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1분기 실적
8개 은행 순익 47%↓
▶ 자산·예금·대출 등도 한자리 수 성장 그쳐 2분기 전망도 암울
한인 은행권이 올해 1분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권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면서 자산, 예금, 대출 등 주요 외형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순익도 두 자릿수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은행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부실대출(채무 불이행) 급등에 대비, 대손충당금을 대폭 쌓으면서 순익에 직격탄을 맞았다. 손실을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대손충당금은 순익을 깎아먹는 대표적인 요소다. 또한 한인은행들이 법인세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대출 수요가 감소하고 이자와 비이자 수익이 압박을 받는 반면 인건비와 이자비용, 부실대출에 따른 대손충당금 등 각종 경비와 순익 감소 등 악재가 늘면서 우려했던 실적 둔화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도표 참조>
미 서부지역에서 영업하는 8개 한인은행이 지난 1일까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보고한 2020년 1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1분기 총 순익 규모는 4,388만달러로 전년 동기인 2019년 1분기의 8,269만달러에 비해 무려 46.9%(3,881만달러)나 감소했다. 올 1분기에 8개 은행 중 자산규모 1, 2위인 뱅크 오브 호프와 한미은행의 순익이 각각 36.1%와 84.0% 감소한 것을 비롯, 우리 아메리카, 퍼시픽 시티 뱅크, 오픈뱅크 CBB 은행 등 상위 6개 은행의 순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US 메트로 은행과 유니뱅크만 전년 동기 대비 순익 증가를 보였다.
한인 은행권은 지난 5분기 연속 분기별 순익에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한인은행들은 자산, 예금, 대출 등 주요 경영 지표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소폭의 성장세를 달성했지만 지난 수년간의 두 자릿수 성장세가 이제는 한 자릿수로 줄어드는 등 외형 성장세도 둔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올 1분기 현재 8개 한인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288억6,589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276억9,312만달러에 비해 4.2%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뱅크 오브 호프가 자산규모 160억달러를 넘었다. 우리 아메리카가 자산 규모 20억달러, 오픈뱅크와 CBB 은행은 각각 자산규모 12억달러, US 메트로 은행은 자산규모 5억달러를 각각 넘었다. 전년 대비 자산 증가율에서는 US 메트로 은행이 30.6%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오픈뱅크(12.3%), 유니뱅크(11.8%)가 각각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한미은행은 유일하게 자산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한인은행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예금고의 경우 8개 한인은행의 총 예금고는 234억8,415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227억7,486만달러에 비해 불과 3.1% 증가했다. 예금 부문에서도 US 메트로 은행이 전년 동기 대비 32.1%의 가장 높은 성장세를 이뤘으며 이어 유니뱅크(14.7%), 오픈뱅크(13.2%) 순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한미은행과 CBB 은행은 예금고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9%와 6.4% 감소했다.
8개 한인은행들의 총 대출 규모는 229억9,748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219억645만달러에 비해 5.0% 증가하며 자산, 예금, 대출 3개 부문 중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월가와 금융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여파가 올해 2분기에는 올해 1분기 보다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한인은행들의 실적은 2분기에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2분기에도 추가로 대손충당금 비용과 손실처리 비용을 실적에 반영해야 하고 코로나19 사태로 대출의 상당부분을 조정해주면서 이자 수익 등에서 타격이 예상된다.
여기에 예금고 경쟁에 따른 이자 비용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방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내리면서 이자 수익을 포함한 전체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악재다. 인건비와 예금이자 등 각종 비용은 늘어나고 대출 수요 감소 및 부실 대출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인은행들은 녹록치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 일제히 강력한 경비 절감 노력과 함께 대출 및 예금고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올해 2분기에 얼마나 향상된 실적을 낼 수 있을지 여부가 부진한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편 신한 아메리카 은행과 하와이 주에 본점을 둔 오하나 퍼시픽 은행은 지난 1일까지 FDIC에 은행 실적을 제출하지 않았다. 또 한미은행도 FDIC에 은행 부문 실적을 제출하지 않아 은행의 지주사 실적으로 대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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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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