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류기종 박사는 “평생을 자신의 삶속에서 예수를 본받아 실천하는 삶을 사는 것이 예수영성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류 박사가 가족과 자리를 함께 했다.
“류기종 박사는 현재 기복신앙에 많이 치우쳐 있는 한국 기독교가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비판하고 크리스찬이 신앙의 본질인 영성에 초점을 맞춰 예수를 진정으로 닮아가야 한다고 평생 강조했습니다”
류기종 박사의 목회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그의 목회철학에 깊은 공감을 표한 이정근 유니온교회 원로목사는 “그 분이 돌아가셨어도 기독교 영성의 핵심원리가 무엇이고 예수 그리스도를 어떻게 본받아야 하며, 무엇을 본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노력은 계속되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주감리교신학대 총장을 역임하고 평화영성신학연구원을 창립한 류기종(사진) 박사가 지난 1월 22일 별세했다. 향년 86세.
1933년 12월3일 충청남도 논산에서 5남매중 장남으로 출생한 류기종 박사는 연세대학교신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1969년 심경옥 씨와 중매결혼했으며 유족으로 장녀 그레이스, 차녀 앨리스, 큰 여동생 한기연 씨, 둘째 여동생 유기자 씨 등이 있으며 두 손녀가 있다.
류기종 박사는 1975년 뉴저지주로 유학와 감리교신학대학으로 유명한 드류대학에서 석사학위와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1982년)했으며 그 사이에 4년간 뉴저지주 웨스트필드한인연합감리교회에서 목회생활을 했다. 이후 귀국해 연세대 신학과와 교육대학원, 연합신학대학원, 서울신학대, 호서대, 강남대 강사를 역임했으며, 목원대와 협성대에서 조직신학, 종교 철학, 과정신학, 기독교 영성신학 등을 강의했다.
류기종 박사는 2006년 LA로 돌아와 평화영성연구원을 창립, 원장으로 있으면서 국내외를 왕래하며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들을 위한 영성강좌와 세미나를 개최했으며 미주감리교 신학대총장으로 시무했다. 또한 클레어몬트 대학의 ‘과정사상연구소’ 한국분과 학술부장으로 활동하면서 영성신학과 과정신학을 접목하는 일과 함께 ‘LA연경반(다석 유영모 사상연구회)’을 인도했다.
심경옥 사모는 “남편 류기종 목사가 교계에 만연된 ‘그저 예수를 믿기만 하면 구원을 받는다’는 안이한 신앙관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예수의 말씀을 듣고 깨달아서 깊이 알고 실천해야 진정한 구원을 받는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류 박사는 생전에 “기독교 영성(Christian Spirituality)은 한편으로는 성서 특히 그리스도의 말씀인 복음에 기초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그의 삶과 그의 깊은 영적 체험에 기초한다. 그런 점에서 그리스도는 기독교 영성의 원천이며, 또한 궁극적 모범이요, 모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스도의 철저한 자기 부정과 자기 포기, 한없는 겸허, 무소유의 실천과 나눔의 삶, 하나님께의 절대적 신뢰와 순종 및 철저한 사랑의 실천 등은 기독교 영성의 뿌리이며, 최고의 모범이다”라고 정의한 바 있다. 류 박사는 교계에서 복음과 영성과 사랑을 전하고, 가르치고, 실천했을 뿐만 아니라, 복음, 영성, 사랑 그 자체가 된 분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강성도 목사(하나감리교회)는 지난 1일 꿈이 있는 교회에서 열린 장례식의 추모사를 통해 “류 박사님은 동방정교를 섭렵하셨고, 기독교 2천년 전통 속에 숨어 있었던 영성의 발자취를 연구하셨고, 그리고 한국인의 심성 속에서 그것이 어떻게 녹아졌는지를 찾아보면서, 유명모 선생에게서 어떤 대안을 발견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유불선을 포함한 그 눈으로 성서 안에서 발견한 예수처럼 자기의 것을 다 내주고 자기를 희생하신 유명모 선생의 삶과 실천이 류 박사님에게서 이어진 것 같다. 이제 류 박사님 혼자 가셨던 그 발자국이 바람에, 햇볕에 그냥 지워두도록 그냥 둘 수도 있고, 아니면 거기에 가서 그 발자국을 함께 걸어서 더 깊은 영성을 살 것인가가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이다. 류 박사님이 꿈꾸던 후기 자본주의 그 이후의 대안, 다 주고도 풍성한 삶, 자기 안에서 무한한 자유한 삶, 참 인간의 꿈을 가지고 사는 삶을 누군가는 이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회고했다.
고인은 생전에 ‘저높은 곳을 향하여’와 ‘만세반석 열리니’ 찬송을 즐겨 불렀다. 한국과 미국에서 목회하면서 신학교 강단에 섰던 류기종 박사는 ‘예수의 영성’ ‘영성에로의 초청’ ‘기독교와 동양사상’ ‘대화의 신학’ 등 책을 저술했다.
이정근 목사는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예수를 깊이 알고, 그 마음을 갖고 본받아 사는 ‘작은 예수’가 될 때, 교회는 비로소 소망이 있고 일상생활에서 확인되는 삶의 변화가 결국 성화되는 과정을 밟아야 구원이 가능하다는 것이 류 박사의 지론이었다”며 “류 박사의 죽음으로 인해 오히려 예수 영성 운동이 다시 불붙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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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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