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이야기…여름철에 볼 만한 영화들
섬에서 벌어지는 10대들 사랑, 히트작 ‘피서지에서 생긴 일’
▶ 베니스 여행 중의 짧은 사랑, 캐서린 헵번 주연의 ‘여정’…호숫가 댄스 인상적인 ‘피크닉’
더위 싹 잊게 하는 공포물 ‘조스’ 흑인들의 사랑과 꿈과 질투 그린 민속 오페라 ‘포기와 베스’ 대표적
‘피크닉’에서 윌리엄 홀든(왼쪽)과 킴 노백이 ‘문글로우’에 맞춰 슬로 댄스를 추고 있다.
조스가 상어 사냥꾼 로버트 쇼를 집어 삼키고 있다.
며칠 후면 여름이 본격화 되는 6월이다. 여름철을 맞아 제목에 여름을 뜻하는 ‘summer‘가 들어갔거나 내용이 여름철에 일어나는 볼 만한 영화들을 소개한다.
여름영화하면 대뜸 생각나는 것이 그림같이 아름다운 메인주의 피서지 섬에서 일어나는 철없는 두 10대의 사랑을 그린 ‘피서지에서 생긴 일’(A Summer Place·1959)이다. 두 10대로 모두 예쁘장하게 생긴 샌드라 디(가수 겸 배우였던 바비 다린의 아내)와 트로이 도나휴가 나온다. 10대의 임신을 다뤄 논란거리가 됐던 영화로 경치가 아름답기 짝이 없는데 특히 맥스 스타이너가 작곡한 푸른 파도의 출렁거림을 절묘하게 묘사한 주제곡이 전 세계적으로 빅히트했다.
▲ ‘여정’(Summertime·1955)
여름 베니스를 무대로 일어나는 맺지 못할 사랑의 얘기로 어른들을 위한 아름답고 고적한 로맨스영화다. 대하극 ‘아라비아의 로렌스’와 ‘크와이강의 다리’를 만든 데이빗 린 감독.
몇 년째 푼푼이 모은 돈으로 여름방학을 맞아 베니스로 혼자 여행 온 오하이오주의 노처녀 초등학교 사무직원(캐서린 헵번)이 병약한 아내와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는 골동품상 주인(로사노 브라지-제2의 발렌티노라 불렸다)과 달콤하고 짧은 로맨스를 꽃 피운 뒤 귀국한다. 산마르코광장 등 베니스의 관광면소를 샅샅이 찾아다니면서 찍은 촬영과 연기와 음악 등이 모두 보기 좋은 영화다.
▲ ‘피크닉’(Picnic·1955)
여름 캔사스주의 한 작은 마을을 무대로 이 동네 유지의 아들(클리프 로벗슨)과 학교 동창인 떠돌이(윌리엄 홀든)가 도착하면서 동네 여자들의 가슴에 연모의 불길을 지펴준다.
떠돌이와 로맨스를 불사르는 여자가 얌전하나 무르익은 마지(킴 노백)로 마지는 유지 아들의 장차 아내감. 음악 ‘문글로우’에 맞춰 저녁 호숫가에서 홀든과 노백이 추는 슬로 댄스가 선정적이다. 윌리엄 인지의 퓰리처상 수상 희곡이 원작.
▲ ‘바디 히트’(Body Heat·1981)
연일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플로리다주. 머리가 약간 천천히 돌아가는 변호사(윌리엄 허트)가 무르익어 터질 것 같은 자극적인 요부(캐슬린 터너)의 육체와 음모에 휘말려들어 여자의 남편을 살해한다. 화끈한 치정살인 필름 느와르로 두 간부가 대낮에 정사를 치르고 침대에 벌렁 누워 천장에서 돌아가는 선풍기 바람에 정염의 후유증을 식히는 모습이 질식할 것처럼 후덥지근하다.
▲ ‘지난 여름, 갑자기’
(Suddenly, Last Summer·1959)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이 원작인 심리 미스터리 드라마. 뉴올리언스의 부잣집 마님(캐서린 헵번)과 그의 정신분열증자인 질녀(엘리자베스 테일러) 그리고 질녀를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몬고메리 클리프트)의 드라마로 세 배우의 연기가 눈부시다. 동성애를 다룬 이색적 작품으로 흑백촬영이 좋다.
▲ ‘길고 뜨거운 여름’
(The Long, Hot Summer·1958)
미시시피주의 대농장을 경영하는 바너(오손 웰즈)의 가정에 젊고 잘 생긴 뜨내기(폴 뉴만)가 들어와 가족의 부자간 갈등에 끼어들면서 이 집의 아름다운 딸(조앤 우드워드-뉴만의 실제 아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윌리엄 포크너의 단편소설들의 내용을 혼합했다.
▲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Cat on a Hot Tin Roof·1958)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이 원작. 뜨거운 여름철 암으로 죽어가는 미 남부의 대농장주(벌 아이브스)를 둘러싸고 농장주의 아들(폴 뉴만)을 제외한 온 가족이 이권 다툼을 벌인다. 뉴만의 아내로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나온다.
▲ ‘여름’(Summer·1986)
프랑스의 명장 에릭 로머의 상쾌한 코미디 드라마로 로머의 6편으로 구성된 ‘코미디와 격언’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
까다롭고 변덕스런 성격의 파리 여성 델핀이 여름 휴가철에 달랑 혼자 도시에 남아 우왕좌왕 하다가 비아리츠 인근 마을에서 신비한 초록광선을 목격한다. 라스트 신이 감동적인 베니스영화제 대상 수상작.
▲ ‘포기와 베스’(Porgy and Bess·1959)
조지 거쉬인이 작곡한 흑인들의 삶과 사랑을 그린 뮤지컬. 가난한 흑인들의 사랑과 꿈과 질투를 그린 민속 오페라로 시드니 포이티에와 도로시 댄드리지 주연. 새미 데이비스 주니어 조연. ‘서머타임’ 등 주옥같은 노래들이 많이 나온다.
▲ ‘복날 오후’(Dog Day Afternoon·1975)
알 파치노가 복날 자신의 동성연인(존 카제일)의 성전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브루클린의 은행을 턴다. 실화로 시드니 루멧 감독. 오스카 각본상 수상.
▲ ‘조스’(Jaws·1975)
여름 휴가철 피서 인파로 복작대는 뉴잉글랜드 해변마을에 식인 상어가 출몰하면서 불난리가 일어난다.
존 윌리엄스의 음악이 오스카상을 탔다. 개봉 45주년을 맞아 3시간짜리 부록이 담긴 블루-레이 특별 콤보 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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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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