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사태가 주택 시장에 미칠 영향
기준 금리 인하로 주택구입 능력 개선 효과 전망
▶ 고급 주택시장 둔화·외국인 구입 감소 지속은 우려
건축 자재 수입 차질로 신규 주택 공급 지연도 우려된다. [AP]
코로나 사태로 외국인과 고급 주택 수요가 감소할 전망이다. [AP]
코로나19 사태가 글로벌 경제는 물론 미국 금융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동산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의 향후 움직임을 예의 주시 중이다. ‘가주 부동산 중개인 협회’(CAR)가 코로나19 사태가 미국 부동산 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진단했다.
■ 경제 둔화 맞지만 침체는 아니다
2월 말 ‘국제 통화 기금’(IMF)이 세계 경제 성장 전망치를 약 0.1% 포인트 낮췄다. 그러면서 속도가 조금 더뎌졌지만 세계 경제는 여전히 성장 중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경제 역시 비슷한 추세로 성장 전망치가 수정될 전망이다.
웰스 파고 은행과 다른 경제 연구 기관들은 미국 ‘국내 총생산’(GDP) 성장폭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전망치보다 약 0.1%~0.2% 포인트 낮아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성장 속도만 느려졌을 뿐 미국 경제는 여전히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 모기지 이자율 추가 하락 가능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지자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 금리를 0.5% 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에 반응하는 금융 시장 상황에 따라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열어두었다. 기준 금리 인하로 모기지 이자율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고 주택 구입 능력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주택 구입 능력 개선은 경제 불확실성이 주택 수요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어느 정도 상쇄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 장기적으로 이자 비용 절약 기회
올해 초 약 3.8%로 시작한 모기지 이자율은 3월 첫째 주 약 3.13%까지 급락했다. 30년 만기를 기준으로 볼 때 엄청난 이자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한 모기지 이자율 하락이 주택 구입자들에게 월 페이먼트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 전반에 단기적인 위험 요인이 여럿 존재하고 있지만 개인 주택 구입자들에게는 장기적으로 이자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기회다.
◇ 고급 주택 수요 감소 불가피
최근 금융 시장이 출렁이면서 부유층 자산에도 큰 폭의 변동이 발생했다. 이미 수요가 줄기 시작한 가주 고급 주택 시장의 둔화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동시에 고급 주택 수요자들에게는 큰 폭의 ‘할인’ 가격에 고급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금융 시장 침체가 악화될 경우 침체 ‘완충 옵션’으로 부동산 시장에 투자 자금이 유입되는 현상도 예측해 볼 수 있다.
◇ 외국인 구입 더 감소
중국인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주택 구입 수요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하지만 이미 최근 몇 년간 외국인 구입 비율이 크게 낮아져 전체 수요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가주에서 외국인에 의해 매매된 주택은 전체 중 약 3.9%로 6년 전의 8% 비율의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반면 모기지 이자율 하락으로 국내 수요가 증가할 경우 외국인 구입 감소가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겠다.
◇ 외국인 보유 주택 처분 지연
미국 내 부동산을 처분하려는 외국인 셀러들의 경우 에스크로 지연에 대비해야겠다. 코로나19 진원국인 중국에서는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 업무가 제한된 경우가 많아 에스크로 마감에 필요한 서류 공증 등의 절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택 매매 계약을 체결한 외국인 셀러의 경우 에스크로 오픈과 동시에 필요 서류 공증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 미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 셀러는 귀국 전에 필요 서류 서명 및 공증을 마치도록 한다. 자국 내 공증이 불가능할 것을 대비해 계약 조건에 공증과 관련된 컨틴전시 조항을 삽입하는 것도 안전한 방법이다.
◇ 신규 주택 공급 차질
대부분의 주택 건설 업체들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 건축 자재를 수입하고 있다. 특히 가주의 경우 중국산 건축 자재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산 자재 수입 지연과 제한이 우려돼 신규 주택 건축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건축 비용 급등 현상이 나타날 경우 가뜩이나 부족한 신규 주택 공급이 더욱 제한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 기존 주택 매물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데 신규 주택 공급까지 감소하면 주택 가격은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모기지 이자율 하락세가 봄철 주택 수요를 자극할 경우 주택 구입 과열 양상이 예상된다.
◇ 조기 진압되면 오히려 호재
코로나19 사태 추이에 따라 경제 상황이 현재보다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 전망대로 GDP 성장폭이 소폭 감소하는데 그친다면 부동산 시장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모기지 이자율 하락을 이끌어 경제 둔화로 인한 영향을 상쇄시키고 주택 수요를 자극해 주택 거래 증가와 주택 가격 상승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사스 때보다 회복 오래 걸릴 것
코로나19 사태는 2000년대 초반 발생한 사스 사태와 다른 면이 많다. 사스 사태의 경우 발생 뒤 약 6개월 뒤에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이 기간 동안 소비자 지출과 금융 시장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반면 코로나19는 현재 사스 때보다 사상자를 많이 발생시키고 규모도 커서 경제 회복에 걸리는 기간도 사스 때보다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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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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