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생을 이산가족의 한을 안고 살았던 강정원 집사는 “항상 하나님 말씀대로 살 것과 검소하게 사는 가운데 자녀교육을 특히 강조했다”고 유가족측은 밝혔다.
“어머니는 자신이 공부를 잘 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등교육을 받지 못한 것이 한이 맺혔는지 늘 공부를 강조했고 철저한 신앙교육을 시켰습니다”
지난 6일 95세의 나이에 별세한 강정원(사진) 집사의 무남독녀 장명희 씨는 “아버지가 6.25전쟁 전에 납북되면서 어머니가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그래도 끝까지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로 한 평생을 사셨다”고 회고했다.
1925년 8월20일 경기도 강화군 신문리에서 부친 강인남 씨와 모친 함영숙 씨 사이에 2남2녀중 장녀로 태어난 강정원 집사는 1943년 경기도 강화에서 장병돈 씨와 결혼해 슬하에 무남독녀 장명희 씨를 두었다.
강 씨는 부친이 재력가임에도 불구하고 고등교육을 받지 못했다. 당시 경기 여중에 응시할 정도로 총명했던 강 씨지만 부친의 완고한 남존여비 사상 때문에 학업을 제대로 마치지 못했다. 손재주가 좋았던 강 씨는 서예나 뜨개질 등에 능했다.
강 씨는 강원도에 시집간 초등학교 동창의 소개로 1943년 강원도 철원이 고향인 장병돈 씨와 결혼했다. 그러나 남편은 1948년 서울 오류동에서 머물다가 반공주의자라는 죄목으로 공산당에 체포되어 청진으로 끌려가면서 졸지에 생이별을 했다. 춘천농고를 졸업한 장 씨는 트럼펫에 소질이 있었고 기타 등 악기를 다루는데 소질이 있었다고 한다.
남편의 생사도 알지 못한 채 졸지에 홀로 되어버린 강 씨는 강원도 통천에서 어렵사리 생활했다. 21살의 나이에 두 살 배기 딸 명희 씨를 안고 우여곡절 끝에 청진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있는 남편을 딱 한 차례 면회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으로 생사는 끝내 확인을 하지 못했다.
강 씨는 6.25전쟁 후 인천의 흥안방직이라는 회사에서 일하면서 청상과부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강 씨는 이처럼 어렵사리 혼자서 딸을 키우다가 아는 목사님의 소개로 서울에서 1966년 제칠일안식일 예수재림교인 장정락 씨를 만나 재혼하게 되었다. 원래 감리교인이었던 강 씨는 새 남편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제칠일안식일 예수재림교회 교인이 되었고 서울중앙교회에 출석하게 되었다. 장정락 씨도 6.25전쟁의 와중에 북한에 아내와 아들 다섯을 두고 월남한 이산가족으로 평생 북에 두고 온 가족을 잊지 못해 강 씨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당시 덕성여대 약대에 재학중이던 장명희 씨는 모친을 따라 자연스럽게 제칠일안식일 예수재림교회 교인이 되었다. 강 집사는 서울중앙교회에 출석하면서 수석여집사, 도르가회장, 여성선교회장 등을 맡으며 교회봉사에도 열심이었다.
장 씨는 “어머니가 항상 하나님을 믿고 정직하게 살고 또한 열심히 아끼면서 살 것을 교육시키셨다”고 회고했다. 한국에서 약사로 일했던 장명희 씨는 1972년에 도미했고 1977년 시민권을 취득한 후 모친을 1979년 영주권자로 미국에 초청했으며 강 씨는 한국에서 거주하면서 일년에 한 차례씩 미국을 방문했다. 1998년 한국에서 남편 장정락 씨를 여읜 강 씨는 2000년 도미해 이때부터 글렌데일 제칠일안식일 예수재림교회에 출석했다.
장 씨는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라는 모친의 뜻을 이어받아 50대 중후반의 늦은 나이에 카이로프랙틱을 공부해 마침내 2009년 척추신경의 라이센스를 따고 개업하기도 했다. 강 씨의 사위 남영한 평화병원재단 대표(치과의)는 “장모님은 한 마디로 강직한 삶을 사셨다”며 “특히 같은 이산가족인 새 남편 장정락 장로를 평생 지극 정성으로 모셨다”고 말했다. 이어서 남영한 평화병원재단대표는 “장모님은 새 남편의 가족을 후에 북한에서 만나 생활비를 전달하기도 하는 등 그들을 자신의 친혈육처럼 여겼다”고 말했다.
글렌데일 제칠일 안식일예수재림교회의 최진성 담임목사는 “강정원 집사는 서울의 대표적인 본부교회에서 젊은 시절 십여년을 여성선교회장, 수석집사, 도루가 회장 등으로 봉사하면서 하나님 사업을 위해 헌신했고 특히 자녀교육에 열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강 집사는 슬하에 큰 딸 장명희 집사(사위 남영한 장로), 첫째 손자 다니엘(치과의사), 둘째 손자 티모시(엔지니어), 손녀 유니스(척추신경의) 등이 있다.
고인의 발인예배는 오늘 오전10시30분 글렌데일 포레스트론 리세셔널 교회에서 열리며 이어서 하관예배가 최진성 글렌데일 제칠일 안식일 예수재림교회 담임목사의 집례로 엄수된다. 연락처 (213)500-8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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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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