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태경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
복강경 수술 상처 작고 회복 빨라, 합병증 등 개복 수술과 차이 없어
▶ 심뇌혈관 질환 있는 위암 환자, 위암·심뇌혈관 동시 치료 효과
하태경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는 “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발병하는 암 가운데 하나인 위암은 조기 발견만 한다면 70% 정도는 개복이 아니라 복강경으로 수술한다”고 했다. [한양대병원 제공]
위암에 걸리면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하지만 위암을 조기(1기)에 발견하면 70% 정도는 복강경으로 수술할 수 있다.
‘위암과 고도 비만 수술 전문가’ 하태경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를 만났다. 하 교수는 “위암 진단을 받은 환자 가운데 심뇌혈관 질환을 앓았거나 위험성이 높을 때 위절제수술을 받으면 위암도 완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사망 원인 2,3위에 오른 심ㆍ뇌혈관 질환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위암 수술은 어떻게 하나.
“위암은 환자 개개인의 특성과 질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내시경과 복강경 치료, 수술, 항암화학요법 등을 적절히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1기 위암이거나 위절제수술을 하기에 위험하다면 소화기내과에서 내시경으로 치료한다. 하지만 수술을 해야 한다면 외과와 긴밀히 협진해 환자 맞춤형 수술을 진행한다.
수술은 통증과 합병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70% 이상의 환자에게 2~3시간 정도 걸리는 복강경수술을 시행한다. 개복 수술을 한다면 명치부터 배꼽 아래까지 20㎝ 이상을 절개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이 심하고 회복도 느려 일상 복귀가 더딜 수 밖에 없다. 최근에는 지름 0.5~1.2㎝ 정도의 구멍을 4~5개 내서 시행하는 복강경 수술이 보편화되고 있다. 초기 위암 환자뿐만 아니라 진행성 위암 환자에게도 시행하고 있다.
복강경 수술은 개복 수술과 비교해 적은 통증, 작은 상처, 빠른 회복(1주일 정도), 낮은 합병증 및 사망률 등이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최근 대한복강경위장관연구회(KLASS) 연구에 따르면 위암의 복강경 수술이 모든 병기(病期)에서 생존율ㆍ사망률ㆍ합병증 발생률 등에서 개복 수술과 차이가 없거나 더 뛰어났다.
진행성 위암의 수술적 치료는 위암과 충분한 거리를 두고 위를 절제하고 동시에 광범위한 림프절 절제술을 진행한다. 이 수술은 고령 및 전신 상태가 좋지 못한 환자에서는 수술 후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아 수술을 꺼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령 및 동반질환이 많은 고위험 진행성 위암 환자도 복강경을 이용한 표준적 수술 치료 및 보조 항암화학 요법을 하는 사람이 많아져 생존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위절제수술을 언제 시행하나.
“위암의 5년 생존율은 1기(조기) 초반이라면 98%를 완치할 수 있다. 2기는 70%, 3기는 30~50%, 4기는 10~20%다. 따라서 가능한 한 위암을 조기 진단해 치료해야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재발하더라도 추가 수술이나 항암화학요법으로 완치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므로 치료를 주저하거나 미뤄서는 안 된다.
1기 위암인 경우 70% 정도는 복강경 수술로 치료한다. 하지만 암종이 크고 뿌리가 깊어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거나 내시경으로 절제한 위암의 조직검사에서 재발 위험성이 높거나, 특히 위암 세포의 악성도가 높거나, 림프관에 암세포가 침범해 재발 위험도가 높으면 빨리 위절제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진행성 위암이라면 위절제수술로 암과 주변 림프절을 충분히 제거해야만 재발률을 줄일 수 있고 완치가 가능하다.
위절제수술은 위험하지 않고 안전한 치료법이다. 특히 복강경을 이용한 위절제수술은 합병증도 거의 없고, 일상생활 복귀가 빨라져 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좋다. 최근 한양대병원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위암 및 소화성 궤양에 의한 위절제수술을 시행한 환자 13만명을 대상으로 24년간 추적 관찰한 자료를 메타 분석한 결과, 위절제수술을 받은 환자에서 심혈관 질환 위험이 11% 줄었고, 심혈관질환 발생률과 사망률도 각각 34%, 7%가 감소했다. 또한 뇌혈관 질환에 의한 뇌경색도 27% 줄었다. 이는 위절제수술이 위암 치료뿐만 아니라 국내 사망 원인 2, 3위에 오른 심ㆍ뇌혈관 질환도 같이 줄일 수 있다는 유의미한 결과를 의미한다. 이런 효과는 수술 후 환자의 식습관 변화, 생활패턴 호전, 규칙적이고 정기적인 운동과 검진 등을 통해 질병 위험도 및 사망률을 줄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밝혀지지 못한 원인ㆍ내분비 변화ㆍ장호르몬ㆍ장내 세균 변화ㆍ내장신경 조절ㆍ비타민 및 담즙 기능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수술 후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나.
“위절제수술 후 음식 및 식습관에 대해서 영양사 및 전문가와 상담과 교육을 통해 궁금증을 풀 수 있고 이를 통한 음식 조절과 식습관 교정을 시행해야 수술 후 합병증과 재발을 낮출 수 있다. 무엇보다 위절제수술을 받은 환자는 절대로 과식해서는 안 된다. 또한 음식을 잘게 부수는 일을 하던 위의 기능을 치아가 대신해야 하므로 천천히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음식을 씹어서 갈아 만든 후 삼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치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위암의 여러 원인 중 예방적 측면에서 본다면 체중 조절 및 헬리코박터균 감염 예방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흡연ㆍ짠 음식ㆍ과음ㆍ불규칙한 식사 등을 피해 발암 물질의 반복적인 노출을 피하고 육류와 우유, 신선한 채소 및 과일 등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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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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