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신용규 OC 한인교회(Christian Reformed Church) 목사
20여년을 넘게 오렌지카운티 한인교회에서 시무했던 신용규 목사는 항상 원칙을 준수하고 삶속에서 말씀을 실천했으며 힘들고 가난한 교인들을 먼저 보살핌으로써 교회의 부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매형은 평생 목회하면서 자신의 공로는 하나도 내세우지 않고 모든 것을 하나님의 은혜로 돌린 겸손한 목자셨습니다”
지난 12일 별세한 신용규(사진) 오렌지카운티 한인교회(Christian Reformed Church) 목사의 처남인 한기원 목사(가주남교회 담임)는 “같은 목사로서 매형의 인품을 진정으로 존경한다”며 “그 분의 헌신으로 오렌지카운티 한인교회가 20여년 전 50여명에서 작게 출발해 현재 천여 명이 넘는 대형 교회로 성장하는 축복을 받았다”고 밝혔다.
1942년 6월17일 경상남도 거창군 위천면에서 부친 신기범 장로와 모친 정귀달 씨 사이에서 3남2녀중 장남으로 출생한 신용규 목사는 경남 거창고등학교를 1961년 졸업하고 1965년 2월 서울대 종교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1969년 2월7일 고신교단 설립주역인 고 한명동 목사의 외동딸 한은실 씨와 결혼했으며 1977년 3월 부산 고신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7년 8월17일 미국으로 이민 온 그는 1978~1981년 뉴저지 제일교회에서 교육전도사를 역임했다. 1979년 Drew University Graduate School에서 수학하기도 했던 그는 1981년 캐나다 장로교회 온타리오 노회에서 목사안수를 받고 6년간 캐나다 한인장로교회 담임목사로 봉직했다. 캐나다에서 목회를 마친 신용규 목사는 1986년 미국으로 다시 건너와 오렌지카운티 한인교회 담임목사로 2007년 6월 은퇴할 때까지 21년을 한 곳에서 시무하게 된다.
신 목사의 처남 한기원 목사는 “소형 교회를 20여년 만에 대형교회로 성장시킨 비결은 매형의 인테그러티(Integrity)때문이었다”며 “항상 성실한 가운데 말씀에 일관성이 있고 성도의 삶의 모본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지난 1990년, 한기원 목사가 매형이 담임으로 재직하던 오렌지카운티 교회의 부목사로 1986년부터 4년간 근무 후 일본에 선교사로 파송됐다 온 후에 주일 설교를 맡게 됐다. 마침 당시 한국 고신의 총회장인 박창환 목사가 미국을 방문한 길에 오렌지카운티 교회에서 설교를 한 차례 할 것을 부탁했다고 한다. 그러나 신용규 목사는 단호하게 자신이 속했던 교단의 대선배 목사의 요청을 거절하고 예정대로 자신의 처남인 한기원 목사를 단상에 올렸는데 한 목사는 이 사실을 한참 후에야 알았다고 한다.
20여년간을 한 교회에서 무탈하게 시무하는 것도 보통 일은 아닌데, 장로들간에 분쟁이 생기거나 교회에 불협화음이 있을 때 신 목사는 인내심을 갖고 교인들이 스스로 의견을 조정하고 화평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한 번은 친한 친구 목사가 한국에서 자신을 방문했을 때도 설교준비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3시간여를 기다리게 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의 사역에서 가장 가슴아픈 부분은 장녀와 차녀가 중학교 때부터 정신질환을 앓게 된 사실이다. 그는 이를 교인들에게 숨기지 않고 오히려 기도를 부탁했으며 밀알회 이사와 이사장(1988~2007년), 정신건강 가족미션(MHFM) 이사장(2011-2020년)으로 봉사했다. 특히 한은실 사모는 기독교 방송 등에 출연해 수 십년간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자녀들의 문제를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같은 형편에 있는 부모들과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슬기로움을 발휘했다.
NASA가 알아주는 우주과학자 정재훈 박사가 이 교회의 시무장로인데, 그는 “내 평생 존경하는 두 분이 있는데, 한 사람은 자신의 처이고 또 한 사람은 신용규 목사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신 목사가 은퇴하고 원로 목사로 교회에 계속 출석할 때도 매주 예배가 끝나면 식사를 함께 하는 등 그의 삶을 존경했다. 대체적으로 오래 봉직하던 담임목사가 은퇴하면 혹시 생길지도 모를 잡음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것이 관례인데, 이 교회 장로들은 반대로 신 목사가 계속 교회를 출석해줄 것을 강권했다고 한다.
은퇴후에도 복음대학(Evangelia University) 이사장(2012-2019년)을 역임했던 신용규 목사의 유족으로 한은실 사모, 장녀 혜원씨, 차녀 혜진씨, 삼녀 혜경씨 그리고 아들 성재(동부에서 외과의사근무)씨, 7명의 손자와 4명의 손녀가 있다.
매형의 장례를 가족장으로 집례한 한기원 목사는 “매사에 원칙을 준수하고 몸소 삶에서 말씀을 실천하셨던 매형의 삶이 성도들에게 참으로 귀감이 되었다”며 “유가족 및 교우들이 그의 삶을 본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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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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