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달 뒤 완공…도서관·세미나실·회의실 등은 연말 오픈
▶ 5인 이사회 곧 구성… 건물관리·프로그램 디렉터 상주, 정관·운영수칙 마련 시급…프로그램 개발도 역점 둬야
■한인커뮤니티센터 시대, 청사진과 향후 과제
워싱턴 한인사회의 꿈이 이루어졌다. 숙원사업이었던 ‘내 집 장만의 꿈’, 한인커뮤니티센터를 마련하고 이제 집 단장을 비롯해 앞으로 펼쳐진 행복한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집을 잘 관리하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한인사회에서 마련한 ‘우리 집’이 혹시라도 짐이 되거나 불화를 키우는 일이 없도록, 커뮤니티센터의 청사진과 과제를 진단해본다. <유제원 기자>
495벨트웨이에서 236도로(Little River Tnpk)로 빠져 3마일, 애난데일 중심가를 지나면 한인커뮤니티센터 건물(6601 Little River Tnpk. Alexandria)을 만날 수 있다. 395도로에서도 서쪽으로 불과 1.5마일 거리에 위치해있다. 아직 ‘한인커뮤니티센터’라는 간판이 달려있지는 않지만 오른편 길가에 위치해있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개요
1977년 지어진 이 건물은 지하층 없이 지상 4층, 3만3,612스퀘어피트 규모로 주차는 건물 뒤편 데이케어 주차장까지 포함하면 130대 이상 가능하다. 토마스 제퍼슨 과학고등학교와 연결되어 있어 필요할 경우 학교 강당이나 주차장을 이용할 수도 있다. 건립준비위원회는 이 건물을 지난해 12월 30일, 390만 달러에 구입했다. 모금을 통해 마련한 현금 235만 달러에 150만 달러를 융자받아 구입했으며 융자는 1년 6개월간 2%의 이자만 내는 오너스 파이낸싱으로 마련했다. 건립준비위에서 마련한 모금총액은 277만여 달러로 건물구입을 하고 남은 42만여 달러는 건물보수 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4층 건물 가운데 2층과 3층을 한인커뮤니티센터로 사용하고 1층과 4층은 임대한다. 현재 학원, 법률사무소, 보험회사 등 9개 업체가 입주해있으며 월 3만여 달러의 임대수입을 통해 건물관리, 보수, 융자 이자 등을 충당하고 있다. 매월 2만~2만5천여 달러의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임대수익을 통해 아직까지는 추가비용 없이 자체적으로 건물관리가 가능하다.
#누가 운영·관리를 담당하나?
건물구입과 동시에 건립준비위원회는 해체되고 황원균 간사가 임시운영위원장을 맡아 한인커뮤니티센터(KCC, Korean Community Center) 이사회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
이사회는 10만 달러 이상 기부자인 최병근, 최상권, 김태환, 황원균 그리고 중앙장로교회에서 추천하는 한 명 등 5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며 이사회에서 건물관리 매니저와 프로그램 디렉터를 고용한다. 이들 2명의 유급직원이 커뮤니티센터에 상주하게 되며 건물관리매니저는 임대사업은 물론 건물관리/보수 등 일반적인 건물관리 업무를 맡게 되고 프로그램 디렉터는 한인커뮤니티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 펀딩까지 담당하게 된다.
#2층에 300명 규모 대강당·회의실·주방
커뮤니티센터의 가장 중요한 장소가 될 대강당은 2층에 마련된다. 3개의 사무실 공간을 하나로 터 300명 규모의 대강당을 만들고 조리가 가능한 주방을 비롯해 100여명 규모의 회의실이 마련될 예정이다. 현재 페어팩스 카운티에 구조변경을 신청한 상태로 앞으로 두 달 내로 공사를 마무리해 올해 광복절 행사는 이 곳에서 열릴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대강당과 회의실 등을 포함 2층 사용면적은 5,776스퀘어피트다.
#3층에 세미나실·도서관·사무실·회의실
3층에는 30명 규모의 세미나실 4개와 도서관 그리고 6개의 사무실과 공동회의실 등이 들어선다. 3층 사용면적은 4,016스퀘어피트다. 2층 공사가 마무리된 다음 3층 공사가 시작되는 만큼 전체 개관은 올해 말이나 가능할 전망이다.
사무실이 없는 한인단체들이 저렴하게 입주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지만 여러 단체가 한 사무실을 공유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황원균 임시위원장은 “한인사회의 정성으로 마련된 커뮤니티센터인 만큼 한인들에게 우선적으로 제공되지만 이름뿐인 단체가 아닌 실제로 활동하고 있는 단체를 중심으로 신청을 받는다”고 말했다. 또한 재외동포재단과 페어팩스 카운티에서도 사무실 임대를 문의하고 있다고 했다.
#1층과 4층은 임대
1층은 로비를 제외한 공간이 크지 않아 현재 입주 업체들이 그대로 유지되며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2층의 학원을 제외한 다른 임대 사무실은 모두 4층으로 옮긴다. 한인커뮤니티센터가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전부 운영되기 전까지는 임대수입이 필요한 만큼 우선 2층과 3층만 사용하면서 앞으로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후원자 명단은 어디에?
커뮤니티센터 건립을 위해 십시일반 정성을 보탠 후원자 명단은 건물 1층 외벽이나 화단에 조형물을 설치해 기념한다는 계획이다. 건물내부에 설치하는 것보다 외부에 마련할 경우 지나는 길에 손쉽게 들러볼 수도 있고 앞으로 2차 모금이 진행될 경우 후원자 명단을 추가하기도 쉽다는 판단이다. 액수와 상관없이 천여명의 후원자 이름이 모두 새겨질 예정이며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될 예정이다.
#과제와 전망
-이사회 구성, 적임자 찾기 어려워
이사회 구성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현실적으로 고액 기부자를 중심으로 구성할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비영리단체라 하더라고 재정문제를 비롯해 전문성이 필요하다. 이사가 된 기부자들에게 책임을 강요하기도, 운영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불편한 상황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다른 적임자를 찾기도 힘들다는 것이 당면한 과제다.
또한 운영의 원칙을 세우는 일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있다. 앞으로 대강당 사용이나 단체 사무실 임대를 두고도 공연한 구설수에 휘말릴 우려가 있는 만큼 KCC 정관이든 운영수칙이든 원칙을 바로 세울 필요가 있다. 한 관계자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명시해 놓는 등 첫 단추를 바로 끼워야 소모적인 논쟁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커뮤니티센터 건립의 역사를 돌아보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도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가는 경험을 했던 만큼 이제는 건물도 마련된 상황에서 똑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다소 번거롭고 일정이 지체되더라도 보다 신중하고 투명하게 한발 한발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프로그램 운영에 센터의 미래가
아직까지는 내부공사에 집중하고 있어 운영 프로그램까지는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프로그램 디렉터를 고용해 운영에서부터 펀딩까지 한 번에 해결한다고 하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거두기는 힘들다. 또한 그만큼 유능한 디렉터를 찾을 때까지는 사실상 방치될 수밖에 없는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될 가능성도 크다.
커뮤니티센터의 핵심은 건물이 아닌 내용,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역할을 다하지 못할 경우 그저 한인사회 기금으로 임대사업만 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또 한인들의 참여를 위해 지금까지는 공청회나 단체장 회의 등 다소 형식적이었던 행사에 그쳤다면 이제는 공모전이나 온라인 이벤트 등 보다 많은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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