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6일 오프닝 리셉션, 2월 28일까지 동판화 등 30여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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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지역에서 활동 중인 조각가 최세윤, 어수자씨 부부가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전시홀에서 부부전을 갖는다. 1월 6일(오후 3시) 오프닝 리셉션을 갖는 이들의 전시회는 2월 28일까지 계속되며 동판화, 꼴라쥬, 드로잉, 조각품 등 약 30여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지난 해 겨울 서울 명동에서 ‘명동의 봄’이란 제목으로 전시회를 열기도 했던 이들 부부는 이번 SF 총영사관의 후원으로 전시회를 열 수 있게 되어 크게 고무된다며 작품활동의 자극을 받을 수 있도록 전시회를 추천해 준 여러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서울 홍대 미대(조소과)를 졸업한 최세윤씨(David Choi) 와 이화 여대 미대, 대학원(조소과) 등을 마친 어수자씨(Soo Euh)는 1982년 도미, 베이지역에서 주방 후드 청소, 카페 등을 운영하며 작품활동을 해왔다. 최, 어씨 부부는 전시회를 앞둔 소감을 피력하고 “진정한 예술이란 삶 속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삶 자체, 오늘도 작업할 수 있다는 행보감에 젖을 수 있는 그 하루하루가 진정한 예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씨는 “40여년전 한국에서 건너와 새로운 환경, 다인종 문화, 정서적 이질감 속에서 방황을 거듭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화에 몰두 하였으며 ‘휴먼 라이프’ 시리즈 등을 작업하면서 고된 일상을 보상받을 수 있었다. 도시의 뒤안길, 버려진 것들을 소재로 작업했으며 지금은 백팔번뇌를 떠올리며 여러가지 삶의 형태와 인생의 희노애락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여지껏 해왔던 엣칭과 목판화의 접목이 앞으로 시도해 볼 과제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한편 어수자씨는 ”작품은 내가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통하여 내 손을 빌어 우리의 삶과 대지에 충만한 아름다움, 그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작가의 말을 전했다.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일구기 시작한지 어언 40여년. 그 수많은 시간들이 뼈대만 갖추고 있던 내 삶에 피가되고 살이 되어 나의 작품에 고스란히 그 모양을 투영시킨다. 그것이 고통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삶에 비치는 따사로운 햇빛과 영혼에 불어오는 싱그러운 바람이 있어 나는 살아갈 수 있었다. 나는 섣부른 의도나 설명 따위로 아름다움이 충만한 대지의 본질을 해치지 않으려 한다. 다만 있다면 이미 있는 아름다움을 그대로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나는 작품 위에서 자유로움을 터득해 가고 있고 그에 따르는 최소한의 자연스러움을 위하여 크고 작은 고정관념, 편견 그리고 타인에 대한 의식에서 벗어날 것이다.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 남과 소통하는 마당에 좀 더 자주 서고 싶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암울했던 80년 초 고국을 등지고 이곳 샌프란시스코에서 새 삶을 시작한 최 부부는 주방 후드 등을 청소하며 낯선 도시의 풍경, 아무도 돌보는 이 없는 도시의 뒤안길 등을 그리며 향수를 달랬고 그들의 진솔한 삶은 2000년도 초 한국 KBS 취재진에 의해 다큐멘타리로 만들어져 전파를 타기도 했다.
미술 비평가 김홍중씨는 ”예술을 위해 삶을 포기하거나 삶을 위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에서 최세윤, 어수자 부부는 그들과 다르다“며 다음과 같은 평을 내놓기도 했다.
최세윤의 작품이 노스탤지어적이라면 어수자의 작품은 현재에 충실하다. 숲, 모래밭, 눈부신 햇살, 파도와 물거품 등, 어수자의 작품은 자연에 몰입해 있다. 자신이 풍경의 일부가 되어 음향적, 정신적, 육체적 향연을 즐기는 듯한 심리적 상태가 느껴진다.
그들이 미국으로 떠난 80년대 초의 한국은 흔히들 ‘암울한 시대’로만 기억하지만 그것은 피상에만 몰입된 편견이다. 나의 기억에는 그때가 훨씬 밝고 뜨겁고 달콤했다. 어두운 시대의 진정한 행복을 알았고 자신들을 삶의 원동력으로 삼을 줄 알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들이 개최한 전시회, 벽에 걸린 작품들 뒷편으로 그들의 아름다운 삶을 넓게 펼쳐본다. 그리고 그들이 태고에 부르다 멈추었던 노래들을 태양을 바라보며 다시 크게 소리쳐 부르기를 기대해 본다.
▶기간 : 2020년 1월6일-2월 28일까지(월-금), 1월 6일(오후 3시) 오프닝 리셉션
▶장소 : SF 총 영사관 전시실(3500 Clay St. S.F., CA)
▶연락처 : 510- 206- 0212(최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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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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