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 산불 피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화재 보험 갱신 거부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AP]
지진, 산불 등 잦은 자연 발생으로 가주 주택 보험료 인상이 우려된다. [AP]
산불 피해지역 주민들 삼중고지난해는 가주 산불 피해가 유독 컸던 해다. 크고 작은 산불이 가주 전역에서 발생, 천문학적인 규모의 피해를 발생시켰다. 주민들의 피해는 산불 피해뿐만이 아니다. 산불 발생 지역와 인근 지역 주민들의 화재 보험 갱신을 거부하는 보험 업체가 늘면서 주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지가 보험 업체들에 의한 화재 보험 갱신 거부 사태를 집중 취재했다.
■ 한번도 보험 청구한 적 없는데
샌디에고 북동부에 거주하는 켄트 미치트시(57)는 화재 보험 갱신 문제로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지년 수년간 가주 지역에 발생한 대규모 산불 피해로 3년 연속 화재 보험 갱신 거부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올해 중순 보험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 미치트시 올해도 보험 갱신 거부를 당할까봐 새해초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주택 보험 청구를 한번도 한 적이 없다는 미치트시는 “보험 계약 만료 때마다 보험에 가입하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과 절망의 연속이다”라며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려를 나타냈다.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에 따르면 미치트시처럼 화재 보험 갱신 거부를 당한 사례는 한 두명이 아니다. 주택 보험 업체들이 화재 보험 다발 지역에서 철수하거나 신규 보험 가입을 거부하면서 지난 몇년간 수천명에 달하는 주택 보유자들이 하루 아침에 보험을 갱신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보험 갱신 거부 통보를 받은 주택 보유자들은 현재 유일한 보험 가입 수단인 정부 운영 보험 프로그램에 의지해야 하는 실정이다.
■ 2015년 이후 갱신 거부 35만 건
가주 보험국의 지난해 8월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이후 산불 발생 위험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최대 규모의 스테이트 팜을 비롯, 올스테이트 등 대형 보험 업체들에 의한 화재 보험 갱신 거부 사례는 약 35만 건에 달한다. 또 보험국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국에 접수된 보험료 인상 승인 요청 건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대형 산불이 발생한 지역에서는 약 3만 3,000건에 달하는 보험의 갱신이 거부된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 갱신 거부 사태가 잇따르자 보험 업계가 최악의 가입난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가주 의회가 지난해 긴급 법안을 통과 시켰다. 가주 의회가 지난해 초 통과 시킨 법안에 따라 산불 발생 위험이 큰 지역의 보험 계약이 유지되도록 감독하는 긴급 권한이 가주 보험국에게 부여됐다. 가주 보험국도 지난달 보험 업체들이 1년간 산불 발생 위험이 높은 지역 주택 보유자들의 보험 갱신 거부를 실시하 못하도록하는 ‘모라토리엄’ 조치를 시행했다.
가주 정부와 보험 업계는 모라토리엄 기간 동안 산불 피해 인근 지역 주민 약 100만 명을 구제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카도 라라 가주 보험국장은 “캘리포니아 드림이 악몽으로 변하기 전에 현재 보험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위기를 막아야할 필요가 있다”라고 성명을 통해 모라토리엄 시행 배경을 밝힌 바 있다.
■ 피해 규모 커져 보험료 인상 불가피
가주 보험국에 따르면 2017년과 2018년 발생한 산불 피해액 규모는 약 253억 달러에 이른다. 2015년과 2008년 발생한 산불 피해액 규모인 약 110억 달러와 약 7억 1,900만 달러와 비교하면 천문학적인 피해액이다. 지난해 발생한 산불 피해액 규모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역시 천문학적으로 높은 규모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발생한 산불 중 가장 규모가 큰 산불은 10월 23일부터 소노마 카운티에서 발생한 킨케이드 산불로 건물 약 374채가 전소되고 60채가 피해를 입었다.
보험 청구 관리 업체 퍼시픽 리젼의 스튜 라일랜드 부대표는 “가주의 잦은 산불로 인해 가주 주민들의 주택 보험 가입이 갈수록 힘들어질 전망”이라며 “산불 위험이 높은 지역의 경우 보험료 인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와 인터뷰에서 우려했다.
■ ‘캘리포니아 패어 플랜’이 유일한 가입 수단
일반 보험 업체로부터 화재 보험 갱신이 거부된 주택 보유자에게 현재 유일한 보험 가입 수단은 정부 운영 ‘캘리포니아 패어 플랜’(California FAIR Plan)이다. 캘리포니아 패어 플랜은 산불 위험 지역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가주 정부 지원 아래 일부 보험 업체들이 연합해 참여한 프로그램으로 현재 최고 보상액은 150만 달러로 제한되어 있다.
캘리포니아 패어 플랜은 화재로 인한 피해만 보상하고 있지만 가주 정부가 조만간 보상 범위를 다른 자연 재해에 의한 피해로까지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라 국장은 최근 캘리포니아 패어 플랜 보상액을 내년 4월부터 300만 달러로 인상하는 명령안에 서명했지만 프로그램 참여 보험 업체들은 이 같은 조치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 ‘노스리지’ 때와 같은 보험 발급 거부 사태 우려
일반 보험 업체로부터 갱신 거부를 당한 주택 보유자들에게는 캘리포니아 패어 플랜이 유일한 보험 가입 수단이지만 보험료 부담은 만만치 않다. LA 지역 칼 서스만 보험 에이전시에 따르면 일반 주택 보험에 캘리포니아 패어 플랜을 통한 화재 보험을 추가한 연간 보험료는 평균 약 2,500달러로 지난 3년간 무려 3배가까이 인상됐다.
서스만 에이전트는 “화재 보험 업체들로서도 부담이 매우 큰 편”이라며 “파산을 막기위해 자체적으로 보험 발급에 나서지 않는 업체가 늘어날 것”이라고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서스만 에이전트는 그러면서 1994년 발생한 노스리지 대지진 사태를 예로 들었다. 당시 지진 발생 후 보험 업체들이 지진 보험 발급을 거부하는 사태가 이어졌는데 최근 산불 발생 인근 지역에서도 비슷한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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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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