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사람이었습니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그를 보면서 항상 편안한 느낌을 가졌습니다” 지난 3일 올해 56세에 별세한 안주은 공인회계사의 부인 안성자 씨는“지금도 남편이 저 세상으로 갔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는다”며 남편에 대한 절절한 애정과 아쉬움을 피력했다. 그는 1982년 강직성 척추염에 걸렸지만 일상생활을 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2016년부터 임파선암으로 투병을 하던 중 폐기능이 점점 악화되어 저산소증으로 숨을 거뒀다.
안주은 씨는 1963년 부친 안경호 원로목사와 모친 허귀란 씨의 3남3녀중 막내로 서울에서 출생했으며 1981년 양정고등학교, 1987년 고려대학교를 졸업했다. 중학생 때부터 같은 교회를 다녔던 안성자 씨와 1988년 8월20일 결혼해 슬하에 외아들 승현(필립)군을 두었다.
미국으로 유학 와 1993년 필라델피아의 템플 유니버니시티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한국으로 귀국해 1996년부터 제약회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의 한국 지사에서 3년간 회계담당 부장으로 일했다. 이후 중장비 회사 ‘커민스 세일스&서비스’에서 재무 최고책임자로 3년간 근무한 안 씨는 2003년 7월 도미했다.
2009년 한인타운에서 Lee & Ahn CPAS 공인회계사 사무실을 개업한 안씨는 2010년 LA연합감리교회에서 권사직을 받는 등 독실한 신앙생활을 해왔다.
대학과 고등학교 동문회 활동에 열정을 보여 ▲2010~2012년 고대 미주교우회 총연합회 회계감사 ▲2014년 고대 남가주 교우회 고울림 중창단 창단 멤버 ▲2015년 고대 남가주교우회 조찬회장 ▲2015년 고대 남가주교우회 부회장 ▲2016년 남가주 양정고 총문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동문회 활성화를 위해 힘썼다. 특히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안 씨는 고대 출신 교우들이 결성한 중창단 고울림 창단 멤버로 활약하면서 음대가 없는 음악의 불모지 고대에서 수준높은 공연으로 청중들에게 감동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고울림은 안 씨의 베이스와 함께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는 중창과 사물놀이, 북 공연 등 다채로운 공연으로 관중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100미터 달리기를 11초에 주파할 정도로 스포츠에도 뛰어났던 안 씨는 다저스, 레이커스, 램스 등 로컬 스포츠 팀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고 한다. 부인 안성자 씨는 “선수 교체 시기 등 코치나 매니저들이 오판하는 상황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을 할 정도로 미국 스포츠에도 조예가 깊었다”며 “남편의 지적대로 경기가 흘러갔으면 승리했을 상황이 자주 연출되곤 했다”고 밝혔다.
안 씨의 아들 필립은 페퍼다인대 4학년 경영학과에 재학중인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아예 스포츠 경영학으로 진로를 바꿨을 정도이다.
지난 8일 LA연합감리교회에서 열린 안 씨의 장례식은 500여명의 조객이 밝은 색깔의 복장으로 참석, 결혼식 같은 축제 분위기를 연출해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경건한 장례예배의식이 끝난 후에 평소 안 씨가 좋아했던 마이웨이 등 팝송, 아들과 함께 불렀던 듀엣, 고울림의 중창, 가족음악회 등을 연결한 30분 동영상을 틀어 참석자들이 즐거운 분위기속에서 눈물, 콧물, 웃음을 지었다고 한다. 안 씨와 함께 고울림멤버로 활약했던 문지현 전 고대 남가주교우회장(2009년)은 “후배를 떠나보내는 장례식 분위기가 슬프지 않고 오히려 기쁘고 행복했다”며 “영정사진, 장례식 관련 순서와 운구 등을 모두 고대동문이 함께 참여해 축제분위기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안 씨의 고대 후배 김진형 CPA는 “안 선배가 병과 약의 고통과 혼미속에서도 예의를 잃지 않았고 병과 죽음 앞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오히려 무거운 마음을 안고 문병 온 사람을 유머로 풀어주곤 했다”며 선배와의 이별에 못내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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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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