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명문 사립대학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우수한 교육환경과 학생지원이다. 그리고 이는 풍부한 재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당연히 여기에는 졸업생들의 기부문화 정착과 기업이나 개인의 각종 기부가 큰 몫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레거시(legacy) 제도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모아진 돈은 각종 투자를 통해 수익을 만들어 내고 이는 대학 운영에 투입된다.
하버드대학은 무려 300억달러 넘는 돈을 굴리며 대학운영에 활용한다. 웬만한 대기업이 부럽지 않은 자금력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또다른 공통점은 스포츠팀이다. 그것도 대부분 디비전 1에 소속된 팀들을 운영한다.
대학스포츠, 그 중에서도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풋볼이나 농구 같은 디비전 1 경기는 그 인기가 프로경기 못지 않을 정도여서, 방송사들의 중계권료가 대단하다. 당연히 이들 팀을 이끄는 감독들은 엄청난 보수를 받는다.
그래서 명문대 스포츠팀들은 우수 선수 영입을 위해 뛰어난 기량을 보이는 고교 선수들을 발굴하는데 적지 않은 돈을 들이고 있다.
최근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서부 최고 명문사립인 스탠포드대학이 36개 스포츠팀 중 11개를 없애기로 한 것이다. 260억 달러 이상을 굴리며 미 최고 명문사립 위치를 지키고 있는 스탠포드 대학의 이번 결정은 스포츠계나 대학가에 엄청난 충격이다.
2020-2021학년 이후에는 클럽활동으로 전환하게 되는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비인기 종목이라 할 수 있는데 필드 하키, 남자배구, 남녀 펜싱, 레슬링, 스쿼시, 싱크로나이즈 수영 등이다. 하지만 이 종목은 사실 각종 국제대회에서 미국에 금메달을 선사하기도 했던 자존심의 상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결정이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역시 돈이다. 스탠포드 대학은 새 학년이 시작되면 약 1,200만달러의 적자를 예상했다.
그런데 경기침체에 더해 코로나까지 터지면서 두 배인 2,500만달러 적자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경제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향후 3년간 적자는 무려 7.000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최선책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었고, 지출이 큰 스포츠팀 구조조정이라는 칼날을 들이댄 것으로 보인다.
사실 미국의 상당수 대학이 적지 않은 재정부담에 놓여 있다. 코로나로 캠퍼스 폐쇄가 되면서 많은 대학들이 직원을 해고하고 임금 및 고용 동결 조치들을 취했다. 게다가 대학 재정을 보강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되던 중국 유학생 등 외국인 학생들의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연방정부는 느닷없이 온라인 강의만 듣는 유학생의 비자를 취소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고 1주일만에 철회했다. 대학 입장에서는 우는 아이 뺨 때리는 격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학비를 올릴 수도 없다. 이미 한 학기가 비정상적으로 운영된 상황에서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여론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스탠포드 대학의 결정이 다른 대학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비슷한 상황의 다른 대학들에게는 좋은 명분이 될 수 있다. 물꼬를 트는 게 어렵지 그 다음은 흘러가는대로 가면 된다.
지금 많은 대학은 아직도 올 가을학기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갈수록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는 상황이어서 대부분 대학들은 또다시 캠퍼스를 폐쇄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곧 대학의 추가 재정압박 요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 대학입시에 도전하는 학생들에게도 달가운 소식이 될 수 없다. 어려운 경제환경은 기업이나 대학만 겪는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연결돼 있다.
그리고 이런 환경은 학비보조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게 오히려 현실적일 것이다. 지원자는 어느 대학에 지원하고, 어떤 대학에 입학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지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어쩌면 입학사정에서 지원자의 재정능력이 전에 비해 더 많이 다뤄질 수도 있음을 우려할 수 있다.
물론 이 모든 게 걱정에서 나온 부정적 시나리오고, 하루 속히 코로나 사태가 종식돼 경제활동이 정상화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활기 넘치는 캠퍼스가 다시 열리고, 대학들도 위기를 극복해 미국이 자랑하는 양질의 대학교육의 영속을 바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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