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차민영 내과
우리 몸은 나이가 들면서 장기 기능들이 조금씩 떨어지게 된다. 대부분 심장이나 간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먼저 염려하겠지만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장기 중 하나가 바로 신장이다. 신장은 질환이 심해질 때까지 특별한 증상 없이 지내는 경우도 많다.
신장은 우리말로 콩팥으로도 불리며 좌우 하나씩 두 개가 있다. 신장은 혈액 내 노폐물을 걸러 소변으로 제 때 배출시키고 혈압 조절 등의 중요한 기능을 한다. 만성 신장 질환(Chronic Kidney Disease, CKD)이란 이러한 신장의 혈액 내 대사 폐기물을 걸러내는 능력이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서서히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최소 3개월 이상 사구체 여과율이 60ml/분 미만으로 저하된 경우 그리고 동시에 소변으로 단백질이 빠져나오는 단백뇨가 있거나 CT 촬영상 신장 이미지에 이상이 확인된다면 만성 신장질환으로 진단하게 된다. 사구체 여과율(GFR = glomerular filtration rate)이란 신장 기능 검사 중 하나로 정상수치는 90ml/분 이상이다. 만약 90 이하로 떨어지면 수치에 따라 만성 신장 질환 단계를 나눈다.
만성 신장 질환의 진단은 가장 먼저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한다. 신장에서는 우리 몸에 불필요한 물질인 혈액 요소질소(BUN: blood urea nitrogen)와 혈청 크레아티닌(serum creatinine)과 같은 노폐물을 계속 배출하면서 이러한 혈액 내 노폐물 수치를 낮춘다. 정상수치는 각각 BUN 7-25mg/dL, 그리고 크레아티닌은 0.7-1.2 mg/dL이다. 이보다 수치가 잠시 올라가는 것은 문제 없지만 이상수치가 계속 반복되어 나온다면 만성 신장 질환이 의심된다. 크레아티닌과 BUN 수치를 이용해서 앞서 언급한 사구체 여과율(GFR) 수치를 도출한다. 혈액 내 크레아티닌과 같은 배출되지 못한 소변 노폐물량이 많아지면 이에 따라 신장 기능수치가 내려가는 것이다.
만성 신장 질환으로 발전되면 환자에게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소변 양이 적고 소변에 거품이 많거나 붉은 색 또는 어두운 갈색이 보일 수 있다. 이유 없이 얼굴이나 손발이 붓거나 신장이 위치한 골반 쪽 통증이 반복되어 느껴진다거나 관절과 뼈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이 느껴진다면 곧바로 주치의를 찾아 신장 검진을 받아야 한다.
만성 신장 질환의 원인은 크게 세가지로 볼 수 있다. 첫번째는 pre-renal disease로 말 그대로 신장 질환 이전에 생긴 다른 질병으로 인해 기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심부전증, 간경화, 탈수 등으로 혈액이 신장으로 충분히 가지 못해서 문제가 생기게 된다. 혈액이 제대로 순환되지 않으면 신장에 손상이 가고 기능이 차츰 떨어지게 된다.
두번째 원인은 내인성 신장 질환(intrinsic renal disease)으로 신장 혈관이나 신장 조직에 생긴 질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신장 질환이다. 신장을 가장 많이 손상시키는 질병은 바로 고혈압과 당뇨병이다.
고혈압으로 인해 신장 혈관 압력이 일시적으로 올라가면 처음에는 혈관이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지만 오랜 기간 이런 높은 압력이 가해지면 신장 혈관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고 점차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한번 떨어진 신장 기능은 다시 되돌릴 수가 없다. 그리고 신장기능이 떨어질 때에 특별히 느껴지는 증상은 거의 없다.
당뇨병은 주로 신장 세포 구조를 바꾼다. 신장에서 중요한 세포가 변화되면서 해당 역할을 방해하고 신장 기능을 떨어뜨린다. 특히 조절이 안되는 고혈압과 당뇨를 동시에 가진 환자들은 신부전으로 빠르게 발전할 수 있어 깊은 주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만성 신장 질환을 일으키는 세번째 원인은 post-renal disease로 소변 배출을 방해하는 신장 결석이나 심한 전립선 비대증과 같은 질병이다. 결석은 신장이나 방광에 생긴 작은 덩어리가 소변 배출을 막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소변이 나가는 압력이 올라가고 신장에 부담이 생긴다. 이러한 증상을 치료하지 않고 방지하면 신장 기능이 떨어진다. 전립선 비대증은 전립선이 커져 배뇨장애가 생겨 마찬가지로 신장에 부담을 주고 신장 기능을 떨어뜨린다.
만성 신장 질환 관리의 관건은 바로 고혈압과 당 조절이다. 그래야만 원활한 신장 기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결석이나 전립성 비대증, 간경화, 심부전증을 제 때에 적절한 약물 등으로 치료하고 관리하지 않으면 만성 신장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치의에게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도록 권한다. 신장 건강을 미리미리 잘 챙겨야 신장 투석과 같이 힘든 치료 없이 건강한 노후를 지킬 수 있다. 문의 (213)480-77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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