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일간의 ‘돌발잠적사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은 엉뚱하게도 북한 땅을 탈출해 남한으로 온 태영호, 지성호 씨다. 두 사람이 말실수(?) 때문에 권력이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수난을 당하고 있으니 망측스러운 헤프닝이 아닌가.
권력을 세습받은 김정은과 그 여동생이 북한 전역에서 모인 인민대의원 대회를 갑자기 이틀이나 연장하고 더군다나 ‘태양절’(4월15일 김일성 생일) 참배를 예고 없이 걸렀으니 관련국들의 비상한 관심을 끈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 특이한 사건을 놓고 한국 정부는 “이상 동향이 없다”고 강조하는 가운데 미 CNN을 비롯한 세계 각국 언론들은 스모크 아웃(Smoke Out)을 시작했다.
스모크 아웃은 위험을 느낀 곰 따위의 짐승들이 굴 속에 들어가 나오지 않으면 연기를 불어넣어 튀어나오게 하는 수법이다. 김정은이 행방을 감추고 나타나지 않자 각 언론들은 스쿱(Scoop) 본능(단독 특종기사)까지 작동하여 더욱 취재에 열을 올렸다. 그런 와중에 김정은 사망설, 위독설, 코로나19 도피설 심지어 내란설, 후계자 추측까지도 보도되기에 이르렀던 것 같다. 미 대통령과 국무장관 등은 김정은의 근황에 자신 있는 언급을 보류할 정도였다.
그런데 어찌해서 태영호, 지성호 두 탈북 신인 정치인 기자회견 내용이 “근거도 없이 사망설, 위독설을 주장했다”라며 여권의 격렬한 비난을 받고 있는건지 납득이 잘 안된다. 이들이 북한을 떠난지 오래 되었다고는 하나 태영호 씨는 바로 얼마 전까지 북한의 주요 상대국 영국 주재공사로 근무했던 장본인이다.
특히 미, 일 언론들이 이 두 사람을 회견 대상으로 꼽아 김정은의 행방이나 건강상태 등을 물었을 것이다. 이 두 사람은 느낌대로 김정은이 사망했을 수도 위독한 상태 일수도 있다고 단언했는데 이 판단이 격렬한 비판을 받다니 무슨 영문인지 이해가 어렵다. 이들의 회견 내용이 국민을 선동하고 불안을 야기시키고 지나쳤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추측을 남발한 미국, 일본 언론이나 관리들에게 먼저 항의를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닌가.
태영호, 지성호 두 당선자는 외신들에게 자진해서 공식 논평이나 성명 발표를 한 것이 아니고 단순히 기자들의 질문에 의견을 피력했을 뿐이 아닌가. 다른 정치인의 회견이나 발표 내용을 외면하고 이들에게만 근거 없이 지나친 발언을 했다고 몰아세우는 것은 왠지 표적 공세로만 보인다. 엄혹한 폐쇄사회인 북한 문제 논평에 근거를 대라니 왜들 이렇게 흥분하는 건지 속내를 모르겠다.
태영호, 지성호 씨는 이번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선출되었다. 북한 현장 감각을 충분히 체득하고 속속들이 내막을 파악할 수 있는 인물들이다. 따라서 대북 정책 수립이나 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여건을 갖춰주어야 할 책무가 있지 않은가. 심지어 태영호, 지성호 두 사람의 간첩활동까지도 의심한다는데 이렇게까지 소인배 같은 치졸한 학대 모략까지 가하다니 북에서 남으로 넘어오려던 사람들도 발길을 되돌릴 것 같아 유감이다.
중국 국민당과 공산당이 대립하던 시절 중도파 군벌 장쭤린, 장학량 부자가 회담에 참석했던 장개석을 체포해 모택동에 바친 사례가 있었다. (1936년 서안 사건) 모택동은 장개석을 즉시 풀어 주었다. 국민당과 미국의 힘을 빌려 일본을 제압하고 나서 대륙을 석권하자는 속셈이었고 그 책략이 그대로 들어맞았다. 우리 남한도 태영호, 지성호 같은 탈북자들을 통 큰 아량으로 대하고 슬기와 지혜를 모아 화합해 가는 덕을 베풀며 멀리 내다보는 정치를 충고하고자 한다.
김정은이 나타난 지 이틀 만에 북한은 비무장지대 초소(GP)에 기관포 총격을 가해왔다. 우리 국방부는 해명을 요구하는 전통문을 보내고 나서 북측의 해답을 듣기도 전에 ‘우발적 사건’이라고 서둘러 감싸기에 급급한 듯한 논평을 냈다. 웃기는 태도 아닌가. ‘북조선 언론매체 메아리’는 “남조선 보수 세력들이 가짜 뉴스를 늘어놓아 사회를 혼란시키고 있다”라며 비아냥거렸다. 태영호, 지성호 두 사람을 더욱 궁지에 빠뜨리려는 선동이다. 아마 김정은은 지금쯤 20일간의 잠적으로 인민들의 관심을 외부로 돌리는 심리전에 승리했다며 한껏 자축하고 있을 것 같다. 참배 불참, 도깨비 잠적 내막에는 침묵일관이다.
문재인 정부가 가능한 한 북측과의 충돌을 피해 가려는 의도를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지나친 양보와 미소 전술은 순식간에 휩쓸려 버리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여야를 떠나 태영호, 지성호 두 당선자는 우리 정치계가 잘 보호해야 한다. 현재 남북관계는 꽉 막혀 한 치 앞도 내다 보이지 않는다.
(571)326-6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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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용 / 전 한민신보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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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댓글에 강력히 동의한다 미주한국일보는 기고자들 정리를 좀 할 필요가 있다 지금이 어느 땐데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를 하는 사람들로 오피니언 칸을 채우고 있는지 원... 태영호 지성호가 단순히 의견을 말한 게 아니고 "확신에 차" 얘기한 걸 모르는가? 책임있는 자리에 있으면 책임있게 행동해야 하고 그러지 못 해 비난하는 것이지 탈북자 탄압은 아니지 않나?
대한 자유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나, 국회의원은 책임 있는 자리로 "확실하지 않은 정보를 마음껏 발설하며 국민들에게 혼란을 부추길 자격까지 마음껏 주어진 자리가 아니다”. 2) 태영호, 지성호 너희는 정신 건강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99% 장담한다 위대한 대한민국이 태영호, 지성호 너희들에게 "무책임한 가짜뉴스를 남발하라고 국민이 내려준 자리가 아님을 분명하게 각성해야 한다" "더 진중하고 무한한 책임을 져야하는 자리임을 명심해야 한다" 만약에 스스로 역량이 부족함을 느꼈다면 지금도 늦지 않았다 아까운 국민세금 축내지 말라
1) 오피니언을 하려면 제대로 균형잡힌 역할을 하고, 괜히 "미주한국일보"의 지면을 더 이상 낭비 하지 말기를 바란다. "태영호·지성호, 건질 것 없는 '자칭' 대북 전문가” "태영호·지성호 당선인 등 탈북 출신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 정치인들이 내놓았던 말들은 보기 좋게 빗나간 부분에 대해서는 당신은 왜 한마디도 못하나? "대체 어떠한 정보를 근거로 그런 예측을 했는지 알고 싶지도 않다" "다만, 그런 엉터리 정보로 인해 국내외에 혼란을 부추겼다는 점에 대해 분명한 자성이 있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은 북한과 달리 이념과 표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