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는 다른 자유의 모체이자 절대 필요한 조건"이란 벤자민 대법관의 말을 생각하며...
무지개(天弓)색으로 “동지 섣달 꽃 본듯이" 날좀 보라는듯 봄 꽃들은 화려를 뽐내는데 큰 길 작은 길이 오고감이 드물어 온 동네도 조용하다. 꽃을 본 나비처럼 무거운 겨울 옷을 벗어버리고 날아갈듯한 봄옷으로 치장한 뭇남 뭇녀들을 유혹하는 이 좋은 봄날에 전염병으로 쓰러진 주검들이 슬퍼하고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도 없이 포크레인에 땅속으로 차곡차곡 묻히고 있다.
우리의 4월도 잔인했고 5월은 더 잔인했고 6월은 참혹했다. 4월(死月)의 허무한 주검들을 보면서 나는 문득 10대 중반쯤의 흔한 병인 방황이 생각났다. 겨울을 지낸 인분 냄새 간간히 섞여 불어오는 어느 봄날의 들판에 앉아 나도 언젠가는 가야할 뒷세상의 미래를 의심했고 무녀(巫女)와 목사 그리고 스님의 말대로 저세상은 정말 상하(上下)가 있기는 있는가를 고민했다.
세월이 흐른 그때나 지금이나 모든 종교의 공통 분모는 천공(天孔)의 들숨, 날숨이라는 목숨의 죽음이라고 생각된다. 모든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죽음으로부터의 도피해 오래 살고 싶어한다. 예수의 마지막 절규도 오래 살고싶은 인간 본능이 아니겠나? 삶의 마지막 꽃이라는 죽음은 나그네가 세상살이에 지치고 지쳐서 어스름 저녁에 제집 찾아들듯 본래 고향인 어머니의 자궁이 되는 자연으로 제집 찾아가는 것이 죽음일 것이다.
죽음과 동일체인 부모미생전(父母未生前. 태어나기전)의 나는 성경(에스라)의 족보처럼 내 조상들이 진흙으로 만들어진 성경의 말을 알고 태어났나? 보기에 좋았다던 세상이 이토록 험하고 사나우리라고 짐작이나 했던가? 사람들을 수없이 죽이고 밤을 새워 술에 취해 시를 지어 노래한 다윗이나 솔로몬보다 분명하게 착한 삶을 살아왔다는 내 “생각의 자유와 표현"은 용서되지 않아 믿음의 “자유와 표현"에 의해 나는 사탄이 아니면 왕, 마귀라는 반갑지 않는 별명을 얻을 것이다. 선과 악은 서로 어긋나면서도 악은 반려(伴侶)가 되어 설교와 강론에 반드시 필요한 감초가 되는 충분조건이 되는데 나의 악은 마귀가 되고 설교에 요긴한 악은 눈을 감는다.
나의 자유성찰이 악이라면 충성스럽고 선량한 종들의 매화 타령을 들어보자.
타령 1.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사람의 죄를 심판하기 위한 수단으로 질병을 사용하신다" 그럼 코로나19로 죽어간 목사는 하나님을 거역하여 질병으로 죽였나?
타령 2. “바이러스 전파를 제지할 완전한 능력을 갖고 계신다" 그럼 하나님은 얼마나 더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바이러스를 저지한단 말인가. 구린내 진동하는 매화타령은 수없이 많다. 전염병을 막기위해 예배를 잠시 자제해달라는 간절하고 절박한 요구에 “기독교를 적대시하는 세력" 운운하는 세치 혀의 잘못이라지만 성경을 이용한 매화타령은 성경을 악경(惡經)으로 만들기에 충분할 것이다.
한편 현실은 돈과 스마트폰에 예수님은 밀리고 있다. 예수님이 못하는 일을 돈과 스마트폰이 대신하기 때문이다. 잘 살고있는 마이너 리그 선수들에게 현금을 나누어준 추신수의 신수(神手)와 힘좋은 라티노에 대한 라티노사랑을 보면 연탄걱정을 하는 한국의 독거 노인, 40만명에 이른다는 결식아동이 생각나는 것은 보시의 순서가 틀렸기 때문이다. 사랑은 평등해야 된다지만 성경은 자기민족 우선이 아니던가? 천벌을 돈이 살린 OJ 심슨이 나였다면 가난한 나는 수만볼트의 전기 의자에서 두눈이 튀어나온채로 이미 죽었을 것이다.
한국의 개신교가 100여 가지가 넘는 헌금 목록으로 일년에 거둬 들이는 돈은 2조 5000억이 넘는다고 한다. 그뿐인가? 바티칸의 지하 궁전에는 세계에서 송금되는 돈이 곰팡이가 피도록 쌓여만 가고 있다. 이 모두가 천공(天公:하느님)의 복음 삼덕(福音三德)이 돈이 되는 막가파 세상의 현실이다. 세계 최대 기독교 국가인 미국의 야만을 보라. 돈이라는 경제 제재를 하여 가난한 나라 국민들의 노인들과 어린 아이들의 명줄을 끊어 놓고 있다. 맹(盲)의 망(亡)이다. 세상은 점점 험해지는데 금방 오시겠다는 아버지는 이천년이 넘도록 일거무소식(一去無消息)의 오리무중인데 무슨 이유로 코로나 바이러스도 모자라 ‘불기둥' ‘구름기둥'으로 저주를 내리는지요, “하나님 어디계시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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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원 / 락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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