가까운 친구들과 저녁을 같이하였다. 그런데 대화가 또 한국 정치판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집에 돌아와서 생각을 하여 보았다. 먼저 한국 정치에 대한 우리들의 대화가 올바른 시각인가 생각해 보았다. 전 세대 의 생각을 조금이라도 취합하면서인가 아니면 머리가 굳어버린 노년층의 경직된 시각뿐인가 생각해 보았다는 말이다.
아무래도 한국이란 나라를, 특히 노인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20대, 30대들과 소위 민주화 시대인 586 세대들의 의식구조를 조금이라도 생각조차도 안한 것 같다.
문득 생각이 난다. 언제인가 20대, 30대의 생각하는 바를 읽은 적이 있었다. 그들은 나와 같이 나이가 든 사람뿐만이 아니라 소위 586 민주화 세대, 즉 지금 정치권의 사람들도 꼰대라고 보고 있다. 그들은 통일? 원하지 않고 있다. 공산화? 웃기네 하고 있다. 친미, 친중국, 반일본? 이런 것은 없다. 그저 다 경우에 따라서 주판알을 두드려서 결정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생각해 보니 아직 집권층은 아니지만 그들은 올림픽에서도, 프로 스포츠에서도, 소설문학에서도, 의학에서도, 게임 산업 등의 기계 전자공업에서도 하다못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도 아주 잘하고 있다. 사실 TV 드라마를 한국만큼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는 없다. 복면가왕 같은 쇼 프로그램이 전 세계 40개 나라에서 인기를 끌고 미국 FOX TV에서 공전에 히트를 하고 있다. 그런데 그러한 쇼를 개발한 나라는 한국뿐이다. 한국의 아이돌 레퍼/댄스가 자국인 미국에 이어서 차트 1등을 그리 많이 배출한 나라는 없다. 그들은 모든 분야에서 아주 열심히 맹렬히 잘 하고 있다.
우리가 가슴속에 꼭 기억 해둘 것이 있다. 나라 운명의 결정적 시기에 방향을 바꾼, 예를 들면 4.19나 6.3 사태는 우리 노년층이 한 것이 아니라 20대, 30대가 했다. 그들은 참으로 무섭고 똑똑하다.
미국에 사는 우리들, 특히 나같이 나이든 사람들의 굳어버린 머리로, 편향된 시각으로 강 건너불인 한국 이야기보다 내 발등의 불인 미국의 현재에 더 많은 관심과 대화를 갖자고 이야기 하고 싶다. 코로나19 불길이 언제 끝날 것인지, 불경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도전해 오는 중국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다음 대통령은 누구를 뽑아야 하는지 등등 말이다. 미국에 사는 우리들은 한국 이야기 특히 정치 이야기보다 우리 이야기에 관심을 더 두고 우리 이야기를 좀 더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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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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