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에게 평생동안 수고하셨다고 말씀 한 번 제대로 드리지 못하고 이대로 보내드린 게 몹시 아쉽고 아직도 어머니의 따뜻한 온기가 제 가슴에 느껴지면서 어머니를 생각하면 절로 눈물이 납니다” 지난 18일 향년 101세로 숨진 조순자(사진) 씨의 며느리 김귀선 씨는 “시어머니는 젊을 때 청상과부가 되어서 외아들을 키우면서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사셨다”고 회고했다.
1919년 5월16일(음력) 김포에서 부친 조춘원 씨와 모친 김옥례 씨 사이에 3남매 중 둘째 딸로 태어난 조순자 씨는 김택수 씨와 결혼했지만 34세에 청상과부가 되었다. 슬하에 장남 고 김정일 장로, 딸 김용례 씨 등 1남1녀와 손자 데이빗 김, 이종원, 이종혁, 증손자 이철준·승준·호준, 손녀 패트리셔 김 등 13명의 자손을 두었다.
김정일, 귀선 씨 부부는 지난 1978년 먼저 한국에서 LA로 이민을 와서 생활기반을 잡은 후 1984년 어머니 조순자 씨를 초청해서 모시고 살게 되었다.
김귀선 씨는 “한국에서 신혼 살림을 차렸을 때부터 줄곳 시어머니를 모시기 시작해 미국에서도 돌아가시기 전까지 평생을 모시다보니까 친정 어머니보다 더 정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김귀선 씨는 한국에서부터 간호사로 근무하기 시작해서 미국에서도 LA카이저 병원에서 간호사로 45년간 일한 후 2년 전 퇴직했다. 김 씨는 “어머니가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늘 김 씨 부부의 도시락을 싸 주면서 오늘은 멸치 사와라, 내일은 우엉반찬하게 올리고 당도 사와라 하면서 아침마다 창문 너머로 차가 안 보일 때 까지 바라보시고 ‘불쌍한 우리 며느리’하면서 지켜주셨다”고 울먹였다. 유난히 김치를 담그고 요리하는 것을 좋아했던 조 씨는 글렌데일 집에서 아들 부부와 함께 살면서 동네 사람들을 초청해 수시로 요리해주는 것을 즐겼다.
7년전 심장마비로 갑자기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 김정일 장로를 가슴에 묻고 살았던 조 씨는 이번 한 번만 더 살려달라고 하면서 절규했다고 한다. 한 번은 어릴 때 김포에서 지뢰를 만지다가 터져 죽을 고비를 넘겨 살았고 또 한 번은 군대에서 머리를 다쳐 입원한 적이 있어서 그 당시에도 “한 번만 더 살려주세요”하면서 울부짖었다고 한다. 68세에 심장마비사한 김정일 씨는 나성한인장로교회에서 장로로 시무했고 세탁소 등 비즈니스를 운영했다.
조 씨의 손녀 패트리셔 김 씨는 “할머니가 일제 강점기에 사시면서 6.25전쟁 때 아빠를 낳으셨고 남편이 일찍 돌아가시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강하게 사셨다”고 밝히고 “한 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 움직인 것이 100세 넘게 장수하신 비결”이라고 전했다. 또한 김 씨는 할머니가 “집 정원에 감, 레몬, 호박 등을 많이 심고 거름을 주어서 2~3배의 결실을 거두었으며 하루에 세 번씩 반드시 기도하는 신앙생활을 하셨다”고 회고했다.
그녀는 또한 할머니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키기 위해 굿사마리탄 병원에서 일주일내 병원에 다니며 이틀밤을 꼬박 새며 임종을 지켰다.
김귀선 씨는 한국외국어대경영대학원 LA글로벌 CEO 7기 과정을, 딸 패트리셔 김씨도 12기 과정을 수료해 모녀가 LA글로벌 CEO 과정을 각각 공부했다.
패트리셔 김 씨는 LA인근 지역의 고등학교에서 수학교사로 10년간 재직했으며 돌아가신 아버지의 세탁소를 이어 받아 운영하기도 했으며 현재 LA 한인타운을 관할하는 윌셔센터 코리아타운 주민의회(WCKNC) 대의원, LA한인회 이사 등으로 봉사하고 있다. 손자 데이빗 김 씨는 어바인 병원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조순자 씨의 입관예배는 오늘 오후 5시 한국장의사(2045 W. Washington Bl.)에서 박찬섭 목사의 집례로 엄수되며 하관예배는 2월1일 오전 11시 포리스트론 할리웃힐스(6300 Forest Lawn Dr.)에서 열린다. 연락처 (323)854-6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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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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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뿐만아니라 한인부모 75%는 다 부모구실한거로는 존경 받아야할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