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검사 본격 시작하자 3만명 육박…中·伊 이어 세계 세 번째
▶ 美 유행지역, ‘중환자만 검사’로 전환…트럼프, 의료진에 마스크 소독·재사용 제안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하는 이탈리아 시민들 지난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슈퍼마켓 앞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밀라노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연일 맹위를 떨치면서 작년 말 발병이 보고된 지 82일 만에 확인된 감염자만 31만명에 육박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이 자체 집계하는 코로나19 발생 현황에 따르면 한국시간 기준 22일 오후 현재 전 세계 누적 확진자 수는 30만7천287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사망자는 1만3천49명으로 파악됐다.
진원지 중국이 보고한 감염자가 8만1천346명으로 여전히 가장 많지만, 확산 거점이 유럽으로 이동하며 이탈리아(5만3천578명), 스페인(2만5천496명), 독일(2만2천364명) 등에서도 감염자가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다.
진단검사가 본격 시작된 미국에서는 확진자가 급증하며 순식간에 누적 확진자가 중국과 이탈리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아졌다.
환자가 폭증하는 이탈리아와 미국 곳곳에서는 인력과 장비 공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유럽과 미국 곳곳에서 '우한식 봉쇄'와 비슷하되 수위가 낮은 이동제한 조처가 잇따라 도입되며 약 10억명에게 외출 자제령이 내려졌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래픽] 세계 코로나19 확산 현황 (서울=연합뉴스)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집계를 보여주는 텐센트(騰迅ㆍ텅쉰)를 보면 21일 미국과 유럽의 확진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 "미국인 4명 중 1명, 외출제한"…뉴욕 등 "바이러스 차단戰 패배"
22일(현지시간, 이하 동일) 0시께 미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2만6천747명으로 파악돼 스페인을 넘어서며 중국과 이탈리아의 뒤를 이었다.
사망자 수는 중국 본토(3천261명·중국 정부 집계), 이탈리아(4천825명), 이란(1천556명), 스페인(1천381명), 프랑스(562명)에 이어 323명이다.
무서운 확산세에 주민 이동제한에 나서는 지역도 늘고 있다.
캘리포니아, 뉴욕, 일리노이, 코네티컷에 이어 뉴저지도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령을 내렸으며, 오리건주도 유사한 조처를 예고했다.
외출제한 조처의 수위나 강제성에는 주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미국인 4명 중 1명 꼴로 외출 자제령의 적용을 받게 됐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그래픽] 미국 코로나19 확산 현황 (서울=연합뉴스) =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2만 명을 넘어섰다고 CNN 방송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내 확진자가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는 것은 앞서 지연된 진단검사시약 보급이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결과다.
검사물량과 확진자가 급증한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에서는 의료체계에 압박이 가중되고 있으며 인공호흡기와 보호장구 공급난이 빚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대놓고 의료인용 마스크 재사용 방안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매우 우수한 마스크 소독용 액제가 있다"며 "그들이 점점 더 많이 그렇게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의류업체 헤인스(Hanes)는 마스크(보건용) 생산에 나서기로 했고, 3M과 허니웰도 마스크(N-95) 생산량 증가에 나섰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그러나 증산에도 3M의 연간 생산량은 총 4억장 규모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의료 종사자와 중환자로 제한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 보도했다.
이들 지역의 당국자들은 바이러스 통제 전투에 패배했다고 평가하면서 현재 미국이 '팬데믹 대응' 즉 피해 완화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환자가 너무 많아져 진단검사나 추적으로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졌고, 중환자를 치료해 인명 피해를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미국 정치권은 1조 달러 규모 부양책 확정을 위한 여야 간 협상을 시작했다.
◇ 유럽 확진자 15만명…이탈리아 "비필수 사업장 전면 폐쇄"
22일 현재 유럽의 누적 확진자 수는 1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탈리아는 5만3천명을 넘겼고, 스페인과 독일이 2만명대, 프랑스가 1만5천명에 육박했다. 스위스와 영국이 각각 6천700명과 5천100명이다.
누적 사망자는 21일 기준으로 7천5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공개된 중국 누적 사망자(3천255명)의 두배가 넘는 수치다. 이날 하루에만 1천300여명의 사망자가 추가 발생했다.
이탈리아 북부는 사실상 전시상태다.
이탈리아의 '핫스폿' 롬바르디아주에선 매일 1천명 안팎의 감염자가 나오면서 의료시스템이 사실상 붕괴 위기에 처했다. 치료를 받고자 자택에서 대기하다 숨지는 사례가 속출했다.
가장 타격이 큰 베르가모시(市)는 화장장을 24시간 가동해도 넘쳐나는 시신을 감당하지 못해 군용차량이 다른 지역으로 망자를 운구하는 실정이다.
이탈리아는 21일 국가 공급망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일부 사업을 제외한 모든 사업을 다음 달 3일까지 폐쇄하는 초강수를 발표했다.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영국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비롯해 찰스 왕세자, 윌리엄 왕세손 등 왕실 전체가 런던을 벗어났다.
◇ '코로나19 방역 모범' 아시아 '2차 파동' 우려
중국과 가깝고 교류가 많으면서도 지역사회 확산을 차단해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는 대만, 홍콩, 싱가포르도 해외로부터 유입에 따른 '2차 파동'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동안 누적 확진자를 두 자릿수로 묶어두는 데 성공한 대만에서는 18일 신규 확진자 23명이 보고되는 등 최근 누적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어섰다.
홍콩에서도 20일 48명이 늘어나 1일 최대 신규 확진자를 기록했다.
21일 첫 사망자(2명)가 나온 싱가포르는 23일부터 장기 체류자를 제외한 모든 단기 입국을 무기한 금지한다고 22일 발표했다.
싱가포르 정부가 신규 외국인 환자 치료를 무기한 중단하라는 지침까지 내려졌다고 현재 스트레이츠타임스가 보도했다.
확산이 진정세를 보이는 한국도 해외 유입 환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 방역 당국은 21일 신규 확진자 98명 중 해외 유입 관련 사례가 15건(명)으로 전체의 15%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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