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연세대동문회장 이석구씨 향년 86세
▶ 한국 첫 천주교 세례교인 이승훈씨 후손, 1978년 도미…30여년 기계부품사 회사 경영
이석구 전 연대동문회장과 부인 그레이스 이 씨.
이석구씨 가족이 함께 하와이 여행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버지께서는 항상 과묵하시고 남을 배려하면서 정말 온유하고 겸손한 분이셨습니다” 지난 달 31일 폐렴으로 86세에 별세한 이석구 전 연세대 남가주동문회장의 장녀 지선씨는 “아버지께서 지난 크리스마스날 온 가족이 모인 가운데 자식들과 손자, 손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26일 오전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응급치료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운명하셨다”고 밝혔다. 이석구 전 연대 동문회장은 지난 2005년, 2009년 각각 큰 교통사고로 인해 2015년부터 건강관리에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한동안 양로호텔에 있다가 사망전에는 큰딸집에 기거해왔다.
1933년 7월24일 평양에서 부친 이응교 씨와 모친 김영은씨 사이에 2남1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이석구 씨의 선조는 이동욱 참판이며 조선후기 그라몽 신부에게 세례를 받아 한국인 최초로 세례를 받은 천주교인인 이승훈씨의 자손이다. 그러나 핍박을 심하게 받고 집안이 반역자로 몰려 파탄이 나자 이 사실을 집안 어르신들께서 만 60이 넘게 되면 자손들에게 알리자고 해서 이 씨 또한 이 사실을 늦게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사실을 알기전에 선택한 기독교와 천주교에 대한 갈등을 하셨다고도 한다. 이 씨는 초등학교 입학전에 서울로 유학와 서울사범부속국민학교를 졸업했다. 6.25전쟁당시 전주로 피난가기도 했던 이 씨는 중앙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53년 연세대 상대에 입학했다. 이 씨는 대학졸업 후 산업은행에 입행했다가 몇 년간 은행원 생활을 한 후 독립해서 무역회사인 신진선업주식회사를 경영했다. 또한 덕양약품주식회사의 전무이사를 지낸 후 덕양석유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이 씨는 독립운동가 김덕보씨의 딸인 아내 그레이스(봉림) 이 권사와 1964년 서울에서 정월 초하루에 그레이스 이 씨의 사촌 오빠 집에 세배 갔다가 만나게 되어 그해 5월22일 결혼했다.
미망인 그레이스 이 권사는 “남편의 성격이 조용하고 반듯한 분이란 점이 끌려 만난 지 5개월여 만에 혼인하게 됐다”며 “남편의 집안은 명문 집안으로 할아버지께서 참사셨고 아버지 께서는 진사였으며 작은 아버지, 당숙님들이 당시 일본 의대를 졸업한 의학 박사 출신들이다“라고 회고했다.
1978년 이씨가 건강문제 등으로 먼저 미국으로 건너왔으며 가족들은 1979년 1월20일 도미해서 이 씨와 합류했다. 골프를 즐겼던 이 씨는 우연히 골프장에서 만난 한 미국인으로부터 1958년도에 설립 된 ‘O-Rings’라는 고무부품회사를 매입해볼 것을 권유받게 되었다고 한다. 아내 그레이스 이 씨는 “일면식도 없는 미국인 비즈니스맨이 남편을 세 번 만난 후 그의 온화한 인품에 이끌려 비즈니스를 매매할 정도가 되었다”고 밝혔다. 이후 친구의 도움을 받아 실사를 마친 이씨는 1980년대 초반에 미국인으로부터 기계부속 고무부품판매 회사를 매입해 항공사 등에 납품하는 비즈니스를 30여년 가까이 운영했다. 또한 재생용품활용에도 관심을 갖어 리사이클링 비즈니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그는 그 와중에도 1996년 자신의 모교인 연세대학교 남가주 동문회장(22대)을 맡아 봉사하기도 했다. 또한 평안남도 도민회 회장, 이북오도민 연합회장, 나성영락교회 여호수아 선교회장 등을 맡아 커뮤니티와 교회봉사활동에도 앞장 섰다.
이 씨의 자녀들은 하나 같이 “아버지가 한국의 전통적인 예의를 중시하는 스타일인데다가 자녀들에게도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존중하는 스타일이어서 말씀에 저절로 순종하게 되었다”고 하며 ”한 번도 야단 해 본 적이 없으신 도량이 넓고 온화한 성품을 지니셨다“고 했다.
또한 “아버지는 미국에 이민 오셔서 미국에서 회사를 경영하시면서 한국에 두고 온 회사도 경영 하셨는데 2010년경 교통 사고 후 그 후유증으로 건강이 악화되자 그 회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도 나이 많으신 직원의 은퇴 후 생활 기반까지 마련해 줄 정도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각별했다”고 회고했다. 특히 이 씨는 ”아버지께서 치매를 앓고 계시는 중에도 자신의 친구가 크게 잘못을 했는데도 그 친구를 용서하고 관용하라는 이야기를 아버지가 해 주어 이를 실천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31일 이석구 씨가 숨진 병원을 방문한 이하성 전 연세대학교 동문회장(2000년)은 “이석구 전 회장이 비즈니스로 바쁜 와중에도 동문회 활동에 열정적이었고 영락교회에서 40년 가까이 안수집사로 시무하면서 선교에도 힘썼다”고 회고했다.
이석구 씨의 유족으로는 아내 그레이스 이 씨와 장녀 지선, 장남 재원, 차녀 지윤, 삼녀 지현, 차남 재욱, 7명의 손자 손녀가 있다. 이 씨의 장례는 나성영락교회와 연세대 동문회장으로 치러지며, 장례예배는 오는 1월10일(금) 오전 10시 나성영락교회에서 박은성 담임목사 집례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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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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