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태 전 LA한인회장 별세
▶ 1960년대 유학 한인사회 올드타이머, 부동산 투자 성공 ‘호텔왕’ 닉네임도
지난 2015년 1월초 전직한인회장의 모임인 한우회 신년간담회에서 김영태 전 LA한인회장(왼쪽에서 여섯 번째)이 전직회장들과 웃으면서 함께 건배하고 있다.
LA 한인사회에서 한인회장을 역임하고 부동산과 호텔 분야 등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펼쳐왔던 김영태 전 LA한인회장(사진)이 지난 7일밤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올해 80세의 김영태 씨는 강원도 철원에서 출생해, 경복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상대를 졸업한후 지난 1967년에 도미했으며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김 씨는 당시 호황을 누리던 가발사업에 뛰어들어 재미를 봤다. 발품으로 가방에 가발을 넣고 다니면서 하루종일 팔면 가방에 돈이 가득 담길 정도였다고 한다. 3년 정도 가발사업을 하면서 당시 유명세를 탔던 아동용 신발 전문점 ‘버스터 브라운’이라는 업소를 여러 곳에 열어 또 성공을 거뒀다.
이후에 그의 부동산 투자가 시작되었다. 올림픽가 인근에 16유닛의 아파트 건물을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호텔에까지 영역을 넓히기 시작했다. 1980년대 초 버뱅크에 있는 객실 130개의 엘란초 호텔을 인수해 경영하는 것을 시작으로 1986년 한인타운 7가와 아드모어에 위치한 윌셔타워 아파트를 인수하면서 한인타운으로 진출했다.
투자하는 것마다 대박을 터트리며 부를 쌓아가다가 1980년대 중반에 처음으로 불경기를 맞아 큰 손해를 보기도 했다. 1990년대 LA폭동을 전후해서 또 불경기가 찾아왔는 데 이 여파로 윌셔타워 아파트를 날리기도 했다. 이로 인해 현금이 도는 프로퍼티, 즉 캐시 플로우의 중요성을 배우게 됐다. 경제적으로 성공을 거두면서 1990년대 초반에는 21대 LA한인회장으로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를 하기도 했다.
그에게 또 한 번의 시련이 왔다. 전직 LA한인회장이라는 프레미엄을 안고 한국 정계에 진출하면 성공할 것이라는 주변의 권유에 따라 2000년 4월13일 김종필 총재가 이끄는 자민련의 공천을 받아 철원군, 화천군, 양구군에서 자민련 후보로 나섰다가 보기좋게 낙마했다. 한국 정치에 출마하면서 얻게 된 경제적 손실도 여간 심한 것이 아니었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온 김 씨는 부동산 투자에 집중하면서 호텔을 중심으로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늘려나가기 시작했다. 일단 2002년 윌셔길에 있는 라마다인을 인수한 후 2007년에는 공항인근의 라마다 플라자 호텔을 사들였다.
2012년에는 JJ그랜드호텔을 1,260만달러에 인수하고 2013년초 본인 소유의 라마다호텔 바로 옆에 있는 대륙백화점 건물 및 주차장을 인수해 재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 기세를 몰아 2013년말에는 올림픽가에 위치한 로텍스호텔까지 1,300만달러에 인수함으로써 한인타운에서만 여러 개의 중소형 호텔을 운영하면서 ‘호텔왕’이라는 닉네임을 갖게 됐다. 호텔 뿐 아니라 상가와 아파트 등 자신의 그룹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의 가치는 1억 달러가 훌쩍 넘게 된 셈이다.
시카고 타이틀사의 애나 마 대표는 “김영태 회장이 전형적인 한인 이민 1세로서 열정적인 삶을 살았던 분”이라며 “부동산 업계에서는 큰 딜을 주도하면서 주류사회에서도 잘 알려졌다”고 밝혔다. 김 씨는 자신이 이룩한 부를 바탕으로 한인사회 여러 단체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LA평통 자문위원, 남가주 한국학교 이사, 재미 이북 5도민회 총연합회 고문, 한미 환경 문제연구회 회장, LA시장 한인타운 자문 개발위원, 남가주 한인상공회의소 이사, 남가주 한인부동산 소유자 협회회장,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동문회 이사, LA체육회 고문, 한미동포재단 이사장, LA 한우회장 등을 지냈다.
김영태 회장이 졸업한 고려대학교 상대 선배인 주해천 씨는 “김영태 회장이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것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고 전하고 “특히 비즈니스맨으로서의 그의 열정은 아무도 쫓아갈 수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또한 LA한인회의 로라 전 회장은 “김영태 전 한인회장이 한인회 기금모금에도 지원을 해주었고 커뮤니티의 대소사에도 적절한 조언을 해주었다”며 “더 살면서 커뮤니티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하셨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피력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현숙 미주 3.1 여성동지회 이사장과 2남1녀가 있으며 장례일정은 추후에 공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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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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