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Perrier-jouet 부스, Didier Ltd 부스, Salon 94_Jay sae Jung Oh 작품, R&company 갤러리 부스.
‘예술로서의 디자인’을 표방하며 디자인을 예술작품처럼 수집과 투자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한 <디자인 마이애미>가 지난 해 12월 3일부터 8일까지 마이애미 비치 프라이드 파크에서 열렸다. 매년 아트 바젤 기간에 바젤과 마이애미비치에서 열리는 이 디자인페어는 행사규모가 점점 확대되어 성공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 <디자인 마이애미>는 디자인 작품의 단순한 거래의 장을 넘어선다. 콜렉터와 디자인 마니아들에게 콜렉팅이 가능한 작품을 선보이며 최신 디자인 페어의 사례를 제시한다. 대중의 디자인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데 도움을 주며 시장에 활기를 더하는 것이다.
<확장되는 디자인 세계>
<디자인 마이애미>는 디자이너와 큐레이터, 이노베이터들이 디자인을 둘러싼 맥락까지 통합적으로 제시하며 작품 판매 중심의 갤러리 섹션의 한계를 보완하는 큐리오, 디자이너와 기업이 참여해 디자인의 교육적인 측면에 주목하는 새틀라이트, 디자인계에 공헌한 이들에게 이탈리아 시계 브랜드 파네라이가 수여하는 상 디자인 비저너리, 이 시대 디자인의 가장 뜨거운 주제를 토론하는 토크 등으로 진행된다.
역동적인 도시를 그대로 닮은 이 축제는 디자인 페어다운 전형적인 작품을 기대하는 관람객과, 이 시대 디자인의 첨단을 궁금해 하는 디자인 마니아 모두를 만족시키며 세계적인 휴양지에서 디자인을 감상하려는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올해의 테마와 수상자들>
일상생활에서의 유용한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시기획은 물을 테마로 했고 디자인 포럼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도 마찬가지였다. 상승하는 지구 해수면에 대한 위기감을 상기시키며 일상에서 신선한 물의 공급과 지속 가능한 사용을 위한 연구가 주제다. 이런 의미에서 로건 그레고리가 디자인한 뉴욕의 R&Company 부스가 올해의 베스트 갤러리로 뽑힌 일은 자연스럽다. 조각가이자 패션 디자이너인 로건은 환경 및 사회의식적인 의류를 만들며 조각품에서 돌, 모래, 금속 같은 소재를 이용해 예측불허의 창조물을 만들어 낸다. R&Company 부스 역시 로건의 핸드메이드 만으로 꾸몄다. 깊은 바닷속 혹은 지구 밖 미스테리한 생명체에서 영감을 얻은 가구와 오브제들로 원시적 동굴같은 느낌이다.
또한 페어에 참가한 34개 갤러리와 디자인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최고의 컨템포러리 디자인 ‘Best Contemporary Piece’에 올해는 해외 무대에서 활동하는 한국출신 디자이너 오세정(Jay Sae Jung Oh)이 선정됐다. 뉴욕의 디자인 갤러리 ‘살롱 94’를 통해 소개된 그녀의 의자 시리즈 ‘Savage Series’의 새 버전이다. 버려진 장남감이나 오브제를 가죽 끈으로 하나씩 감싼 것들이 관람객의 큰 관심을 받았다.
<루이비통과 팬디의 오브제 노마드 컬렉션>
루이비통은 오브제 노마드의 디자이너로 새롭게 합류한 앤드류 쿠들레스의 웨이브 선반을 선보였다. 오랜 시간 파도에 밀려 형태가 만들어진 바위를 연상시키는 오크 나무 소재의 선반으로 루이비통의 최고급 소가죽 스트랩으로 단단히 고정된 것이 특징이다. 루이비통은 오브제 노마드 컬렉션에서 ‘여행의 동반자’로서 메종의 오랜 전통을 이어가며 디자이너들과의 조우로 독창적인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 팬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드라마틱하게 부스를 구성했다. 스위스의 젊은 듀오 디자이너 Kueng Caputo와 협력했다. 테라코타 벽돌과 가죽의 상반된 소재 대비를 통해 수공예와 실험정신을 보인 것이다.
<예술화된 도시, 마이애미>
해마다 12월 마이애미 비치에 가면 도시 전체가 아트로 통한다. 전 세계 미술계에서 벌어지는 가장 주목받는 작가의 작품은 물론 작가와의 협업도 목격할 수 있는 아트 파라다이스가 되기 때문이다. 마이애미 시 인구의 65%를 차지하는 라티노들이 오랜 기간 만들어 놓은 에스닉한 분위기의 도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아트 바젤이 홍콩과 바젤에 이어 한해를 마무리하며 마침표를 찍는 곳. 이 기간은 미국의 부호들과 세계의 미술 콜렉터들이 모여 들어 미술품은 물론 그들의 기호에 맞는 가구나 디자인 오브제들을 찾기에 <디자인 매이애미>의 판매는 해를 거듭할수록 호황이다.
<디자인 마이애미>는 산업 디자인과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각 나라 최고의 가구, 조명 및 오브제 등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을 세계 유수의 디자인 갤러리들이 선보인다. 현대 디자인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디자인 시장에 활력을 주는 동시에 디자인을 수집, 전시, 토론, 창조하는 장이다.
문의 doh0504@gmail.com
‘도정숙의 문화살롱’을 애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도 풍성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도정숙
뉴욕, 서울, 워싱턴, 파리에서 30여회의 개인전을 가짐. 세계 각지에서 국제 아트 페어와 200여 회의 그룹전 참가. 매거진 ART MINE에 미술 칼럼 기고 중. 저서로 <그리고, 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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