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V 명문 투자회사 드래퍼 어소시에트
▶ 1달에 2개정도 초기 창업 기업에 투자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벤처 투자자를 꼽자면 팀 드래퍼(Tim Draper)가 손가락에 꼽힌다.
스탠퍼드 대학을 졸업한 뒤 부친의 뒤를 따라 투자업계에 뛰어든 그는 포브스가 지난 2018년 발표한 전 세계 암호화폐 부자 순위 19위를 기록하는 등 억만장자이기도 하다.
1985년에 투자회사인 DFJ(Draper Fisher Jurvetson)를 설립, 지금은 드래퍼 어소시에트와 드레이퍼 대학을 운영하는 등 창업가들에겐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롤모델인 팀 드래퍼가 제자로 키우고 있는 한인이 있어 눈길을 끈다.
“하루에 회의만 10여개가 넘어요. 미스터 드래퍼는 물론 투자 제안서를 보내온 수많은 창업가에 이르기까지 미팅으로 시작해 미팅으로 끝날 정도로 바쁜 일정을 보냅니다.:”
20대의 풋풋한 나이에 드래퍼 어소시에트의 애날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다니엘 김(한국명 김상윤)이 그 주인공인데 동부의 명문인 뉴욕대(NYU) 경영학부를 졸업한 뒤 투자회사와 직접 기업까지 창업하는 등 투자와 사업적인 감각까지 뛰어났기에 투자업계의 거물 드래퍼의 눈에 들었을 법 하다.
산마테오에 위치한 드래퍼 어소시에트의 펀드 규모는 지금 5차 펀드인 1억9천만달러를 포함해 20억달러에 가깝다. 미국 자동차업계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는 테슬라, 중국 최대 검색 엔진으로 이제는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분야까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바이두, 핫메일, 스카이프 등을 비롯해 핀테크 회사인 로빈후드, 한국의 블록체인 회사인 코인 플러그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빗까지 지난 30여년동안 투자한 기업만 수천개에 달한다.
“보통 2-3주 간격으로 1개 회사에 투자를 합니다. 투자 제안서 메일만 하루 수십통씩 오니 이를 핸들하려고만 해도 시간이 모자를 정도입니다. 그래도 드래퍼가 보내온 투자 제안서 메일을 집중적으로 보고 있고 지난 3개월동안 4개회사에 직접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투자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제안서를 보내온 스타트업이 주력하고 있는 기술과 아이디어의 시장을 중요하게 보죠. 그리고 회사를 운영하는 운영자와 기술 개발자등의 팀 면모도 중요하고 특히 창업자의 자질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죠. 특히 강조하는 것은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입니다.”
그 이유는 “팀 드레이퍼의 조언 때문”이라는 다니엘 김.
“드래퍼는 무언가 불편하거나 잘못된 것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것을 기업가정신이라고 정의합니다. 그저 남들처럼 더 나은 형태의 페이스북과 구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화성에 데려가거나 암을 치료하는 획기적인 기술로 헬스케어의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는 창업자를 좋아하죠.”
드래퍼 어소시에트의 회사 문을 들어서는 순간 테슬라 전기차를 반으로 잘라 만든 안내 데스크 앞에 "여기는 영웅도시, 한계는 없다(Hero City, No limits)"라는 팻말이 눈에 띈다.
회사 로비는 젊은 창업 희망자들이 함께 모여 공동작업을 할 수 있도록 탁 트인 넓은 공간으로 마련되어 있고, 주변 벽면에는 원색의 슈퍼히어로 만화 주인공 그림이 한 가득이다. 하늘을 나는 슈퍼맨 옆에 원더우먼이 여전사 옷차림으로 로프를 하늘 높이 돌리며 "영웅들이여, 깨어나라 (unleash the heroes)"라는 그림이 벽면에 그려져 있다.
1층과 지하는 부스트 VC라는 창업자들의 엑셀레이터가 있다. 팀 드래퍼의 아들 아담 드래퍼가 운영하며 장래성이 있는 스타트업에겐 1백만불에 달한 자금도 투자된다.
“드레퍼 어소시에트는 3대에 걸친 투자회사답게 항상 새롭고 흥미로운 분야와 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직접 접목되는 기술과 핀테크, 바이오 테크, 에너지, 교육 등 새로운 시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아이디어와 기술에 더 많은 점수를 주죠.”
또한 팀 드래퍼의 미래 꿈이 담겨져 있는 드레이퍼대학은 기업가 양성을 위해 2011년 직접 세워 운영하는 학교이다. 2017년 말까지 총 68개국에서 학생 1000여 명이 거쳐 갔다. 이들이 시작한 스타트업만 350여 개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스타트업 사관학교인 셈이다. 머스크 CEO 등 세계적인 기업가들의 강의, 미 해군 특수부대와 함께하는 서바이벌 등 온갖 독특한 커리큘럼 등으로 유명하다.
다니엘씨는 “드래퍼가 서바이버 교육을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의미는 자신감을 잃더라도 다음날 돌아오면 세상이 끝난 게 아니며 여전히 함께할 팀원과 명예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느끼길 바란다는 깊은 뜻이 있다”고 말한다.
이 대학의 영문 명칭에 `영웅(Hero)`을 붙인 것도 좌절하지 않는 용기를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다니엘 김은 Greenhill & Co와 Point72 등 투자 은행에서 투자가로서의 기본을 읽힌 뒤 자신이 좋아하는 가상화페 분야의 기업을 창업하기도 했다.
“제 보스인 팀 드래퍼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잠재 수익을 높게 평가하고 있어요. 암호화폐는 인터넷과 철기 시대, 르네상스, 산업 혁명보다도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그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다니엘 김 또한 가상화폐 분야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어 이 분야에 대한 투자 범위를 확장할 것이라고 말한다.
커피에 대한 관심이 깊어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소지하고 있다는 다니엘 김.
커피 이야기만 나오면 투자 분야에서 일해 온 습관적 예민함은 없어지고 여유로움이 풍겨져 나온다는 그에게 최고의 멘토가 곁에 있으니 그의 장래 또한 핑크빛이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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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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