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다시 열릴 때 취업전선 제일 앞줄에 실직한 미국인들 설 수 있게”
▶ 로이터·AP “임시 외국인 노동자 예외…시민권자가 자녀·배우자 데려오는 건 허용”
블룸버그 “초안엔 90일로 명기…IT노동자, 미국인 대신 않는다는 증명서 갱신해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일자리 보호를 위해 영주권 발급을 중단하는 이민 제한 정책을 60일간 실시한다고 밝혔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기한 연장 여부는 경제 상황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이르면 22일 서명할 예정이다.
또 미국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이민 관련 조치를 추가로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전진함에 따라 우리는 더더욱 미국 노동자를 보호하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이민 중단은 미국 시민의 중대한 의료 자원을 보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명령은 오직 영주권을 신청하려는 개인들에게만 적용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민 중단 조치를 통해 미국이 (코로나19 셧다운 후) 다시 열릴 때 취업전선의 제일 앞줄에 실직한 미국인들이 설 수 있게 도울 것이다.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러스로 실직한 미국인들의 자리가 해외에서 흘러들어온 새로운 이민 노동자로 대체되는 것은 잘못이고 부당한 일일 것이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밤 트윗에서 미국 이민을 금지하고 미국의 일자리를 보호하겠다고 밝혀 대대적인 이민 금지 정책이 발표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일단 제한적인 수준의 조치가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견에 앞서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영주권 확보를 목적으로 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 이민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추진한다고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당국자는 또 외국인이 미국에서 임시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H1B 비자처럼 외국인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제한과 관련해 별도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영주권 발급 정지에 관련한 것으로서, 이주 노동자 프로그램을 중단할 계획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이들 임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1년 단위로 비이민 비자가 발급된다.
또 영주권 발급에 있어서도 미국 시민이 자녀와 배우자를 미국으로 데려오는 행위는 여전히 허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 영주권은 있으나 미국 시민은 아닌 사람의 친척, 취업을 근거로 영주권 획득을 추진하는 이들을 포함해 나머지 대부분의 영주권 취득 경로는 막힐 것이라며 이들 조치로 수만명의 외국인이 미국으로 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미 정부 당국자들이 예상했다.
AP통신에 따르면 2019 회계연도(2018년 10월~2019년 9월)에 약 100만 건의 영주권이 발급됐으며, 이중 절반 가량은 미국 시민의 배우자와 자녀, 부모의 몫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인 노동자 프로그램을 유지키로 한 것은 재계 단체의 반발을 감안한 것이라고 NYT는 해석했다.
이들을 막을 경우 농장 노동자에서부터 의료, 첨단 기술 인력까지 미국 취업이 제한되는 바람에 기업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은 물론이고 합법 이민까지 제한하는 '반이민 정책'을 꾸준히 옹호해왔으며, 미국인들이 외국인과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 대해 불만을 제기해왔다.
그러나 그는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코로나19를 이용해 자신의 '오랜 공약'을 실현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아니다. 나는 전혀 그런 게 아니다"라고 부인했다고 AP는 전했다.
AP는 "트럼프는 비난을 받을 때면 이민 이슈를 들고나와 논점을 바꾸려고 하는데 이번에도 역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이민 이슈라고 믿고 있고,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재선 레이스에서도 자신의 충성스러운 지지층을 결집할 동력이 그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전 입수한 이민 제한명령 초안에는 제한 조치가 90일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적혀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식량 생산과 공급 체인 보호에 직접 도움이 되는" 농장 노동자와 의료 전문가에 대해서는 예외가 적용됐다. 망명자나 난민에게도 예외가 적용됐다.
그러나 H1B 비자를 받고 미국에서 일하는 IT 산업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미국인 노동자들을 대체하고 있지 않다는 증명서를 갱신해서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초안에서 "현재로서는 영구적이든 일시적이든 해외에서 들어오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국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초안에 대한 블룸버그의 질의에 백악관은 언급을 거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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