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노동당은 진보적 지식인들과 노동운동가들의 합작품이다. 19세기말 영국에는 갈수록 심화되는 빈부 격차를 줄이고 모든 사람이 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빈부 격차의 원인인 생산수단을 국유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었다.
이를 기치로 내건 독립노동당은 1895년 총선에서 첫 후보를 냈으나 고작 총 4만여 표를 얻는데 그쳤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1899년 모든 좌파단체를 망라하는 노동자 대표자위원회가 구성되며 이것이 현 노동당의 모체가 된다. 그 후 열린 1900년 총선에서 이 위원회는 고작 2명의 후보를 당선시켰으나 1906년 총선에서는 29명으로 늘어나며 노동당이 공식 창당된다.
노동당은 규모는 작지만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를 위해 싸운다는 확신에 가득 차 있었고 시드니와 베아트리스 웹 부부, H G 웰스, 버나드 쇼 등 당시 영국을 대표하는 지성들의 지지를 받고 있었다. 1918년에는 사회주의자들의 꿈이던 ‘생산수단의 국유화’가 노동당 강령으로 채택되며 1945년에는 복지국가 수립을 공약으로 내건 애틀리가 제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끈 처칠의 보수당을 물리치고 대승을 거두면서 단독집권에 성공한다. 애틀리는 집권 기간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구호를 실천에 옮기며 그 결과의 하나가 전국민 의료보험 설립이다.
이런 복지혜택의 확대는 국민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고 그 후 30년은 노동당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외면적 화려함 뒤에는 중과세와 공기업의 비효율적 운영, 복잡한 규제 등 문제들이 숨어 있었다. 70년대 석유파동과 함께 이런 문제들이 터져 나왔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고실업, 고 인플레 등 쌓이고 쌓인 불만은 결국 1979년 시장주의자 마가렛 대처의 집권을 불러왔다.
그 후 대처의 시장 친화적 정책이 효과를 거두면서 영국경제는 현저히 개선됐고 노동당은 총선에서 4번 연속 참패하기에 이른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망감 속에 노동당은 생산수단 국유화를 포기하고 시장의 중요성을 인정한 토니 블레어를 새 지도자로 선택하며 그 결과 1997년 18년 만에 재집권에 성공한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경제정책은 대처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영국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을 계속하며 노동당은 2010년까지 정권을 유지한다.
재집권에는 성공했지만 블레어가 주창한 소위 ‘제3의 길’은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탄생한 노동당 정신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2010년 보수당에 정권을 넘겨준 후 이 목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그 결과가 제레미 코빈의 등장이다. 마르크스와 베네수엘라 독재자 우고 차베스 찬미자인 그는 2015년부터 노동당을 이끌며 기간산업의 재국유화를 주장해 왔다.
그러나 그의 정치생명은 길어 보이지 않는다. 지난 12일 열린 영국 총선에서 예상외로 보리스 존슨이 이끄는 보수당에 참패했기 때문이다. 보수당은 총 650석의 하원에서 364석을 거머쥐며 정국 주도권을 장악했다. 이로써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둘러싼 정치 경제적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새 출발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보수당의 압승은 브렉시트에 관한 확고한 입장이 오랜 혼란에 지친 유권자들의 마음을 샀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노동당은 찬성인지 반대인지 불분명한 태도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고 대대적인 복지확대로 환심을 사려 했으나 이는 대대적 증세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유권자들의 냉철한 판단 때문에 효과를 보지 못했다. 노동당은 203석을 얻는데 그쳤는데 이는 1935년 이후 최저다. 코빈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다음 총선 때는 당수 자리에 있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영국총선 결과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미국 정치인과 유권자들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지난 주 연방하원이 트럼프를 탄핵했지만 트럼프 지지율에는 아무 변동이 없다.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트럼프가 억울하게 당했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투표장에 더 열심히 나갈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워런과 샌더스 같은 극좌파 지지자들의 열기가 높지만 대다수 유권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같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끼리만 어울리면 그것이 전부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민주당이 중과세, 개인 건강보험 폐지, 밀입국 허용 등 극단적 정책을 지지하는 후보를 선택할 경우 어떤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가를 영국총선은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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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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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에 입각하지 않은 그릇된 이념은 일시적으로는 국민을 속일수 있어도 오래 갈수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트럼프가 4년을더 미국을 우지좌지한다면 지구촌의 외톨로 미국은 못믿을 나라로 그리고 미국은 점점 범죄로 물든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든 오리발만내밀면그만이라는 도덕 양심 염치까지도 없이 나라가 서로가 서로를 못믿고 서로 의심하며 살아야하는그런 곳으로 되지않을까 정말 염려가되는군요. 지금도 7~80년대의 미국 사람이 아닌데 이보다 더 서로를 외면하고 차별하고 어울리지 않고 자기 만의 이기주위로만 간다면....생각만해도 으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