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드롬 이유는
글로벌 사회문제 ‘경제적 불평등’ 시니컬하지만 재치있게 다뤄 열광
▶ 한국식 ‘반지하’ 배경에도 큰 관심, “한국인 웃는 대목서 같이 웃어” 세계인의 보편적 흥미·공감 유도
‘기생충’이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아카데미 작품상까지 휩쓸면서 유럽과 할리웃에서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아 ‘신드롬’급 돌풍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계급 갈등이라는 인류 보편의 문제를 해학적으로 풀어낸 시나리오와 선악을 구분하기 어려운 입체적 캐릭터, 독특한 미장센 등이 언어의 장벽에도 불구하고 세계인의 흥미와 공감을 끌어냈다는 분석이다.
9일 박스오피스 집계 사이트 모조에 따르면 ‘기생충’은 이날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1억6,536만2,304달러(약 1,965억6,617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중 약 21%를 북미 시장에서 벌어들였다는 점은 영화의 전 세계적인 흥행에 탄탄한 주춧돌이 됐다. 지난해 10월 미국 내 3곳에서 개봉한 영화는 현재 입소문과 각종 국제 무대에서의 수상 효과로 1,000여곳까지 상영관이 확대된 상태다. 아카데미상에서의 놀라운 쾌거로 세계 흥행 돌풍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는 현재 영국·프랑스·스위스·호주 등 전 세계 67개국에서 개봉된 상태이며 핀란드·불가리아·인도 등의 국가에서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전 세계 관객이 ‘기생충’에 열광하는 이유로 국내외 언론과 평단은 빈부 격차와 계급 간 갈등이라는 세계 보편적인 문제를 한국적인 문법으로 재미있게 풀어냈다는 점을 꼽는다. 윤성은 평론가는 “자본주의가 조장한 계층 간, 계층 내 갈등이라는 ‘기생충’의 주제의식과 여러 장르를 혼합한 봉준호 감독만의 신선한 블랙코미디, 유머감각이 아시아·유럽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큰 공감대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영화의 북미 배급사 네온의 톰 퀸 최고경영자(CEO)는 “어떤 사람들은 이 영화가 ‘위층-아래층’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지만 이 영화에는 악당도, 무고한 사람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이가 기생충이다. 우리는 결국 모두 자본주의 안에서 살고 있다”고 전했다. 반지하라는 가장 한국적인 배경이 주는 신선함과 정교한 영화 속 배경, 외국 영화의 고질적 한계로 꼽혀온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데 일조한 번역의 힘도 ‘기생충’ 돌풍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특히 우리말을 영어 자막으로 옮긴 번역가 다시 파켓은 한국 관객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들 것으로 우려됐던 맛깔스러운 대사를 뉘앙스와 상징성을 잘 살려 번역해 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아카데미까지 석권한 기생충이 미국에서 이례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배경에는 날로 심각해지는 미국 내 경제적 불평등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경제 전문가 척 콜린스의 저서 ‘미국의 불평등은 돌이킬 수 없는가’에 따르면 최상위 20명의 억만장자가 하위 인구 50% 전체보다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부유한 100명의 억만장자가 가진 자산은 4,200만명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보다 많다. 앞서 봉 감독도 영화 산업의 메카인 미국에서 ‘기생충’에 보내는 뜨거운 관심에 대해 “이 영화는 결국 가난한 자와 부자, 자본주의에 관한 이야기”라며 “자본주의의 심장 같은 미국에서 더 논쟁적이고 뜨거운 반응이 있을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주제보다 더 세계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것은 불평등과 계급 문제를 다룬 봉 감독 특유의 방식이다. DC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조커’ 역시 ‘기생충’과 마찬가지로 불평등 이슈를 다뤘지만 더욱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기생충’이다. 국내 관객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봉 감독 특유의 시니컬하면서도 재치 있는 연출 스타일이 ‘기생충’을 통해 전 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는 것이다.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를 가장 보편적으로 풀어낸 봉 감독의 연출력이 빛을 발했다는 것이다. 배급을 맡은 CJ ENM의 한 관계자는 “북미 현지 상영관에서 ‘기생충’을 보면 정말 신기하게도 한국 관객들이 웃는 대목에서 웃는다”며 “정말 계급 문제를 보편적으로 풀어낸 것 같다”고 전했다.
여기에 봉 감독 특유의 재치 있는 촌철살인 입담 역시 ‘오스카 캠페인’ 내내 주목을 끌며 아시아 감독으로서의 정서적 진입 장벽을 허물었던 것으로 보인다. 봉 감독의 재치 있는 입담에 ‘오스카 캠페인’ 내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BongHive(봉하이브)’라는 해시태그가 등장해 ‘기생충’의 화제성을 더했다. ‘벌집’을 의미하는 ‘하이브(hive)’라는 단어를 붙인 ‘봉하이브’는 봉 감독에 대한 열성적 팬덤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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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밑에 글쓰신분 우리는 같은 지구상에사는 한 인류아닌가요? 배려와 인류애가 없는 세상에서 저는 살고 싶지않습니다. 영화계에서 봉준호의 영화를 사랑해주고 밀어 주는 미국인이 있는가 하면 나와 다른 사상을 가진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돌을 던지는 이런 한심한일이 있어선 안 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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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ghive...maybe...Bong Hi F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