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19는 연탄가스를 연상케 하는 일면이 있다. 주로 연탄으로 보온과 취사를 하던 무렵, 날이 쌀쌀해지면 연탄가스 중독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시골서 도회지로 유학 온 가난한 자취생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다행히 일찍 발견되면 온 이웃들이 몰려나와 가스에 취해 늘어진 일가족을 끌어내고 동치미 국물을 떠먹이며 난리를 쳤다. 연탄가스로 불리던 일산화탄소는 무색 무취 무미의 소리 없는 살인자였다.
코비드-19는 소리 없는 저산소증이 살인무기중 하나다. 몸에서 조용히 산소를 빼 숨을 거둬간다. 호흡곤란과 흉부압박 등 비상 경고등이 켜지기 직전까지 환자가 감지하지 못하는 예가 많다고 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지가 전하는 노르웨이의 케이스 하나-. 자가치료 중이던 코비드-19환자의 호흡이 가빠졌다는 연락을 받고 의료진이 방문했다. 환자는 의자에 앉아 미소를 지어보였다. 편안해보였다. 혈중 산소 수치를 재본 의료진은 깜짝 놀랐다. 다시 한 번 쟀다. 결과는 같았다. 혈중 산소는 90% 이상이 돼야 정상인데 이 환자는 66%. 이 정도면 쇼크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한다. 급히 응급실로 실려 갔지만 이 때면 통과가 어려운 좁은 해협에 들어선 것과 같다고 한다.
코비드-19는 기본적으로 호흡기 질환이다. 중증 급성호흡기 질환인 사스와 비교해 설명되기도 한다. 코비드-19는 폐를 공격해 폐렴을 일으키거나 폐에 구멍을 내기도 한다. 많은 환자들에게는 그게 최악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호흡기뿐 아니라 많은 장기가 공격당하고 있다. 전신에 발진이 생기는가 하면 핏떡이 뇌혈관을 막기도 한다. 독일의 한 대학병원에서 숨진 코비드-19 환자들을 검시한 결과 코로나바이러스가 뇌, 인두, 심장, 간, 뇌, 콩팥 등 다양한 장기에서 발견됐다고 CNN은 전했다.
호흡기 외 다른 장기에서 발견된 코비드-19 증상은 ‘괴질’로 보도됐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괴질은 아니다. 면역 체계와 미생물의 세계를 아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다른 장기들이 손상되는 원인 중 일부는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으로 설명되고 있다. 사이토카인은 세포와 세포 사이의 정보를 전달하는 연락병. 단백질 성분으로 되어있다. 특히 인체에 해로운 균이 침입했을 때 공격당한 세포는 사이토카인을 만들어 면역세포에게 긴급 구호를 요청하게 된다.
이 때 사이토카인이 너무 다량으로 분비돼 폭풍 수준이 되면 대식세포 등 면역 물질은 부딪히는 것마다 공격하게 된다. 과잉면역 반응 때문에 혈관, 간, 콩팥 자체가 공격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뿐 아니라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가 침공했을 때도 몸 안에 이런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하지만 코비드-19 증상을 모두 사이토카인 폭풍만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중국에서는 코비드-19 환자 5명중 한 명은 심장도 공격을 받았다고 한다. 바이러스 때문에 폐의 산소공급에 문제가 생겨 산소를 피에 실어 날라야하는 심장에 과도한 부담을 준 것이 원인이라는 설이 있다. 그런가 하면 바이러스 침투에 필요한 세포의 입구 단백질 성분이 폐와 심장이 같기 때문에 코로나가 심장을 직접 공격했다는 분석도 있다. 치킨 팍스와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 등의 바이러스들이 직접 심장을 공격한 예가 있다고 한다.
코비드-19에 감염된 젊은 층들에게 발생하고 있는 뇌졸중의 원인인 혈전, 핏떡의 생성 원인은 이미 160년 전에 규명됐다고 한다. 혈관이 감염 등의 원인으로 손상돼 이를 치료하기 위해 스스로 단백질을 내거나, 너무 오래 병원 침대에 누워 지내 혈류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것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코비드-19로 인한 핏떡 발생은 아직 그 원인이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미 혈액학회에서 치료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서고 있다.
어린이들에게서 20대 청년층에도 퍼져나간 피부 발진 문제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직접 공격 때문인지, 바이러스 때문에 작동된 면역체계가 적정하게 반응한 것인지, 아니면 사이토카인 폭풍에 의한 과잉반응 때문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코비드-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내려졌던 조처들이 속속 풀리고 있다. 하지만 코비드-19는 아직 의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부분이 너무 많다. 한 가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것은 바이러스가 인간을 공격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온갖 증상들이 지금 한꺼번에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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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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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원님은 연탄을 예로 들었는데 난 트럼프공화당이 연상되는군요, 겉은 멀쩡한데 어느누구가 보아도 믿음직하고 말 잘하지 키도 크고 돈도 있고 TV에나오서 인끼도 있지 ..어느것하나 빠질것같지않은..하지만 그의입에서 나오는말 머리로 짜내는 생각 일 처리방식.. 모르는게 없고 입만열면 거짓말에 차별에 보복 협박 비웃고 깔보고 여자알기를 노리개정도로 소수민족 가난한자 병든자들은 안중에도 없고..이정도면 코로나가 겁이나서 피해갈수있을만한 위인이라해도 손색이없는 속과 겉이 너무도 다른 트씨가아닌가한다, 그러니 미쿡이 이모양 이꼴로되어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